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 해당되는 글 14건

  1. 으르렁 드르렁 2011/02/02
  2. 근황 (13) 2009/07/20
  3. 이런 저런 (9) 2009/04/29
  4. 2007/02/09
  5. (6) 2007/02/03
  6. 잠의 힘 2006/05/08
  7. 건강 2006/02/01
  8. 신년 계획 2006/01/11
  9. 어떻게 자나요 2005/03/19
  10. 2004/05/15
  11. 2004/01/24
  12. 기록 2003/12/21
  13. 2003/10/17
  14. 시간 2003/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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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한 거라곤 으르렁거린 것 밖에 없는 태수, 곯아떨어졌다.
2011/02/02 01:04 2011/02/02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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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근래 블로그 업데이트를 잘 못한 것은 피곤해서.
워낙 야행성인 인간인데 요즘은 아침에 눈떠서 하루를 보내고 나면
밤 11시만 되어도 졸리기 시작해서, 자정 무렵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잠이 쏟아져서 침대에 눕기 일쑤였다. 아무래도 낮에 많이 돌아다닌 탓이겠지만.
그러다 보니 평소보다 인터넷 하는 시간이 부쩍 줄었고, 블로그 업데하는 것도 엄두를 못 내고 있었다.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긴 했는데 드디어(!) 낮잠을 획득했고, 그래서 지금까지 깨어 있다.
열흘 남짓의 아침형 인간 체험은 이것으로 끝인가;

2.
하지만 깊은 잠을 자진 못했다. 역시 난 낮잠을 더 깊이 자는 오리지널 야행성 인간일까.
특히 지난주는 연일 악몽을 꾸는 바람에 자꾸 자다가 깼다. 비명을 지르며 일어나기까지;
쫓기는 꿈을 종종 꾸는데 지금까지 꾼 꿈들을 떠올려 보면 그 대상도 다양하다.
좀비나 귀신, 강시, 흡혈귀 같은 고전적인 것들도 있고
갱단이나 살인마, 전쟁, 폭격, 화산 폭발 같은 자연재해,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이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내 꿈에 사는 또다른 내가 현실의 나를 찾아와 서로 쫓고 쫓긴 적도 있고
다른 차원에 사는 내가 누군가에게 쫓기다가 내가 사는 이 차원으로 넘어와, 함께 도망다닌 적도 있다.
면허가 없는데 자동차 핸들을 넘겨 받아 진땀 흘리며 질주하기도 하고
일에 쫓겨 바쁘게 약속장소를 향해 달려가는 꿈을 꾸기도 하고.
며칠 전엔 한강 둔치를 걷다가, 저쪽에서 사람들이 마구 뛰어오는 꿈을 꾸었다. 다들 강 건너로 도망치고 있었다.
사람들을 붙잡고 이유를 물었지만 왜 도망치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었다. 전쟁이 난 것 같다는 사람도 있었고, 괴물이 나타났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유가 뭐든 간에 강 저쪽에선 무서운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게 분명했지만
나는 기어이 그쪽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가족이 있는 곳으로 가서 함께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사람들과 반대로 하염없이 달리다가 꿈에서 깼다.

3.
반면에 기분 좋았던 꿈이라고 기억되는 것들은
대부분 아무 제약 없이 자유롭게 천천히 걷거나, 날듯이 뛰어 오르거나, 정말 날아다니거나, 공기처럼 여기저기 둥실 떠도는 꿈이었다.

4.
화요일엔 사무실이 이사한다. 한달에 며칠만 엉덩이 붙이는 나도 함께한다.
이사할 곳이 경복궁 근처라는 사실을 알고 무척 기뻤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광화문 일대는 나에게 각별한 곳이었고
기운 없거나 슬플 때 그 부근을 걷기만 해도 기분이 나아지는 곳이니까.
요즘에도 한달에 열흘 이상은 경복궁 근처를 맴돌고 있을만큼 그곳에 애착이 있는데
또 결국 그곳으로 가는구나.
어쩐지 돌아가는 기분이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만 같다.
그와 동시에, 이제 홍대 앞은 당분간 안녕이구나.
잘 있어라 홍대 앞아. 여기에서 별별 일을 다 겪었다;
언젠가 다시 이 근처로 온다 해도, 그때는 '돌아오는' 기분은 들지 않으리.

5.
이사와 함께 월간지 마감이 겹쳐 있고, 초등학생 수업을 계속하면서 다음 기수 수업안도 짜야 하고,
내달부터 시작해야 할 두 건의 작업도 준비해 놓아야 한다. 그리고 또......
여러 일을 동시에 생각하느라 정신 없는 와중에, 십년지기 친구가 며칠 전에 이런 말을 했다. 이게 나라고.

"항상 정신 없고, 뭔가 분주하게 하고 있고, 뭔가 계속 미안하다고 말하고, 무지 무겁고 큰 가방을 들고 다니면서 가방 때문에 힘든 건지도 모르고 사는 건 힘든 거라고 말한다."

아 놔 이렇게 핵심만 골라내다니 십년지기 친구 맞구나. 한참 웃었다.

6.
아이들 가르치는 거 어렵다. 더 많은 아이들을 큰소리 안 내고 가르치는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존경스럽다. 수업을 마치고 나면 진땀이 쏙 빠진다.
나름대로 얻는 것들도 있는데 그건 6개월 과정이 끝나면 따로 정리해 보려고.

7.
그 와중에 기타 수업은 간혹 결석하긴 하지만; 계속 듣고 있다.
뭔가를 배우면서 조금씩이나마 실력이 느는 걸 확인하는 게 이렇게 즐거웠던 것이 또 뭐가 있었나? 생각해 봐도, 잘 떠오르지 않는다. 즐겁고 재밌어. 순수하게 재밌다. 기타 값과 차비 빼고, 한달 수업료가 5만원인데 이 돈으로 할 수 있는 다른 어떤 일보다 만족감을 준다.

8.
근데 또 잠이 오네. 할일이 많은데 큰일이네.
이래서 자꾸 쫓기는 꿈을 꾸나.




2009/07/20 01:29 2009/07/20 01:29


1. 밀린 일은 대기중
두어 시간 잤는데 눈이 떠졌다.
리듬상 아침까지 자는 게 맞는데, 몸은 '충분히 잤다'고 착각하는 걸까? 잠이 확... 달아났다.
이걸 어쩌나 잠시 고민하다가 책상 앞에 앉았다. 어차피 할일도 있었다. 물론 그건 하기 싫지만.

2. 김씨 표류기
<김씨 표류기> 시사회 다녀왔다. 시작부터 빵빵 폭소를 터뜨려주는 코미디는 아니다. 피식피식 웃으면서 보기 시작했는데... 분명 썰렁한 저 장면에서 자꾸 눈물이 나오는 건 뭐냐. 웃긴 장면이라 또 피식 웃었는데 눈물은 왜 따라 나오고 있지... 아 나 지금 쟤한테서 나를 본 건가... 이러면서 봤다. 결론은, 개봉하면 다시 보고 싶다. 이 영화 좋아졌다.

3. 기준?
연예인 기사에 달린 댓글들 보면 좀 무섭다. 온갖 이유로 매섭게 욕하고 질타한다...! 실생활에서도 그렇게 칼같이 날카로운 기준으로 주위 사람들을 평가하나요. 누군가 완벽한 모습이 아니라서 화가 나나요. 우린 모두 이만큼씩 다 다른 결함이 있는 사람들 아닌가요. 초큼 헐렁하게 서로를 봐 주면 안 될까.

4. 돼지들  
돼지 독감 무섭다. 그 와중에 본 기사.
http://nownews.seoul.co.kr/news/newsvi ··· 28601001

그 와중에 접한 예언(?)
http://soundofhope.or.kr/bbs/zboard.ph ··· Bno%3D12

5. 부산
부산행이 수월치 않겠다. 특히 5월 1일부터 5일까지를 황금연휴로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생각하지 못한 게... 윽.

6. 미안함
더 좋은 딸이 되고 싶지만...




2009/04/29 03:58 2009/04/29 03:58

최근 불면증이 심해서 푸석했는데
어제 오늘은 잠이 왜 이리 쏟아지는지
뭐 좀 하려고 하면 졸리고, 뭐 좀 하려고 하면 졸리고
게다가 졸리다고 누우면 언제 불면증이었냐 싶게 그대로 쿨쿨.
그동안 못 잔 잠 실컷 자고 피로를 풀자. 라고 생각하면 좋겠으나
이건 너무 졸려서 탈이네. 정도가 심하잖아.
거인이 "잠 좀 자" 하며 거칠게 토닥이고 있는 것 같다.
호의는 고맙지만 그의 손길에 나는 까무룩.



2007/02/09 00:27 2007/02/09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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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 갔는데 불이 켜 있기에 동생이 있나 싶어 말을 걸었다.
"네가 있는 거니?"
그러자 등뒤에서 동생의 대답이 들린다.
"난 여깄다."
자기 방에서 문을 연 채로 자고 있다가 잠결에 대답한 것이다.
그래놓고 다시 쿨쿨.

어두운 마루에 서서, 자는 동생과 엄마의 방을 가만 보고 있자니
지금 이 시각 조용히 자고 있을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러자 놀라운 광경이 머릿속에 펼쳐졌다.
세상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살고 있지만
어찌됐든 그들은 날마다 자기만의 자리를 찾아 들어가
더 욕심부릴 수도 없이 제 몸 만큼의 공간에 누워
잠을 자고 꿈을 꾸면서, 조용히 몸과 마음을 달랜다.
거대한 수의 사람들이 매일 같은 과정을 반복하며 상처를 치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 큰 움직임을 상상하고 있자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물론 우리의 욕심과 잔인함까지 생각하자면, 반대로 그만큼 괴로워질 수 있을 것이나
오늘은 더 깊은 생각 없이 이 기분을 안고 자리에 누울 거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상처가 조금씩 아물어가는, 그래서 후에 '시간이 약'이라 말하게 해주는
이 놀라운 경험을 나에게도 권하기 위해.



2007/02/03 02:51 2007/02/03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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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잠을 자려고 했지만 결국 실패.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다가 그냥 발딱 일어나고 말았다.
조용조용 나직나직 속삭이는 소규모아카시아밴드 음악을 들으며
가만히 앉아 있다가 모든 게 밝게 빛나는 창밖을 보고 있자니
때는 아침인데
어젯밤 착 가라앉은 감성 그대로인 내가 웃긴다.
잠을 자지 않아서 리셋될 기회를 놓쳤다.
종종 느끼는 것이지만
피곤을 풀기 위해서만 자는 건 아닌 듯 하다.




2006/05/08 06:46 2006/05/08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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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몸이 안 좋다. 감기니 몸살이니 해서 정확히 떨어지는 거라면 치료라도 하겠는데... 그냥 안 좋다. 예전엔 하루 정도 밤 새는 건 거뜬했는데 이젠 자꾸 밀려오는 졸음. 자도 자도 졸리고 아침에 일어나지도 못한다. 몸 어느 곳을 눌러도 아프기도 하다. 솔직히 이런 말을 쓰려니 대단한 엄살쟁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이지만, 뭐랄까 몸에 있는 근육들이 갈래갈래 갈라지는 듯한 느낌이랄까 ㅎㅎ.

모든 것의 원인을 안 좋은 몸 상태에 전가하는 건 비겁한 일이지만... 자꾸 짜증이 나는 것도, 해야 할 일을 미루게 되는 것도, 생각이 비관적으로 흐르곤 하는 것도 건강과 떼어놓을 수가 없다. 어젯밤에도 해야 할 일을 미룬 채 잠부터 잤고 게다가 많이도 잤는데- 여전히 졸리고, 몸은 아프다. 뭐 딱히 어떻게 해야 상태가 회복될 수 있는 건지 모르겠어서, 답답하다.




2006/02/01 22:34 2006/02/01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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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세워본......것이 아니라 지금 생각나는대로 쓰는 신년 계획.

01) 운동
  헬스클럽이라도 꼬박꼬박 다닐 리는 없고, 지금보다 더 많이 걷고 체조라도 하자.
  살 홀랑 빼서 올 여름엔 노출을 일삼자.

02) 손톱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손톱 깨무는 버릇을 단단히 버리자.
  돌아오는 주말 당장 네일케어 받고 다시는 깨물지 않으리.

03) 마감
  하는 일의 마감 날짜는 제발 지키자.
  뭐든지 코앞에 닥쳐야 시작해서 마감을 어기고 미안해하는 악순환을 버리자.

04) 잠
  밤샘을 자제하자. 너무 안 자면 사람이 공격적이 되어 볼썽사납다.
  돈이 아무리 좋아도 올해는 일을 최대한 줄이고 인간다운 삶을 살자.

05) 금전
  휴대폰 요금제를 변경하고, 필요없는 보험을 해지하고, 현금영수증을 잘 챙기자.
  돈 새어나가는 거 알면서도 결단을 못 내리던 일들-대단한 일도 아닌데-을 감행하자.

06) 미용
  사랑니를 마저 빼버리고, 충치 치료를 하고, 정체불명의 뾰루지를 제거하자.
  머털도사가 되기 전에 정기적으로 미용실에 가자. 나중에 울부짖지 말고 피부관리
      잘 하자.

07) 가족
  가족에게 필요한 게 어떤 건지 생각하자. 엄마에게 더 잘 하자.
  밖에서 웃고 친절하고 다정하게 구는 것보다 더 잘 대하자.

08) 정리
  서랍, 책장, 수첩, PC 파일 등 주위 것들을 정리하며 살자.
  아주 그냥 지저분해서 내가 더 이상 못 참겠다.

09) 만남
  좋아하는 사람들, 더 많이 만나고 더 자주 연락하자.
  이러니저러니 해도 돈 없을 때보다 함께할 사람이 없을 때 더 서럽다.

10)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 할 것을 굳게 다짐하자.
  ...................어머, 이건 아닌데. 버릇이 되어놔서 ㅎㅎ




2006/01/11 02:53 2006/01/11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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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미정 씨
2005/03/19 14:13 2005/03/1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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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 중에서

잠 자는 게 제일 좋다.

가장 좋아하고 가장 잘 할 수 있고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잠 자는 것이 내겐 위로다.

잘 수 있어 다행이고

잠 자는 게 제일이다.

꿈만 꾸지 않는다면.





2004/05/15 03:04 2004/05/15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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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엔, 안 좋은 생각을 하다 잠이 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밤새 악몽을 꾸었다. 화끈한(?) 악몽은 아니었지만 뭔가 암울하고 지저분한 감이 지지부진 이어지는 꿈이었는데, 그러다 눈을 뜨니 무척 힘들었다. 잠에서 깨자마자 생각했다. 자는 것도 힘들구나. 오늘은 이제서야 누울까 하는데 어쩐지 벌써부터 힘겹다. 부디 쉬는 듯이 잠을 잤으면. 자는 것도 힘이 드는 건 아무래도 너무 우울한 일이다.




2004/01/24 06:05 2004/01/2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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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딴지에 다닐 때 사내 게시판에 올렸던 글 중... 그 동안 퍼오지 않았던 것을 퍼 왔다. 오랜만에 읽어보니 여러 생각이 떠오른다.
날짜도 함께 복사했는데, 지금 보니 그곳 게시판 날짜 설정이 희한하게 되어있었나 보다. 날짜 판독 불가능이다. 대충 2000년부터 2001년 사이의 글들이다... 스물셋과 넷의 나는 이랬다.)


제목 단수
월욜, 출근하니 오늘 하루 수돗물이 안 나온댄다.
화장실 입구에 안내문이 붙어있다.

 "오늘 하루 물 안 나옴다.
 뭐든 누면 안 됨.
 (누면 먹어야 됨!)"




제목 난방
그렇다. 오늘은 올 겨울 사상 가장 추운 날이랬다.

그래서 그런지 사무실도 추웠다. 니트 위에 가디건을 입고 코트를 걸친 채 일을 했다. 그래도 추워서 손꾸락이 다 얼었다. 자판 두드리기도 힘들었다.

오후 4시 30분이 넘어서 인사부장님이 외치셨다.

"보일러 안 틀었어!!"



제목 허탈..
월욜. 설 연휴가 뭉탱이로 이어져있는 관계루 혼자 굶고있을 티파니가 생각이 났다.

엊저녁 어무이에게 티파니 얘길 했더니 "덩치도 큰 개가 굶고 있음 어쩌쓰까나"하시믄서 밥 좀 주러 회사로 가라 하신다. 사무실에 사람이 하나도 없으면 문 앞에 서서 늑대처럼 울부짖는 티파니.. 배고파서 쓰레빠를 모아다가 씹어먹고 마실 물이 없어 "타는 목마름으로"를 낭송하고 있을 것만 같아 나도 와야겠단 생각을 했다.

그리고 지금은 저녁 6:30.

우어어어어...

사무실에 사람 졸라리 많다.. 이거시 어인 일이란 말인가.. 쭈빗쭈빗 들어오는데 지혜씨가 웬일이냔 표정으로 바라본다.

"아무도 없는 줄 알고.. 티파니가 굶을까봐.."
"너의 마음이 참 아름답구나"
".....배고픔을 알거든..."
-_-;;

바리바리 싸갖고 온 줄줄이햄 구운 가래떡 감자칩 카스테라 등등..
난 지금 그걸 부여잡고 허탈해하고 있다.. 피같은 휴가기간.. 으흐흑.....



제목 회의 어록 - 총수님 편
일시: 2001년 3월 26일
장소: 본사 스카이라운지
참석자: 총수 이하 각 부장과 쫄짜 기자들
---------------------------------

#1
(시작하자마자)
총수: (A를 보며) 방구 꼈냐?
A : 아뇨. 이상한 냄새 나죠?
총수: 내가 꼈어. 쫌만 참아.
일동: -_-

#2
(한참 얘기하다가)
총수: (B를 보며) 맘에 안 든다는 표정이다?
B : 아닙니다.
총수: 뭐 이 색히, 맘에 안 든다는 표정인데! (C를 보며) 야, B좀 처리해.
일동: -_-;

#3
(또 한참 얘기하다가)
총수: (D를 보며) 뭘 고개를 끄덕거리고 그러냐?
D : 칭찬해주실 줄 알고...
일동: -_-;;

#4
총수: 이렇고 저렇고 어쩌구 저쩌구... 에..여기에 대해 불만이 있으면..... 말하지 마십쇼.
일동: -_-+

#5
총수: 이러쿵 저러쿵 궁시렁 궁시렁... 질문있으면.....받지 않습니다.
일동: -_-a

#6
총수: 이래서 저래서 그래서 저렇고... 여기 계신 여러분들이 기본 소양과 자질이 뛰어나다고..... 말은 그렇게 해야 되잖아.
일동: -,.-

#7
(회의를 끝내며)
총수: 저렇고 이래서 요렇고 그렇다는... 한 편의 멋진 연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일동: -,.ㅜ



제목 미용실...
미용실에 갔다.
머리를 다듬고 염색을 하고 브릿지를 좀 넣었다.
염색을 하고 있는데 남자 미용사가 다가오더니 묻는다.
"더우세요?"

내가 대답한다.
"네."

"목마르시죠?"
"네."
"커피 녹차 오렌지 주스 중에 뭘 드실래요?"
"혹시 녹차를 차갑게 주실 수 있나요?"
"...한 번 해 보겠습니다..."

돌아서는 그의 발걸음이 쓸쓸해보인다.

잠시 후,
그는 '한 번 해보는' 것에 실패한 듯 하다.
나는 미지근한 녹차를 마시고 있다.

한참 후
브릿지를 넣느라 은박지를 머리에 붙이고 있는데
그가 다시 다가온다.

"저녁인데 배고프시죠?"
"네."

그가 당황해한다. 머쓱이는 그에게 옆에 있던 다른 미용사가 묻는다.

"왜 그래?"
"배고프냐고 묻는데 그렇다고 하는 손님은... 처음 봤어..."

그의 고백에 내가 당황한다.
배고픈 거랑 목마른 거랑 뭐가 다르지??


제목 치과...
오늘 난 펑퍼짐에 레이스 달린 웃옷을 입었다.
집을 나서는데 어무니가 말씀하신다.
"너 되게 뚱뚱해보인다."

회사에서 마주친 윤이사님이 말씀하신다.
"안녕하세요?......마님.."

점심 먹구 진로상가 2층 치과에 가서 스케일링을 받았다.
간호사가 말씀하신다.
"혹시 임신하신 건 아니죠?"

으흐흑....



제목 Re: Re:
지각 감봉
처리에 대한
저의 의견..

이렇게 해서라도
저의 지각이
회사 재정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_-;;



제목 ...
이 즈음을 기억해 둬야지.
'체념'이란 걸 통해 마음의 평안함을 얻은
애써 얻은, 이 때를 기억해야지..
아, 그런데 왜 이렇게 맘이 아프지..
너무 평화롭다고 생각했는데.. 왜 자꾸 눈물이 나지...



제목 가면
요즘 내 최대 관심사는 <가면>이다.
본 얼굴을 덮어씌우기 위해 만든 것이지만
역설적으로 가면만큼 인간을 잘 표현한 것도 없는 듯 하다.
가면 이미지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가슴에서 무언가 뭉클, 뒤섞여 올라온다.
때로는 기쁘고 때로는 슬프거나 참담해지고...
가면으로 무언가 할 수 있을 것 같다.



제목 내가 들었던 말들
1.
그렇게 살지 마, 장미영.
장미, 니가 하고싶은대로 해서 잘 된 적이 있었니?
나이값을 해요, 미영 누이.
도대체는 대책이 없어.
직감대로 살다니 장미영.
미영이 넌 하고싶은 게 왜 그리 많아? 못 하면 또 아주 죽어.
누님 도대체 몇 살이예요?
괴물같은 도대체.
대체야 그러면 안 돼.
장미 니가 늘 그렇지 뭐.
휴우.. 할 말이 없다. 말하면 언제 들었냐?
뒷일을 생각하면서 행동해 장미.
수습할 수 있어?
난감한 것. 어떡하면 맨날 그럴 수 있냐?
넌 니 생각만 하냐.
지랄한다.
미친 것.

2.
장미는 운도 좋아.
언니 멋져요.
니가 지금 행복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냥 하는 거야 미영아.
미영 누이처럼 살고 싶어요.
대체는 어디 가도 잘 살 거야.
잘 하고 있어.
장미영은 뭘 해도 잘 할 거야.
힘내.



제목 Re: 할아버지
가출하는 아이들을 보면 안쓰러운 생각이 듭니다. 집에도 학교에도 주변의 어떤 이들에게서도 기댈 곳을 찾지 못해 뛰쳐나가는 아이들. 술을 마시네 본드를 하네 입에 쌍스러운 욕을 담으며 담배를 피우네 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다분히 위악적입니다. 너무나 위악적이라 눈물이 납니다.

집을 나와 심신이 지칠대로 지친 아이들을 세상은 그냥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어른들이겠죠. 그 아이들에게 어른이란 '악'일 뿐입니다. 다방에 나가고 술집에서 시중든다고 어느 누가 아이들을 비난할 수 있겠습니까.

사람들은 '탈선'이란 표현을 씁니다. 그러나 탈선은 말 그대로 탈선일 뿐 '전복'은 아닌데도, 사람들은 탈선했던 열차에 딱지를 붙여놓고 '이 열차는 탈선한 경력이 있는 차야' 하진 않으면서 아이들에겐 그렇게 하더군요. 아니면 다시는 제 선로를 탈 수 없게 멀리 멀리 떼어놓습니다. 몸도 마음도 지친 아이들은 정신을 못 차리고 그냥 따라가지요..



제목 마무리
오늘 하루도 이렇게 간다.
어쩐지 집에 가면 책상 정리를 해야 할 것 같다.
눈에 보이는 무언가를 정리하면
맘 속의 다른 것도 덩달아 정리될 것 같은 기분이다.
정리하면서 얻는 허탈감만큼이나
에너지가 생긴다는 건 묘한 일이다.
가을같은 팔월 날씨다.



제목 잠
요 며칠, 기면증에 걸리기라도 한 듯 잠이 쏟아진다.
한동안 불면증에 시달렸는데 이제는 주체 못 할 정도라니.
잠은 기습적으로 온다. 갑자기 쓱, 열이 오르며 머리와 눈이 아파오고
앉아있지 못 할 정도로 잠이 쏟아지면 침실에 눕는다. 15분, 30분, 깜박 잠이 들었다가 알람소리에 일어나면 쿡쿡 쑤시는 몸.
잠들지 못 하는 게 속이 상할 때나
잠들어 버리는 편이 나은 게 슬플 때나
우는 건 매한가진데.
낮에는 자고 밤에는 깨어있던 때가 있었다.
밤에 잠을 안 자 낮에 잠이 오는 게 아니라
낮에 억지로 잠을 청하곤
밤에 잠자지 않는 거였다.
낮에, 잠이 안 와도 억지로 눈감으며 잠들어라 잠들어라 하면
아무 것도 보지 않고 듣지 않을 수 있었고
밤엔 자지 않는 대가로
혼자 있을 수 있었다.
차라리 잠을 자는 것이 마음 편할 때가 있다.
쓸데없는 고민 걱정 안 하고 잠들어버리는 게 나을 때가 있다.
요즘은 잠을 잘 때마저 현실같은 꿈을 꿔 버리지만.
어젯밤엔 재작년 오월에 혹은 유월에 꿨던 꿈과
같은 장소와 같은 인물이 나와 나를 괴롭혀댔다.
언젠가 와 본 장소인데, 어디서 본 사람인데, 하고 있다가
이건 예전에 꿨던 꿈 속이잖아, 깨닫는 순간
그 때 그 노파가 나와 나를 보며 씨익 웃었다.
정신이 번쩍 들면서 꿈 속의 사운드가 갑자기 크게 울리고
노파가 웃는 소리가 왼쪽 귀에 찌잉 와 닿아
눈을 뜨고 말았다. 울음이 터졌다.
날이 갈수록 꿈은 현실만큼 생생해진다.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현실에서 가능한 일을 하고 현실에서 느끼는 감정과 소리와 빛깔을 가지고 있다.
꿈이 사실적이 되어갈수록 나는 무섭다.
꿈이 아름다우면 아름다운대로
꿈이 비참하면 비참한대로 슬프면 슬픈대로
깨고나서 아픈 건 마찬가진데.
꿈 속의 장소는 자꾸만 되풀이되고
나는 꿈꾸는 횟수가 늘어갈수록
현실에서 가 본적 없는 곳인데도
아, 여기, 하며 익숙해한다.
꿈이 사실은 여기가 진짜야, 하고 말할까봐 겁이 난다.
너는 오래 바깥에 있었고 이제 돌아올 때가 된 거지, 그래서 이곳이 세세하게 다가오는 것일 걸, 할까봐 겁이 난다.
어쩌면 차라리 반겨야 할 일인지도 모르겠는데. 내가 지금 두려워하는 건 무엇 때문일까.
꿈이 다가올수록 현실이 안타깝다.
아.. 또 잠이 온다, 젠장...



제목 잠
자는 게 싫은 때가 있었다.
때로는 하고싶은 일이 많아 어쩔 줄 몰라하면서 잠자는 시간이 아까워 그랬고
때로는 슬프고 괴로운데 이 순간에도 나는 생리적 욕구를 이기지 못 하고 꼬박꼬박 잠을 자야 하다니, 란 생각에 그랬고
때로는 꿈에서 행복할까봐.. 또는 꿈에서 불행할까봐 되도록 조금 자려고 했었다.
헌데
요 며칠은 계속, 부디 일찍 잠들어버리길 바라고 있다.
잠을 잔다는 건 도피할 수 있다는 것,
어쩌면 잠을 잘 수 있다는 건 축복이란 생각까지 하면서.
어제는 자리에 누워
제발, 잠아 와라, 오늘은 빨리 자자, 하소연하는 심정으로 가만히 있다가
결국 잠들지 못 하고 끅끅거리다
그 순간에도 이러다가 출근은 어케 하나 싶어 잠아, 제발, 했지만 말을 듣지 않아
몇 년만이던가... 주기도문을 계속 되풀이해 외면서 다른 생각이 들지 않게 애썼다.
주기도문 다음에 외곤 하던 성모송을 생각해보려 했는데 도무지 생각나지 않아 관두고
계속 같은 기도문만 중얼거리다 잠이 들었다.
하늘에 계신우리아버지아버지의이름이거룩히빛나시며그나라가임하시며제발아버지의뜻이하늘에서와같이땅에서도이루어지소서오늘우리에게제발잠아와라일용할양식을주시고우리에게잘못한이를우리가용서하듯이우리죄를용서하시고우리를잠에들게하시고불면증에서구하소서아멘.
어쨌거나 예수는 다른 거 없이 기도문 하나로 나를 도운 셈인데
잠을 자고 일어나니 고마운 건 새파랗게 잊고
내가 기도문을 외다니, 젠장, 하며 자존심 상해 하다
부은 눈으로 가방을 여니 잃은 줄 알았던 수면제가 보란듯이 들어있다.
(2000~2001)



2003/12/21 21:51 2003/12/21 21:51
구깃구깃했던 하루를 대충 접어 외투 주머니에 넣어두고 이제 누우려 한다.
내일이면 다시 꺼내서 온종일 걸치고 다녀야겠지만.
주머니에 넣어둔 하루엔 감기, 복통, 졸음, 피곤, 우울, 기억, 후회..... 따위가 묻어있을 거다.
어쨌거나 지금은 그저 누워서 쉰다...... 라는 사실이 좋을 뿐.
물이 가장 맛있듯
잠 자는 게 최고다. 꿈만 꾸지 않는다면.
오늘은 날 쉬게 해 줄래




2003/10/17 00:01 2003/10/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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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5/13 03:30 2003/05/13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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