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저는 쥐에는 아무런 악감정이 없었슴다. 남들이 '끔찍하다' '저런 넘이 테레비에 나온다니 어이가 없다' 고 몸서리를 치는 '미키 마우스'도 귀엽기만 했슴다. 발에 쥐가 나도 실실 웃었고, 어제는 쥐포를 두 개나 먹었죠.
그러나 오늘부로 쥐를 증오하기로 하였슴다..
저에겐 예전에 영진공 기사 쓸 때 사진 찍어 이용한 바 있는 '스크림3 라면'이 있었죠.
쇠고기면 포장지 마빡에 영화 홍보를 목적으로 '스크림3' 광고가 찍혀있는 라면이었는데, 제가 평소에 희한한 걸 모으는 관계로, 그 라면도 모아두기로 작정하였습니다.
포장도 안 뜯은 그 라면, 아무리 배가 고프고 돈이 없어도 먹지 않고 그저 회사 책상 아래 깊이 짱박아 두었는데...
쓰바.. 좀전에 자리 정리를 하다가 라면을 발견한 저는 경악을 금치 못 했슴다. 글쎄 라면 봉지 한 귀퉁이가 뜯겨져 있는 검다. 힘없이 들리는 텅 빈 라면 봉지.. 아아 전 그만 울어버렸답니다.
선명한 쥐의 이빨 자국은 저를 몸서리치게 하였고, 그 작은 구멍으로 면과 스프조차 깔끔히 꺼내간 행태에 봉지를 든 손가락은 가느다랗게 떨렸습니다...
이빨 자국이 있는 부분만 도려내고 껍데기라도 소장할까 하던 생각도 잠시, '쥐가 물었다'는 생각에 언능 버려부리고 화장실로 달려가 손을 벅벅 씻고 올라온 참임다.
봉지를 버리며 '이런 나쁜 자식들' '비열한 놈들' '평생 고양이 목에 방울 한 번 못 달아볼 놈들' 이라 욕을 해댔지만 저의 분노는 가시지 않는군요.
라면의 유통기한이 한참 지났기 때문에 쥐가 배탈이 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위안을 삼고 있지만.. 그 넘에게 복수를 하지 않고는 마음 편히 못 잘 것 같슴다.
어케 해야 처절한 응징이 가능할까요? 부디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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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쥐... 2001/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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