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사람과 얼굴을 마주하고 있어야 하는 지하철의 좌석 시스템이 불편한 나는 되도록 책을 읽으며 목적지까지 가고는 한다. 처음엔 짧은 시간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한겨레21' 같은 잡지류를 선호했는데, 그 담엔 단편소설을 끊어 읽게 되었고, 이제는 한 권짜리 장편소설을 읽는 것에도 익숙해졌다. 어느 땐 아무리 다음 부분이 궁금해도 지하철이 아닌 곳에선 펼쳐보지 않기도 한다. 그러면 회사를 나와 지하철역까지 가는 길이 즐겁다. 다음이 궁금해서라도 뛰어가게 된다. 언능 읽으려고.
그러다 mp3 플레이어를 선물(?)받았다. 예전에 홍경민이 진행하는 라됴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나간 적이 있는데 출연료로 받은 놈이다. (두 번 나가 두 개를 받았는데, 이 사실을 안 사람들은 꼭 '나머지 하난 어딨느냐'고 물어본다. 나머지 하난 지금 군복무 중인 동생몫으로 남겨놓았다 ^^;)
하나 갖고있던 워크맨이 고장났는데 막상 수리를 하러 갈 시간이 없단 핑계로 방치해두다가, 그 후론 mp3 플레이어를 늘 들고다닌다. 워크맨에 비해 크기가 훨씬 작고 가벼워 주머니에 구겨(?)넣어도 부담이 없다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노래의 선정과 순서를 맘대로 편집할 수 있다는 게 맘에 든다. 좋아하는 노랠 들으면서 책을 읽는 것, 지하철에서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다. 사실 출퇴근길이란 맨숭맨숭하게 보내기엔 너무 쓸쓸하고 삭막하지 않은가.
지금 내 가방에 들어있는 책은 강준만 교수의 '김대중 죽이기'(95년, 개마고원),
규칙 없이 뒤섞인 노래를 들으며, 특히 JP의 '벌레'같이 'fuck you!'를 외쳐대는 노래를 들으며 '김대중 죽이기'같은 책을 읽는 것도 묘한 재미다. 지금이야 별 감흥없이 읽을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책이 처음 나온 95년 초(내가 고등학교 2학년일 때다)엔 얼마나 파격이었을까 하는 상상을 하면 더 흥미롭다. 그리고 종종 웃음도 터지는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부분에서:
흐흐.. 이 대목을 읽으며 지하철 안에서 뒤집어져서 혼자 낄낄 웃었더랬지. 이 글을 기고한 사람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사모하는 선생님을 생각하며 마냥 애끓이던 고등학생이 훌쩍 자라 이런 글을 보며 낄낄거릴 수 있는 나이가 되었고, 당시로선 저 글에 공감했을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내가 잘못 봤지' 하며 통탄들을 하고 있을 터. 시간의 흐름이란 모든 것을 허탈하게 하는지.
여하튼 24세의 처녀가 댄스 음악에 흥얼거리며 얼핏 배경음악과 안 어울리는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나는 만족스럽다. 이 정도면 충분히 자유로운 거겠지. 흐흥...
그러다 mp3 플레이어를 선물(?)받았다. 예전에 홍경민이 진행하는 라됴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나간 적이 있는데 출연료로 받은 놈이다. (두 번 나가 두 개를 받았는데, 이 사실을 안 사람들은 꼭 '나머지 하난 어딨느냐'고 물어본다. 나머지 하난 지금 군복무 중인 동생몫으로 남겨놓았다 ^^;)
하나 갖고있던 워크맨이 고장났는데 막상 수리를 하러 갈 시간이 없단 핑계로 방치해두다가, 그 후론 mp3 플레이어를 늘 들고다닌다. 워크맨에 비해 크기가 훨씬 작고 가벼워 주머니에 구겨(?)넣어도 부담이 없다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노래의 선정과 순서를 맘대로 편집할 수 있다는 게 맘에 든다. 좋아하는 노랠 들으면서 책을 읽는 것, 지하철에서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다. 사실 출퇴근길이란 맨숭맨숭하게 보내기엔 너무 쓸쓸하고 삭막하지 않은가.
지금 내 가방에 들어있는 책은 강준만 교수의 '김대중 죽이기'(95년, 개마고원),
규칙 없이 뒤섞인 노래를 들으며, 특히 JP의 '벌레'같이 'fuck you!'를 외쳐대는 노래를 들으며 '김대중 죽이기'같은 책을 읽는 것도 묘한 재미다. 지금이야 별 감흥없이 읽을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책이 처음 나온 95년 초(내가 고등학교 2학년일 때다)엔 얼마나 파격이었을까 하는 상상을 하면 더 흥미롭다. 그리고 종종 웃음도 터지는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부분에서:
(대구에 사는 한 시민이 「샘이 깊은 물」에 투고한 글이라고 함)
이태영씨에게 유감 있다. 서울 왔다가 제일 좋은 여성지라고 해서 샘이깊은물을 사서 읽으면서 깜짝 놀랐다. 김영삼씨가 국민의 투표를 가장 많이 받았기에 당선된 것이 엄연한데, 그 분이 뽑히고 김대중씨가 안 뽑힌 것을 두고 어찌 그리 통탄할 수 있을까? 나는 이씨가 마치 선거를 좌우했다는 듯이 말한 부산 도청 사건, 김대중씨 용공 시비 훨씬 전에 이미 김영삼씨 찍기로 결심했다.
그이 얼굴을 뜯어 보자. 어디 남들처럼 약해 보이는 구석이 있나? 게다가 서울대 철학과를 나온 학식과 여당, 야당 다 해본 경험을 다른 어떤 후보가 따라갈 수 있을까? 결코 지역감정 때문에 김영삼씨를 택한 것이 아니다. 막 잘 떠나려는 배를 미리 뒤집지 말자.
흐흐.. 이 대목을 읽으며 지하철 안에서 뒤집어져서 혼자 낄낄 웃었더랬지. 이 글을 기고한 사람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사모하는 선생님을 생각하며 마냥 애끓이던 고등학생이 훌쩍 자라 이런 글을 보며 낄낄거릴 수 있는 나이가 되었고, 당시로선 저 글에 공감했을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내가 잘못 봤지' 하며 통탄들을 하고 있을 터. 시간의 흐름이란 모든 것을 허탈하게 하는지.
여하튼 24세의 처녀가 댄스 음악에 흥얼거리며 얼핏 배경음악과 안 어울리는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나는 만족스럽다. 이 정도면 충분히 자유로운 거겠지. 흐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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