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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999 년의 기억...*^^* (1) 2000/07/09
얼마 전에 학교 동아리방에서 작년 말글장을 다시 펼쳐보았다.. 웃겼다.. 하하 ^^;
내가 썼던 몇 개 글들을 삽질해왔다.. 항상.. 기록이란 건 발뺌을 못 하게 한다. ^-^
98년.. 풋풋한 1학년 때 글도 다시 보고 싶었지만 말글장도 누가 도둑질해가나.. 통 보이질 않더구나.  그럼...


1999.3.30

오늘 수업 중에, 실기 과목이 하나 있었다.
굉장히 깔끔하고 깐깐하고 아무튼 되게 무서운, 품위있는 여자 교수다...
그 교수는 뻘건 립스틱도 싫어한다. 그래서 난 오늘 뻘건 것도 안 바르고 왔다. 상당히 깐깐한 여자... 교양과 매너를 강조하는 교수다. (왕비족)

그런데.. 오늘 수업 중에, (당시 실기 중이라 상당히 어수선했음)
그 선생님과 내 눈이 마주친 순간, 그 분은 느닷없이 트림을 하셨다.
헉 - -
나만 트림 소릴 듣고, 나만 그 장면을 목격했다.
열쇠는 내가 쥐고 있는 것이다.

한 가지 걸리는 점이라면, 웃음을 못 참고는 피식 웃었다는 건데...
① 웃은 것 땜에 찍히든지,
② 제발 저린 교수가 내게 점수를 잘 주던지.
뭐 이런 결말이 있겠지..

★목격자가 도리어 무서워해야 하는 세상.. 이러니 뺑소니 운전사고 목격자들이 나서길 두려워하는 게지..
-_- 한숨 나오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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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4.1

생각해 봤는데,
나를 괴롭히며 갈구는 인간들은 <터미네이터>가 아닌지..

난 되게 훌륭한 인물인 것이다. 가만 놔두면 되게 큰일을 해내는 것이다. 열라 위대한 일을..

그걸 방해하려고 딥따 많은 터미네이터들이 출동한 거다. 날 맨날 괴롭혀서 자포자기하게 만들려고..

하하, 그치만 쓸데없는 짓!!
굴하지 않고 노력하여 예정대로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 보란듯이!!

...엄마에게 이 얘길 했더니 냉랭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모녀간의 진솔한 대화는 언제 이뤄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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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4.28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아무리 나이어린 사람이 하는 것이라도 유치하거나 가벼운 것은 없다고 본다. 사실 나도 지금 중고생이 연애하는 걸 보면 "저 때 사귀는 게 사귀는 건감?"하는 생각도 하긴 하게 되고, 또 지금 내가 사귀는 모습을 보는 나이 많은 친구들은 내게 "너무 어리다"고들 한다.

하지만 글쎄, 당사자만큼 진지한 경우가 어딨겠는가. 누가 이러쿵 저러쿵 말할 여지는 안된다고 본다. 중학교 때(내가 지금 '그건 정말 <사랑>이었다'고 주장하는) 느꼈던 사랑도 당시는 얼마나 가슴저리고 마음아프게 울었던지...

지금 나도 그렇다. 후에 생각하면, 어쩜 유치찬란하고 그때 내가 왜 그랬지 하며 어이없어 할런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만약, 늙어선 그저 피식 웃음만 나오게 되는 사건일지라도, 지금 내겐 너무 마음아프고 슬프고 진지한 사건이다. 슬픈 건 슬픈대로 누리겠다. 물론 안 슬프려 하고 싶지만... 누리겠다, 슬픈만큼.

..시험이나 교우관계로 힘들어하는 사람들.. 힘들어 하세요. 나이많은 어떤 분이 그러더군요. 작년, 어떤 일로 힘들어하는 내게 그러시기를,

"장미영, 넘어져. 넘어져야 해. 넘어질대로 넘어지고 일어서라. 그러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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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5.4

그저께 밤, 우리 옆집에 작은 불이 났다.

새벽 3시 30분경, 이상한(타닥타닥) 소리를 들은 장하신 우리 엄마, 불이 난 것을 발견, 우리 집에 옮겨붙을까봐(내 생각으로는^^) 냅다 신고를 하셨다...

문제는, 당황한 나머지 119가 아닌 파출소에 신고를 하셨다는 것.. o_O
우리 모녀의 대화를 옮겨보겠다:

"엄마, 불이 났으면 119에 해야지, 왜 파출소에 신고를 했나요?"
"얘는.. 결과가 좋으니 마찬가지다. 경찰이 와서 소화기로 껐다. 불만있냐?”

헉 - -

(우리 마더땜에 팔자에 없는 불을 끈 경찰아저씨께 사과를.. 쩝.. 아직도 신기한 건데.. 암만 당황해도 어케 세 자리 숫자보다 여덟자리 파출소 전화번호가 먼저 생각나셨을까.. 정말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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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5.5

무심코 거울을 보니 얼굴에 각질이 조금 생겨있다. 어젯밤 세수도 깔끔히 잘 하고 잤는데 웬 각질인지..

TV에서 본 광고가 생각난다. 두 여자가 서로의 얼굴에 입김을 부는 광고. 한 여자의 얼굴에선 각질이 우수수 떨어지고, 한 여자(김선아^^)는 끄떡없다. <각질한판>

그 끄떡없는 여자는 마지막에 시청자를 향해 입김을 분다. 네 얼굴은 어떻냐는 듯이.

처음 그 광고를 보던 날 얼마나 당황했던지.
당돌하기 그지없는 여자. 꼭 그 여자의 입김이 내게 와 닿을 것 같아 얼마나 이상하고 묘한 기분이던가.

그 때부터 그 광고가 나올 때면, 나는 TV앞에 바짝 다가서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리고 <제발 그 여자의 입김이 정말 와 닿기를> 바란다. 그러나 한번도-당연하겠지만- 느껴본 적은 없다. 처음의 당혹감도 많이 줄었다. 결국 정말 입김을 느낄 수 없다는 사실에 나는 허무해지곤 한다. 허탈해진다. 아쉽기도 하고..

결론은?? -> 없다. 나는 그냥 그 광고가 생각난 김에 헛소리를 좀 적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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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8.11

어제 소개팅을 했다.
시답지 않은 놈이 나와 개폼잡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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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10.23

10개월 전엔가, 머리를 무지 못 잘라 내 꼴을 우습게 만든 미용실에, 며칠 전에 다시 가 봤다. 왜? 아직도 못 자르나 보려구.

그리고 한 1년 전엔가?? 식사하는 옆쪽 벽으로 바퀴벌레가 기어가는 바람에 밥맛 똑 떨어졌던 레스토랑에도 다시 가봤다. 왜?? 아직도 더러운가 보려구.. -_-;;

결과는 두 쪽 다 대만족이었다.

미용실 아줌마는 그동안 형설지공했는지 머리를 무지 잘 잘라줬고, 레스토랑은 바퀴벌레는커녕 개미 한 마리도 없을 뿐더러 정식은 훨씬 맛있고 양도 많아졌더라...

그러니깐 내 말은, 거시기 한번 망친 인상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거야. 딱 한 번의 인상 꽝으로 상대도 안 하려는 상대방의 마음이 문제지...


-마지막 덤
이 거 실화다. 어떤 애가 쓰리엠(3M) 스카치 테잎을 보더니 이렇게 얘기했다:

"이거 3미터(3M)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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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11.13

식당에 들어가 물냉면을 시켰다. 드뎌 나온 냉면에 겨자소스를 뿌리려 소스통을 집어든 순간...

소스통이 냉면에 빠졌다. 죽고 싶었다. 건져내려니 동생 하나가 말했다.

"언니, 설거지 해요?"

식사 도중 일행 하나한테 전화가 왔다. 그앨 사모하는 남자넘이 초코렛을 전해줄라칸단다. 우리 이쁜 아그도 그넘에게 줄 쪽지를 마련해 두었댄다. 잠시 후 남자넘이 찾아왔고, 우리 아그는 초코렛을 받은 후 주머니에 넣어둔 쪽지를 내밀었다.

그런데 아그는 열나 당황해하더니 그걸 다시 주머니에 넣는 게다...

알고보니 지하철 패스를 내밀었댄다. -_- 쪽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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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
내년에 난 올해의 기록들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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