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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걷다. 고마움. (6) 2007/03/21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산길을 걷다 돌아와 일하고
일 끝내고 나니 비가 오고 있어서 우산 쓰고 걷다 돌아와 쉬고
쉬다가 보니 비가 그쳤길래 다시 나가서 한참 걷다가 왔다.
마음이 어지럽다.
이젠 제법 많은 일에 '인생이란 원래 이런 거니까' 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은 많기만 하고
그런 일들은 다른 세상에서 갑자기 우리 옆으로 날아와 손목을 잡는다.
온종일 걸으면서 괴로움을 달랬지만
할 수 있는 건 온종일 걷는 것 뿐이라 괴로웠다.


주문한 CD들이 도착했다.
방에 앉아서 조용히 겉비닐을 뜯고 있자니
오늘 받은 CD들을 하나하나 차분히 듣는 데에도 제법 오랜 시간이 걸릴 듯 했다.
동시대 예술가들이 쏟아놓는 작품들을 따라가며 감상하는 것도 이렇게 벅차구나, 싶다.
그들도 다를 바 없이 생활에 지치고 버둥거리면서 살아갈텐데
이런 창작물을 계속해서 뱉어내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그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CD를 걸었다.
생면부지인 나에게, 단지 자기 음악을 듣고있다는 이유로
'우주는 사랑이야' 라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들이 고맙지 않으면...


2007/03/21 22:39 2007/03/21 2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