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에 해당되는 글 5건

  1. 위화 (2) 2009/04/28
  2. 인터뷰 - 지갑 2005/08/19
  3. 인터뷰 - 우유 2005/08/09
  4. 질문 2003/05/12
  5. [인터뷰] 교보문고를 다녀와서 2002/09/23

- 아래는 위화 중편소설집 <세상사는 연기와 같다> 끝부분에 실린,
   작가 위화와 푸른숲 편집자의 서면 인터뷰(2000년)에서 발췌한 부분. 모두 위화의 말.



"어떤 글을 쓰든 글에 담긴 모든 것이 머릿속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생명의 체험에서 오는 거라고 나는 믿고 있다."

"작가의 생리적 나이만으로는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중요한 것은 심리적 경험이다. 훌륭한 작가에게는 때때로 한 번의 타종 소리가 옥중 생활보다 더한 충격을 줄 수 있다."

"나의 중편소설들이 독자에게 가져다줄 불쾌감이나 당혹스러움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사과드린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내 글쓰기에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문학은 입속의 달콤한 초콜릿이 아니기 때문이다."

"작가란 어린 시절의 호기심을 늘 품고 있다가 직업적 습관을 통해 이를 표출하게 된다는 뜻이다. 물론 작가는 타고나는 면도 있어야 한다. 어른의 지혜에서 아이들은 지니지 못한 통찰력이 나온다. 상상력이란 작가들만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인간에게 주어진 것이다. 하지만 작가들에게만 있는 통찰력이 그들의 상상력을 다른 이들의 상상력과 다르게 한다. 작가들 사이의 차이도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므로 작가에게 상상력이란 통찰력과 긴밀한 관계를 이룬다. 둘의 관계는 비상(飛翔)과 방향의 관계와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통찰은 상상의 미세한 부분까지 장악한다. 통찰력이 없는 상상이란 사실 잡생각에 불과하다."

"누구도 자신의 속마음을 속속들이 알 수는 없다.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자기 속마음의 구석구석을 조금씩 접하다가 눈을 감고 세상을 떠나는 거다. 한 사람의 속마음이란 바로 모든 사람의 속마음을 축적한 것이고, 우리를 둘러싼 하늘처럼 끝없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진정한 사람 하나를 그려내는 것이 수많은 군상을 그려내는 것이라 여기는 이유이다."

"오늘날의 입장에서 보면 과거의 위대한 작가들은 이미 숲을 이루고 있고, 그 숲 속의 어떤 나무도 다른 나무를 뛰어넘지 않는다. 나도 그와 같다. 나의 글쓰기는 어느 한 작가를 뛰어넘기 위한 게 아니다. 훌륭한 작가들이 이루는 숲 속에서 한 그루의 새로운 나무로 성장하고 싶을 뿐이다. 물론 묘목은 아니고……."




 
2009/04/28 01:06 2009/04/28 01:06
문) 현재 쓰는 지갑은 어떤 지갑인가?
답) 반지갑. 장지갑 말고, 반지갑이나 중지갑이 좋다.

문) 반지갑이나 중지갑을 좋아하는 이유는?
답) 작아야 들고 다니고 여기저기 찔러넣기 편하다.

문) 지금 지갑의 색깔은?
답) 깊은 핑크.

문) 훗, 핑크면 핑크지 깊은 핑크는 뭐냐.
답) 그냥 핑크라고 하기엔 어딘지 크림 넣은 커피처럼 진하고 깊은 맛이 있다. 믿어달라.

문) 들고 다닌 진 얼마나 되었나.
답) 재작년 10월, 당시 만나던 남자친구가 생일 선물해 준 것이니 만 2년이 조금 못 된다.

문) 언제까지 들고 다닐 생각인가.
답) 글쎄, 되도록 오래 갖고 다니고 싶었는데 가장자리마다 가죽이 닳아서 핑크색이 까맣게 변하고 있다. 닳을수록 중후한 맛이 나는 경우가 있지만 이건 그쪽이 아니다. 편평한 부분은 때가 타면 닦으면 되지만, 가장자리는 대책이 서질 않아서 매장에 들고 가 봤더니...... 거기서도 닦다 지쳤다.

문) 그럼 조만간 새 지갑을 구입하겠다.
답) 직접 돌아다니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인터넷 쇼핑몰을 돌아다녀 봤다. 그런데 생각보다 마음에 쏙 드는 지갑이 없다. 일단 작은 크기여야 하고, 패브릭이나 인조가죽이 아니라 천연가죽이어야 하고, 지갑 여는 부분이 지퍼면 안 되고, 동전 넣는 곳은 반드시 겉이 아니라 안쪽에 있어야 하는데 지퍼가 아니라 똑딱단추라면 더 좋고, 카드 넣는 곳이 세 군데 막 이런 게 아니라 더 많이 있어야 하고, 재봉실이 밝은 색이 아니거나 감춰져 있으면 좋겠는데......

문) 대충 사라.
답) 뭐 이런 지갑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구경하다 보면 어디선가는 팔고 있다. 몇 개 봐놓기도 했다.

문) 그런데 왜 사지 않는가?
답) 지갑 왜 그렇게 비싸냐. 아휴 미네랄.

문) 앞으로의 계획은?
답) 이 지갑 전에 쓰던 지갑이 집에 있다. 그것도 나름대로 새삥인데, 워낙 애들 장난감처럼 생겼다고 사람들의 말이 많다. 오죽하면 멀쩡한 지갑이 있는 걸 알면서도 남친이 새 지갑을 사 줬겠나. 하지만 나 자신이 그 지갑을 싫어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그걸 들고 다녀볼까도 싶다. 그리고 마음에 쏙 드는 지갑이 나타나는지 틈틈이 체크해 봐야겠다.

문)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은?
답) 지갑을 샀는데 그 안에 넣을 돈이 없는 낭패가 일어나지 않도록 일꺼리가 많이 생기면 좋겠다. 고민 안 하고 지갑 백 개쯤 펑펑 살 수 있게 월급이 오르면 좋겠다. 지갑 사줄 남친도 구한다.

문) 돈 많은 남자친구가 생겼음 좋겠단 뜻인가?
답) 어머, 말도 안 돼. 난 그런 속물이 결코 아니다. 가슴 뭉클한 36개월 할부의 세계로 안내하겠다.




2005/08/19 14:07 2005/08/1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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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우유를 좋아한다는 것이 사실인가.
답) 그렇다. 우유가 좋다. 찬 우유도 좋고 따뜻한 우유도 좋다. 우유는 우유 자체로도 훌륭하지만 다른 것과 어울려도 훌륭하다. 딸기쨈 바른 하얀 식빵을 우유에 적셔 먹어본 적이 있는가? 따뜻한 우유에 향기 좋은 홍차를 우릴 때의 기분은 완전 굿이다. 까페라떼와 녹차라떼 밀크티와 같이 무언가에 우유를 섞어 마시는 것은 엥간하면 다 좋아한다. 팥빙수에 우유를 부어 먹는 건 당연하고, 라면에 우유를 섞어 끓여 먹은 적도 있다. 어릴 적엔 엄마 몰래 우유에 설탕을 타서 얼음통에 얼려 먹기도 했다. 더울 땐 얼음을 넣어 시원하게 들이키기도 하고, 술 마실 때 우유를 안주처럼 마시기도 한다. 지금도 우유에 오렌지쥬스를 섞어 마시고 있다. 물론 치즈와 연유 분유와 생크림 요구르트와 아이스크림처럼 우유에서 파생된 식품도 좋아한다.

문) 뭐... 정말 좋아하는 모양이긴 하다. 헌데 라면에 우유를 섞어 먹다니 상당히 이상했을 것 같다.
답) 치즈 라면은 많이들 잘 먹지 않는가? 우유를 넣어도 은근히 맛있다. 너무 많이 넣지 않는 것이 포인트다.

문) 우유의 어디가 그렇게 좋은가.
답) 우유의 빛깔 향기 맛 느낌이 모두 좋을 뿐이다. 단어 그 자체로써도 좋아한다. '우유'라고 한 번 발음해 보라.

문) 우...우유
답) 발음이 아름답지 않은가? 우유. 글자로 써놓은 모양도 예쁘다. 나는 '계란'보단 '달걀'이 좋고 '적운'보다 '뭉게구름'을 좋아하는 등 한글 단어를 선호하는 편이지만, 우유만큼은 결코 소젖이라 부르고 싶지 않다.

문) 굳이 우유를 고집하는 이유가 있는가? 비슷한 것으로 시중에 시판되는 산양유도 있는데...
답) 아, 그거. 호기심에 사 먹어본 적이 있다. 하지만......

문) 아무래도 맛이 우유에 못 미치는가.
답) 비싸다.

문) 두유와 푹 끓인 사골국도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그것들의 맛과 색이 우유와 비슷하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인가?
답) 듣고 보니 그런 것도 같다. 하지만 두유와 사골국은 그것들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는 것들이니 우유에 억지로 끼워 맞추려 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2005/08/09 02:32 2005/08/09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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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5/12 02:48 2003/05/12 02:48
◎ 어제 교보문고에 간 것으로 알고있다. 왜 갔는가?
- 내 책이 나온 것을 보고싶었다. 그리고 출판사에서 받은 열 권은 이번 추석에 친척에게 돌리기도 모자랐다. 간 김에 몇 권 사오고도 싶었다.

◎ 저자가 직접 사재기를 하겠다는 것인가?
- 몇 십 권도 아니고 몇 권 사겠다는데 너무 그러지 말라. 평소에 나와 친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 중에 아직도 책을 받지 못 해 분노한 분들이 있어서 그런다. 그 분들께도 드려야 할 게 아닌가. 이왕이면 그 분들이 사 보시면 좋겠지만 세상이 그렇지가 않다. 휴.....

◎ 네임펜도 하나 챙겨 갔다던데....
- 그렇다. 싸인용이었다.

◎ 싸인회도 아니면서 웬 싸인용 펜인가
- 책 주위에서 서성이다가 내 책을 사는 사람에게 달려가 "제가 목격한 첫 구입자" 라고 싸인해주고 싶었다

◎ 그래서 성공하였나
- 하루종일 기다려도 아무도 안 사가면 어쩌나 걱정했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아무나 붙잡고 "이 책 사시면 안 돼요?" 하고 졸라댈 생각이었다 -_- 그러나 결국 싸인은 못 했다.

◎ 유감이다, 결국 아무도 그 책을 사지 않은 것인가
- 아니다! 교보문고에 가서 아무리 뒤져봐도 내 책이 없길래,잘 보이지 않는 곳에 진열을 했구나 하며 실망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것이 아니었다.

◎ 그럼 뭐란 말인가?
- 도대체 책을 어디에 둔 건지 직원에게 물어보았다. 구석탱이에 꽂혀있으면 내가 눈에 띄는 곳에 갖다 놓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_-; 그런데 '도대체의 다락방'이 어딨냐고 물어보니 글쎄 다 팔렸다는 거다! 어찌나 기뻤던지 눈물까지 날 뻔 했다.

◎ 그럴리가 없는데..... 어쨌든 축하한다
- 고맙다. 하루 사이에 다 나가서 찾을 수 없는 책이 되었다니, 몹시 기뻤다.

◎ 그 정도 기세라면 앞으로 승승장구하겠다
- 아니다. 나도 서점을 나서며 들뜬 마음에 팔짝팔짝 뛰었으나, 밤에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을 확인한 후 오늘 사태의 전말을 알게 되었다.

◎ 무슨 얘긴가?
- 서민 님이라고.... 내 책의 추천사를 써 주신 분이 계시다. 그 분이 오늘 아침 교보문고에 가서 남아있던 재고를 모두 사 오셨단다.

◎ 그게 사실인가
- 사실이다. 다음이 서민 님의 홈페이지에서 발견한 문건이다:
《난 이틀 전에 14권의 책을 주문했었다. 두권은 문제가 없지만 나머지 12권이 바로 '도대체의 다락방' 이었는데, 교보에는 그 책의 재고가 5권밖에 없었다. 7권은 나중에 택배로 받기로 하고 별 생각없이 그 다섯권을 몽땅 들고 왔는데, 그러니까 오늘 교보에 그책을 사러 온 사람들은 허탕을 쳐야 한다. 책은 사람들 눈에 띄어야 팔리기 쉬운 법, 내가 교보 책을 싹쓸이한 건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한 것 같다. 아무리 "교보에 간김에..." 라고 해도.》

◎ 이건 특종이다! 저자와 추천사를 쓴 이가 함께 사재기를 감행하다니.... 출판계의 윤리와 직결된 문제이다!
- 흥분하지 말라. 내가 내 책을 사고싶듯 그 분도 자신이 추천한 책을 사고싶을 권리가 있다. 더욱이 그 분과 사재기를 연관시키지 말라. 추천사를 쓴 책이 잘 팔리면 좋은 일이지만 안 팔려도 상관없는 것 아닌가. 그 분은 단지 나를 생각하시는 마음에 그 많은 돈을 들여 구입을 하신 거다.

◎ 흠... 어쨌든 처음에 누군가 사재기한 줄 모르고.... 아, 아니 누군가 한꺼번에 사 간 줄 몰랐을 때 기뻐했던 마음이 많이 사라졌겠다
- 사실 조금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괜찮다. 우선 교보문고에서는 '이 책이 뭔데 이렇게 사 가지?' 란 생각을 할 법 하며,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일 수 있다. 그리고 다음에 주문할 땐 좀더 넉넉히 주문할 지도 모른다. 그리고 영문을 모르는 출판사에서는 '반응이 참 좋군!' 하며 기뻐할 것이다. 교보문고에서 추가 주문이 금세 들어왔다는 소식이 퍼지면 아무래도 옆 부서 직원들 보기에도 면목이 서실 것이다. 여러 모로 좋은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다시 한 번 서민 님께 감사드린다.

◎ 영문을 모르고 기뻐하시긴 개뿔..... 출판사 분들이 이 글을 보지 않을 거라 믿고있나?
- ........미안하다. 아이큐가 나방에 근접하다보니 생각이 짧다.

◎ 여하간 앞으로도 싸인을 하러 다닐 것인가?
- 그렇다. 기필코 "제가 목격한 첫 구입자" 라는 싸인은 하고 말테다. 오늘 손님글방을 보니 홍마담 님이 CGV에 가셨다가 영화는 안 보고 내 책을 구입하셨다 한다. 언젠가 그 분을 만나면 "제가 발견한 첫 구입자" 라 싸인해드릴 것이다. 그러나 '발견'과 '목격'은 엄연히 다르다. 반드시 내 책을 사는 사람을 목격하고 말테다.

◎ 여성일 경우에 모른 척 하다가, 꽃미남이 책을 살 때 달려들 거라는 지적이 있다
- 남이 결혼하는 게 그렇게 배가 아픈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믿어달라.

◎ 믿지는 못 하겠지만, 어쨌든 책이 나온 걸 다시 한 번 축하한다
- 고맙다. 그럼 난 이만 학교에 갈 준비를 해야겠다.

◎ 밤을 새우고 학교에 가다니, 괜찮겠는가
- 동아리방에 훌륭한 소파가 있다. 누워서 자기 딱 좋다. 말이 나온 김에 광고를 좀 하자. 상명대 새내기분이 혹시 이 글을 보고 있다면 제발 해토문학회에 가입해달라. 우리는 이상한 조직이 아니다. 왜 가입하지 아니하는다? -_-;; 소파도 있고 아이스박스도 있다. 얼마 전엔 책상도 빨갛게 칠했고 식당과 화장실이 매우 가까운 지리적 잇점이 있다. 학생회관 4층으로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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