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중에 영국에 다녀온 과 후배가 한 말이 인상깊었다. 영국 사람들이 신호등도 잘 안 지키고 마구 횡단보도를 건너는 것을 보고 이미지가 안 좋아졌단다. 질서를 지키지 않는 그들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낫다는 거였다.
그러나 나는 그 얘길 듣고 영국이 부러워졌다. 그 나라 사람들이 빨간불에도 당당하게 도로를 횡단할 수 있는 건 교통문화가 보행자 중심이기 때문이다 (라고 어디선가 주워들은 적이 있다).
우리나라라고 빨간불일 때 건너는 사람이 없는 건 아니지만, 사실 어느 길에서든 빨간불일 때 길을 건너려면 아마 뛰어들자마자 씩씩거리며 달려오는 차에 받히던지 욕설을 감수하며 뛰어가야 할테다. 언젠가 나는 딴 생각을 하며 걷다가 무심코 횡단보도에 발을 들인 적이 있는데, 그곳은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 (눈치 봐서 건너는) 였음에도 불구하고 1초도 안 되어 고함이 날아왔다. "미친년아 똑바로 보고 다녀!"
보행자가 신호에 상관 없이 차도에 들어섰는데도 빵빵거리지 않는 운전자란 얼마나 여유롭고 느긋한가. 그건 보행자에 대한 배려이고, 그런 일이 통용될 수 있다는 게 나는 매우 부럽다 (라는 게 영국도 안 가본 나의 생각이다).
우리나라는 보행자가 껌이다. 지하도도 많고 육교도 많다. 육교와 육교 사이의 간격은 넓어서 길을 건너려면 별 수 없이 저 멀리 육교를 건너 되돌아와야 한다. 차는 어디서나 마구 달린다. 심지어 주택가를 지날 때에도 빠르게 지나가는 차를 피해 구석으로 걸어야 한다.
우리 동네엔 언젠가부터 큰 길이 생기기 시작했다. 물론 그 길은 차를 위한 길이었다. 차도가 넓게 뚫리니 차들이야 시원스레 달리지만, 나는 그 바람에 예전엔 평화롭게 걷던 길을 이제 정해진 곳에서만 신호를 기다렸다가 건너야 한다. 어느 날 갑자기 길을 넓히고 횡단보도라며 바닥에 뼁끼칠을 하고 신호등 하나씩 세우더니 거기로만 건너야 한단다. (그 때 우르르 생긴 횡단보도만 네 곳이다!) 요술 같아라. 나는 마치 백인에게 땅을 빼앗긴 원주민이 된 기분이었다. 우갸갸갸!
집집마다 넓은 마당이 있는 동네도 아니고, 아이들이 맘 편히 뛰어 놀 수 있는 골목이 없다는 건 우울한 일이다. 예전에 이야기한 것처럼, 동네에서 킥보드를 타고 놀던 아이들이 당할 사고란 넘어져서 찰과상을 입는 정도로 끝나야지, 달려오는 차에 치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말이다.
차는 결국 사람이 타고있는 '머신'일 뿐인데 사람보다 우위에 있다니, 뭔가 이상한 것 아닌가? 아마 옛날에 땅을 뺏긴 원주민이 이 광경을 봤다면 이렇게 말했을걸, "쇳덩어리로 몸을 감싼 인간들이 아무 것도 감싸지 않은 인간들을 위협하며 달리고 있다. 기껏 천밖에 걸치지 않은 인간들은 그들을 피해 벽으로 붙어다니며 가끔씩 치이기도 한다. 쇳덩어리로 몸을 감싼 인간들이 강자이다! 우갸갸갸!"
내가 구한말 정서를 갖고 있는 건가? 쯔라랍.... 결국 내가 차가 없으니까 이런 소릴 한다고 하면 할 말 없지만.
그러나 나는 그 얘길 듣고 영국이 부러워졌다. 그 나라 사람들이 빨간불에도 당당하게 도로를 횡단할 수 있는 건 교통문화가 보행자 중심이기 때문이다 (라고 어디선가 주워들은 적이 있다).
우리나라라고 빨간불일 때 건너는 사람이 없는 건 아니지만, 사실 어느 길에서든 빨간불일 때 길을 건너려면 아마 뛰어들자마자 씩씩거리며 달려오는 차에 받히던지 욕설을 감수하며 뛰어가야 할테다. 언젠가 나는 딴 생각을 하며 걷다가 무심코 횡단보도에 발을 들인 적이 있는데, 그곳은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 (눈치 봐서 건너는) 였음에도 불구하고 1초도 안 되어 고함이 날아왔다. "미친년아 똑바로 보고 다녀!"
보행자가 신호에 상관 없이 차도에 들어섰는데도 빵빵거리지 않는 운전자란 얼마나 여유롭고 느긋한가. 그건 보행자에 대한 배려이고, 그런 일이 통용될 수 있다는 게 나는 매우 부럽다 (라는 게 영국도 안 가본 나의 생각이다).
우리나라는 보행자가 껌이다. 지하도도 많고 육교도 많다. 육교와 육교 사이의 간격은 넓어서 길을 건너려면 별 수 없이 저 멀리 육교를 건너 되돌아와야 한다. 차는 어디서나 마구 달린다. 심지어 주택가를 지날 때에도 빠르게 지나가는 차를 피해 구석으로 걸어야 한다.
우리 동네엔 언젠가부터 큰 길이 생기기 시작했다. 물론 그 길은 차를 위한 길이었다. 차도가 넓게 뚫리니 차들이야 시원스레 달리지만, 나는 그 바람에 예전엔 평화롭게 걷던 길을 이제 정해진 곳에서만 신호를 기다렸다가 건너야 한다. 어느 날 갑자기 길을 넓히고 횡단보도라며 바닥에 뼁끼칠을 하고 신호등 하나씩 세우더니 거기로만 건너야 한단다. (그 때 우르르 생긴 횡단보도만 네 곳이다!) 요술 같아라. 나는 마치 백인에게 땅을 빼앗긴 원주민이 된 기분이었다. 우갸갸갸!
집집마다 넓은 마당이 있는 동네도 아니고, 아이들이 맘 편히 뛰어 놀 수 있는 골목이 없다는 건 우울한 일이다. 예전에 이야기한 것처럼, 동네에서 킥보드를 타고 놀던 아이들이 당할 사고란 넘어져서 찰과상을 입는 정도로 끝나야지, 달려오는 차에 치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말이다.
차는 결국 사람이 타고있는 '머신'일 뿐인데 사람보다 우위에 있다니, 뭔가 이상한 것 아닌가? 아마 옛날에 땅을 뺏긴 원주민이 이 광경을 봤다면 이렇게 말했을걸, "쇳덩어리로 몸을 감싼 인간들이 아무 것도 감싸지 않은 인간들을 위협하며 달리고 있다. 기껏 천밖에 걸치지 않은 인간들은 그들을 피해 벽으로 붙어다니며 가끔씩 치이기도 한다. 쇳덩어리로 몸을 감싼 인간들이 강자이다! 우갸갸갸!"
내가 구한말 정서를 갖고 있는 건가? 쯔라랍.... 결국 내가 차가 없으니까 이런 소릴 한다고 하면 할 말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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