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실밥을 오늘에서야 풀었다. 전에 다니던 회사 근처 치과에서 이를 뽑았던 까닭에 오늘 실밥을 푼 곳은 다른 치과. 그런데 의사 아저씨가 모두 둥글둥글 비슷하게 생겼다. 기껏 두 곳을 가놓고 '치과 의사는 다 비슷하게 생겼나' 란 생각을 했다. 전에 간 치과는 번화가에 있지만 치료하는 의자가 세 개밖에 없고, 대기실도 좁고, 간호사 복장은 흰색과 분홍색이 섞인 전형적인 동네 병원. 오늘 간 곳은 부유하지 않은 동네의 골목길에 자리한 곳이지만 시설이며 규모가 으리으리하다. 간호사 복장도 도회적인 커리어우먼 스타일. 환자가 많아서 불친절했겠지만, 아무래도 난 전에 갔던 아기자기하고 다정한 치과가 좋다. 의사 아저씨도 친절했고, 간호사 언니들도 싹싹하고 귀여웠는데. 치료할 이가 몇 개 더 남아 있지만 아무래도 그건 새로 옮긴 일터 근처에서 해야겠지?
월요일부터 새로운 직장으로 출근하고 있다. '일하고 있다' 라고 썼다가 '출근하고 있다'고 고쳤는데 그건 이번 주에 내가 한 일이 그다지 없기 때문이다. 이곳은 경희궁 바로 뒤쪽. 직장 건물 뒤로 난 수풀을 헤치고 올라가면 경희궁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첫날 그 샛길을 알곤 다음날 아침에 경희궁을 통한 출근을 시도했는데, 나름대로 운치를 즐기며 수풀을 헤치고 나가자 회사가 아닌 웬 가정집 같은 곳이 눈앞에 있었다. 길을 잘못 들었단 사실을 알고 난감 모드. 나는 심각한 길치라, 한 번 방향을 잘못 잡으면 그 다음엔 엉킨 실타래 푸는 것보다 더 어려워하기 때문. 다행히 많이 떨어진 곳이 아니라 무리 없이 잘 찾아왔다.
아직 세팅이 덜 되어 있어 노트북을 쓰고 있는 중. 종일 움츠러든 자세로 노트북을 쓰고 있으려니 어깨가 뻣뻣하다. 낮엔 너무 뻐근해 잠시 이 동네 골목을 걸어봤다. 오가는 사람도 별로 없고, 집들은 큼직큼직하고, 대사관이 곳곳에 숨어 있다. 첫출근한 날 회사 건물 옥상에 올라가서 주위를 둘러보곤 무척 흡족했다. 내가 좋아하는 광화문 부근이 한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난 장소에 애착이 강한 사람이라, 경관을 보자마자 이곳에 오길 잘했다고 생각해 버렸다. 게다가 아래를 내려다 본 순간 마침 고양이 한 마리가 여유롭게 흙위에 누워 등을 비벼대고 있었기 때문에 입이 헤 벌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이곳을 다니기 시작했다. 광화문이란 사실이 믿기지 않을만큼 조용하고 깊숙한 주택가를 아침 저녁마다 걷고 있다. 올 때마다 힘이 나던 거리를 매일 다닐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겠지.
그나저나 불만 두 개. 하나는 회사 근처 어느 집 지붕. 미술관 건물같은 현대식 건물과 시퍼렇게 번들거리는 기와가 너무 어울리지 않는다. 나름 퓨전이라고 우길 수는 있겠지만 영 생뚱맞은 게 아니다. 남의 집 지붕이 어떻든 신경쓸 필요야 없는 일이지만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하지만 더 뜨악한 건 높이 솟은 오피스텔들. 그곳들에 가려져 인왕산이 온전히 보이지 않는다. 굳이 인왕산을 다 보고싶어서가 아니라, 경복궁과 경희궁 사이에 인공위성 발사대마냥 솟아있는 그곳은 광화문 일대의 이물질이었다. 앞으로 그런 건물이 더 들어선다는데... 가앗 뎀.
월요일부터 새로운 직장으로 출근하고 있다. '일하고 있다' 라고 썼다가 '출근하고 있다'고 고쳤는데 그건 이번 주에 내가 한 일이 그다지 없기 때문이다. 이곳은 경희궁 바로 뒤쪽. 직장 건물 뒤로 난 수풀을 헤치고 올라가면 경희궁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첫날 그 샛길을 알곤 다음날 아침에 경희궁을 통한 출근을 시도했는데, 나름대로 운치를 즐기며 수풀을 헤치고 나가자 회사가 아닌 웬 가정집 같은 곳이 눈앞에 있었다. 길을 잘못 들었단 사실을 알고 난감 모드. 나는 심각한 길치라, 한 번 방향을 잘못 잡으면 그 다음엔 엉킨 실타래 푸는 것보다 더 어려워하기 때문. 다행히 많이 떨어진 곳이 아니라 무리 없이 잘 찾아왔다.
아직 세팅이 덜 되어 있어 노트북을 쓰고 있는 중. 종일 움츠러든 자세로 노트북을 쓰고 있으려니 어깨가 뻣뻣하다. 낮엔 너무 뻐근해 잠시 이 동네 골목을 걸어봤다. 오가는 사람도 별로 없고, 집들은 큼직큼직하고, 대사관이 곳곳에 숨어 있다. 첫출근한 날 회사 건물 옥상에 올라가서 주위를 둘러보곤 무척 흡족했다. 내가 좋아하는 광화문 부근이 한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난 장소에 애착이 강한 사람이라, 경관을 보자마자 이곳에 오길 잘했다고 생각해 버렸다. 게다가 아래를 내려다 본 순간 마침 고양이 한 마리가 여유롭게 흙위에 누워 등을 비벼대고 있었기 때문에 입이 헤 벌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이곳을 다니기 시작했다. 광화문이란 사실이 믿기지 않을만큼 조용하고 깊숙한 주택가를 아침 저녁마다 걷고 있다. 올 때마다 힘이 나던 거리를 매일 다닐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겠지.
그나저나 불만 두 개. 하나는 회사 근처 어느 집 지붕. 미술관 건물같은 현대식 건물과 시퍼렇게 번들거리는 기와가 너무 어울리지 않는다. 나름 퓨전이라고 우길 수는 있겠지만 영 생뚱맞은 게 아니다. 남의 집 지붕이 어떻든 신경쓸 필요야 없는 일이지만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하지만 더 뜨악한 건 높이 솟은 오피스텔들. 그곳들에 가려져 인왕산이 온전히 보이지 않는다. 굳이 인왕산을 다 보고싶어서가 아니라, 경복궁과 경희궁 사이에 인공위성 발사대마냥 솟아있는 그곳은 광화문 일대의 이물질이었다. 앞으로 그런 건물이 더 들어선다는데... 가앗 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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