얼마 전 친구 S가 생일선물로 준 귀고리 한 짝을 잃어버렸다. 헤드셋 때문에 귀가 아파 귀고리를 빼서 잠시 책상 위에 올려놓다가 그랬다. 부주의한 손놀림으로 귀고리를 밀쳐 떨어뜨린 모양인데, 사무실 바닥을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찾을 수가 없었다. 선물 받은 물건이란 점도 그렇지만 그건 S가 은을 깎아 직접 만든 것이라 새로 살 수도 없는 것이었기에 아쉬운 마음이 컸는데, 그래도 마음 한 켠 놓을 수 있던 까닭은 누가 일부러 버리지 않는 이상 책상 주위 어딘가엔 귀고리가 숨어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며칠 뒤, 누군가 '이제 그만큼 아쉬워했으면 됐다' 라고 선심쓰며 금방 던져놓고 간 것처럼 귀고리는 의자와 벽 사이에 얌전히 놓인 채 발견되었다.
조금 전에도 헤드셋을 빼다가 귀고리 한 짝이 또 떨어져 나갔다. 이번엔 귀고리는 주웠지만 고정핀이 사라졌는데- 사무실 바닥이 회색이고 그 작은 핀도 회색이라 당췌 찾을 수가 없다. 그러나 이번에도, 언젠가는 찾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 더 이상 부산을 떨지 않았다.
잃어버린 물건이 주위 어딘가에 틀림없이 있다는 생각이 들면 적당히 마음을 놓을 수도 있고, 해야 할 다른 일이 있는데도 잃어버린 물건부터 찾아내려고 안달하지 않아도 된다. 반면에 너른 백사장이나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무언가를 잃었다면 조급한 마음에 이리저리 뛰어다녔겠지. 이렇게 분실 장소에 따라 물건을 찾을 시점이 '지금 당장' 인지 '조금 나중' 인지 판단할 수 있는 거다.
불행히도 사람의 마음이 달아났을 땐 지금 당장 잡으려 애써야 하는지, 조용히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그건 정말 어려운 일이고... 그래서 불안감의 유예 없이, 현실을 깨달은 순간부터 어찌해야 할 줄 몰라 괴로워하는 것이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