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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뾰족뾰족 2005/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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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운동신경이 둔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다.
중3 때 체육선생은 내가 뜀틀 앞구르기에 성공하는 모습을
단 한 번이라도 보고 싶다며 개별지도까지 시켰지만
그 분은 끝내 "안 해!" 를 외치며 포기하셨다.
하지만 나는 넘기도 힘든 뜀틀에 어째서 구르기까지 해야 하는 지
커리큘럼 자체를 납득할 수 없었다. -_-

하지만 초등학교 때 남들보다 잘 하던 두 가지 종목이 있었는데...
하나는 비공식 전교 배틀에서 우승한 적도 있는(자랑) 훌라후프 돌리기였고
또 하나는 나무를 타거나 담장을 넘는 것이었다.

어느 날 동네 친구들이 갖고 놀던 공을 어느 집 담장 안으로 넘겨 버렸다.
아이들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담장 넘는 것에 자신 있던 나는 망설임 없이 곧장 담을 탔고
그 집 2층 베란다에 안착하는 것엔 성공했으나...
담장 위 쇠꼬챙이에 오뎅처럼 찔려 버렸다.

찔리든 말든, 훌륭하게 담을 넘었다는 뿌듯함에 아래를 내려다보았을 땐
아이들이 그 집 초인종을 눌러 주인 아줌마에게 공을 돌려 받고 있었다...

그리고 이십년도 더 지나서. 이미 육중해진 몸으로
야근할 때마다 굳게 닫혀 있는 회사 주차장 담장을 넘곤 했는데
어느 날 밤도 변함 없이 담장을 넘다 떨어져 손목을 다쳤고
그 후로 몇 년은 왼손에 큰 힘을 주지 못했다.

결론은......
어린이 여러분, 담을 넘지 맙시다.



2005/08/25 21:06 2005/08/25 2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