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에 해당되는 글 3건

  1. 단상들 (2) 2008/11/02
  2. 시즌2 (6) 2008/10/23
  3. 생각 2006/02/18


1.
조금 전. 여섯 시도 안 된 이른 저녁 하늘을 보고 있는데
사람 얼굴을 닮은 구름 무리가 보였다.
순정만화 같은 눈 코 입이 둥실 떠 있는데
어딘지 슬픈 표정이었지.
어떻게 저런 구름이 생겼을까 신기해 하며 멍하니 보고 있는데
천천히
점점 웃는 표정으로 변하며 흘러갔어.
그러고 보니 오늘은 달도 아주 예뻐서
달과, 조금 떨어진 데 하나 반짝이는 별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리니
얼굴을 닮은 구름은 그새 흩어졌는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웃으면서 사라져서 다행이야.

2.
'슬픔을 소재 삼아 창작하는 거지.'
'슬픔을 팔아 먹는 거네.'
그게
슬픔을 소재 삼아 창작하고, 그걸 팔고, 소비하는 사람들이 있는 거지.
그걸 딱 잘라 어느 한 쪽,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는 게 아니야.

3.
누군가에게 자존심이 걸린 일이
다른 누군가에겐 아닐 수 있는 건데.
그걸 내 기준으로 아 저 친구 자존심을 팔았구나,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4.
언제나 '이거 하나면 더 이상 바랄 게 없겠다' 생각하고
그거 하나를 얻기 위해 애쓰지만
결국 언젠가 또 다른 것을 더 바라게 된다.
작은 소비부터
좀 더 넓은 의미의 것들까지.

5.
대화.
"네가 졌네."
"그러네."
"지지 않으려면 너도 그렇게 해."
"내키지 않는걸. 고작 그런 일까지 하고 싶지 않......"
"고작 그런 걸 안 해서 또 질 거야?"



2008/11/02 18:22 2008/11/02 18:22

집에도, 나 개인적으로도 환경에 큰 변화가 있어서
요즘은 마치 인생의 새로운 시즌으로 접어드는 듯한 기분이다. 시즌2랄까.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는 이 즈음 다시 한 번 다짐해 본다.
게으름에 자존심을 팔진 않겠다고.




2008/10/23 18:24 2008/10/23 18:24
올해는 연초부터 몸 상태가 썩 좋지 않다. 정말이지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3월부터 한 동안 무척 바빠질텐데 그 전에 진짜로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는 콘프레이크가 출시되면 좋겠다. 지금은 급한 일들을 앞에 두고도 끊임없이 쏟아지는 잠 때문에 울고싶은 심정이다.


한껏 기대하다 실망하게 되는 편과, 아예 기대란 걸 하지 않는 편 중 어떤 쪽이 나은가 생각하게 되었는데, 어느 쪽도 땡기지 않는다. 다만 평소의 나는 어떤 쪽이냐 하면 기대같은 거 하지 말자고 다짐은 하면서도 얄팍한 기대를 끝내 버리지 못하고 있다가 실망하는 편이다.


돈에 자존심을 판 P 소식을 떠올리며 혀를 차다가, 게으름에 자존심을 파는 나보다는 차라리 P가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어 의기소침해졌다.


가끔 매일같이 쏟아지는 뉴스들을 보며 외로워질 때가 있다. 별의 별 뉴스들이 그렇게나 많이 쏟아지고 사람들은 분노하거나 기뻐하며 시끌벅적 말도 많은데. 그 많은 뉴스들 중 나와 관련 있는 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 때 느끼는 소외감. 줄기세포가 정말 있었든 아니든. 강남에 모노레일이 생기든 말든. 이효리가 컴백 무대에서 립씽크를 했든 아니든. 낸시랭이 아티스트이든 빈껍데기이든. 그게 대체 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이냐.


멍청하게 살고 있는 가운데 올해의 1/7 가량이 훌쩍 지나가고 있다. 잘하면 멍청한 상태 그대로 서른 살이 되겠다.






2006/02/18 22:22 2006/02/18 2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