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사옥 앞에서 자판기 커피를 마시는데 찬 바람이 싱싱 분다. 손까지 시렵다. 어제만 해도 이렇게 춥진 않았는데. 그 동안도 계속 '가을이야 이제 가을인가봐' 하고 있었지만 날씨가 이렇다보니 지금은, 꼭 가을이 갑자기 들이닥친 듯 하다.
달달 떨며 커피를 마시곤 재빨리 사무실로 들어서다 깜짝... 현관에 골판지 상자 하나가 놓여 있었는데, 그 안에 '우유'가 있다고 착각했기 때문이다. ('우유'는 얼마 전까지 사무실에서 노닐던 고양이 이름이다)
우유의 종이상자 집이 있던 자리에 놓였을 뿐인, 상관없는 다른 상자. 그애는 이미 없는데 나는 잠시나마 '당연히 저기엔 우유가 있다' 라고 착각했다.
살아있는 것은 그가 맴돌던 자리에 꼭 자기만큼의 자리를 남기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장소에서 그는 사라지지만 그의 자리는 그만큼의 면적으로 남아있는 거다. 여전히 그곳에.
사무실을 바라보며 이 안엔 몇 사람의 자리가 채워져 있을까 생각해봤다. 우유의 종이 상자처럼 사람의 자리도 차곡차곡 쌓아지고 있을까. 어느 자리에 많이 쌓여 있을까. 몰려있는 곳이 있을 수도 있겠지.
내 가슴에도 그렇게들 상자처럼 쌓여가겠지. 사라지는게 아니라, 차곡차곡. 좀더 크게 담아보려 했다든지, 아예 들여놓기 싫은 상자도 있었지만, 후에 돌아보면 모두 그만큼의 크기로 남아있을 뿐인지. 그렇다면 너무 억울한데, 내가 사랑하고 미워했던 과정들이 억울해지는데.
나는 지금 어느 장소와 누군가의 가슴에 꼭 나만큼의 크기로 남아있을지.
달달 떨며 커피를 마시곤 재빨리 사무실로 들어서다 깜짝... 현관에 골판지 상자 하나가 놓여 있었는데, 그 안에 '우유'가 있다고 착각했기 때문이다. ('우유'는 얼마 전까지 사무실에서 노닐던 고양이 이름이다)
우유의 종이상자 집이 있던 자리에 놓였을 뿐인, 상관없는 다른 상자. 그애는 이미 없는데 나는 잠시나마 '당연히 저기엔 우유가 있다' 라고 착각했다.
살아있는 것은 그가 맴돌던 자리에 꼭 자기만큼의 자리를 남기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장소에서 그는 사라지지만 그의 자리는 그만큼의 면적으로 남아있는 거다. 여전히 그곳에.
사무실을 바라보며 이 안엔 몇 사람의 자리가 채워져 있을까 생각해봤다. 우유의 종이 상자처럼 사람의 자리도 차곡차곡 쌓아지고 있을까. 어느 자리에 많이 쌓여 있을까. 몰려있는 곳이 있을 수도 있겠지.
내 가슴에도 그렇게들 상자처럼 쌓여가겠지. 사라지는게 아니라, 차곡차곡. 좀더 크게 담아보려 했다든지, 아예 들여놓기 싫은 상자도 있었지만, 후에 돌아보면 모두 그만큼의 크기로 남아있을 뿐인지. 그렇다면 너무 억울한데, 내가 사랑하고 미워했던 과정들이 억울해지는데.
나는 지금 어느 장소와 누군가의 가슴에 꼭 나만큼의 크기로 남아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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