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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8) 2007/11/02
  2. 정 떨어졌어 2005/10/27
  3. 이유 2004/05/16

낮에, 무슨 일에 대해 생각하다가 울컥해서
나도 모르게 "왜?" 라고 몇 번이나 외쳤다.  

왜! 왜? 왜? 왜!
 
그러고 보니 이 "왜?" 라는 물음
지금껏 많이도 던져 왔다.

왜 나를. 왜 나만. 왜 나에게. 왜 나는. 왜 너는. 왜 너를. 왜 너만. 왜 너희는. 왜 그들은.
왜 지금. 왜 그 땐. 왜 그런 말을. 왜 그런 짓을. 왜 그 곳에서. 왜. 왜. 왜. 왜.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해마다 여름이 오고 겨울이 올 때마다
엄마와 나는 이런 대화를 나눈다.

"아, 더워. 왜 이렇게 더워."
"왜 더운 지 몰라?"
"왜 더운데요?"
"여름이니까."

"아, 추워. 너무 추워."
"왜 추운 지 알아?"
"겨울이니까?
"그렇지."

계절마다 같은 대화가 반복되는 게 가능한 것은
저 문답이 꽤 재치 있다고 생각하는 엄마 덕분인데,
어쨌든 사실 내가 품는 의문들의 답도
이렇게 단순한 것일 수 있겠지.

- 왜?  - 사랑하지 않으니까.
- 왜?  - 일하지 않았으니까.
- 왜?  - 상황이 그랬으니까.
- 왜?  - 마음이 없으니까.
- 왜?  - 노력하지 않았으니까.
- 왜?  - 원하지 않으니까.
- 왜?  - 숨어버렸으니까.
- 왜?  - 재능이 없으니까.
- 왜?  - 내가 등신이니까.
- 왜?  - 다른 도리가 없었으니까.
- 왜?  - 성격이 그런 걸 어쩌겠어.
- 왜?  - 개새끼라 그랬던 거야, 잊어.

아아 이 단순하고도 잔인한 대답들아.
안다, 알아. 단순하게 생각하면 끝. 너무나 명쾌하다.
하지만 현실을 바로 보고 싶지 않은가 보다.
해답이 비교적 단순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가 보다.
누군가 내 문제를 단순하게 보려고 하면 화가 나는 것도 그런 까닭인 지 모르겠다.

에 또
이미 나온 답 자체- 에 대한 의문을 다시 갖게 되는 건 (궁상맞다)
물음을 잘 던진 건지- 질문 자체를 한 번 더 의심해 보는 건 (처연하다)
소용 없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외치게 되는 건 (말 그대로다. 소용 없다)
오래 전 썼던 글과 같은 이유에서일 지도. http://dodaeche.com/1012

하여간 그래서 나는 자꾸 묻고 또 묻는다. 나에게, 너에게, 친하지도 않은 이에게, 심드렁한 이에게,
나보다 답을 잘 알 리가 없는 이에게, 돈을 쥐어줘야 대답하는 이에게, 만만찮아 뵈는 머저리에게,
죽어서 대답할 수도 없는 이에게
왜. 왜. 왜. 왜.





2007/11/02 02:08 2007/11/02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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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7 02:42 2005/10/27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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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떤 행동을 왜 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게 되었을 때 느끼는 답답함. 이란.

밥을 먹는다거나 잠을 잔다거나 머리를 긁는다거나 하는 따위의 소소한 일들은 배가 고파서. 졸리기 때문에. 가려우니까. 등으로 명확한 이유가 따라 다니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문득 궁금해진 나의 행동과 생활과 ㅇㅇ등은. 도무지. 이유를 알 수 없겠으니까. 이유가 있어야 제맛인가. 라고 생각하려 해봐도 그게 잘 안 되니까. 이유가 없으면 허탈하니까. 그러니까. 갑자기 술이나 한 잔 하면 좋겠다.




2004/05/16 04:12 2004/05/16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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