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에 해당되는 글 11건

  1. 연애 (3) 2008/11/19
  2. 일요일 (2) 2008/08/17
  3. (10) 2007/04/14
  4. 그냥 2007/01/06
  5. 새벽 2005/12/05
  6. 반짝이는 것 2005/07/29
  7. 바쁜 남자들 2005/07/14
  8. 그날 새벽, 언니의 이야기 2004/10/11
  9. 연애 2004/07/11
  10. 주절주절 2002/09/08
  11. 신데렐라.. 뽄드.. 사랑에는 국경만 없다? 2000/07/12


연애



너를 나에게
바느질하는 것.

한 땀 한 땀 너 를
내 심장에 박는 것 기억에 박는 것

헐거워지는 널 붙들어 실을 팽팽하게 잡아 당기고
떨어진 조각은 다시 깁는 것

어느 날 네가 단번에 뜯겨 나가 고통스러운 자리엔
바늘이 뚫고 지나간 흔적이 남는 것

네가 흘리고 간 살과 피를 남김 없이 주워
내 몸에 자꾸 기워 보는 것, 그러고도 황량히 남은
네가 없는 내 몸에 빈 바느질을 계속하는 것.




2008/11/19 02:43 2008/11/19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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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인 내게 일요일은 별 상관 없을 것 같은데 실은 그렇지 않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 내 클라이언트들은 일요일에 쉬고, 나는 그들의 일정에 맞춰 일하기 때문이다.
또 프리라서 출퇴근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실은 그렇지 않다.
요즘은 한달에 절반 혹은 그 이상을 이곳-홍대 앞- 사무실에 직접 나와서 일한다. 들어오는 일을 바로바로 처리하기 위해서. 그리고 의사소통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서.

그런 와중에 오늘 일요일은 집에서 일하려 했는데
일거리 하나를 사무실에 두고 온 바람에 그거 가지러 잠깐 들렀다.
큰 파일 몇 개가 웹하드에 올라가는 동안 커피 마시며 앉아 있다.

지하철엔 휴일답게, 살랑이는 치마를 입은 아가씨와 그녀의 애인들이 많이 타고 내리더라.
그들 눈엔 내가 어떤 사람으로 보였을까?
오늘 내 차림새론 아무리 좋게 봐줘도 휴일 오후 데이트하러 가는 아가씨론 안 보일 거고.
어디 지하철이 닿는 시장에 다녀오는 아줌마로 보이려나. 이런 생각을 하며
"나도 젊은이라규!" 외치고 싶었던 것이다. -_-

이래저래 연애, 패션, 꾸밈 이런 것들과 점점 멀어져 간다.
그렇다고 여유, 프로페셔널, 돈과 가까워지는 것도 아니여.
나는 대체 뭐가 되어가고 있는 거?




2008/08/17 16:43 2008/08/17 16:43
1.
어제 아침, 오정이 건 전화벨 소리에 일어났다.
딸랑 한 학기 남겨둔 상태에서 등록금 내는 걸 잊어 제적됐단다.
자퇴하면 다음 학기에 바로 재입학할 수 있지만
제적되면 2년을 쉬어야 하는데, 오정 나이 올해 서른.

야 어쩌려고 그랬어 이게 뭔 일이여 학교는 찾아가봤냐
등록금 하루 늦었다고 구제 안 해준대냐 너무하네
막 흥분하고 있었는데

뻥이란다. 친구들 왜 이래 진짜.

아무튼 여차저차 고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인데
오정이 말한 여러 일화들 중 가장 심금을 울린 것은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을 하도 늦게 반납한 바람에
2011년 2월 16일까지 대출 금지되었다는 이야기.


2.
이젠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아주 가끔
예전 일을 떠올리게 하는 무언가를 접하면 눈물이 찔끔 나곤 한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바늘에 찔려서 안 아픈 사람 없는 법이지' 라고 생각하며
감상의 늪으로는 빠지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일단 발을 들여놓으면 또 얼마나 괴로울 것인가
너무 잘 알고 있다. 자처하고 싶지도 않다.


3.
뚜렷한 소속이 없다보니 '에라 모르겠다,
뒤돌아 보지 말고 지금 이 길로 고고씽~' 하는 생각도 할 수 없고
진로에 대해서 이런저런 고민 중이다.
2년 전만 해도 서른 살이 되어서까지 이렇게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어떻게든 올해는 쐐기를 박고 싶은데
벌써 올해의 1/3이 가고 있구만.


4.
작년이 쌍춘년이라고 결혼을 많이들 했다던데
내 주위엔 올해가 대박이다. 봄에만 다섯쌍이네.
오늘 1시와 2시에 식들이 있다.
다행히 삼각지-이태원 코스(?)라서 이동하기 좋겠다.

지난 달엔 어쩌다가 초등학교 동창의 전화번호를 발견하고
무려 몇 년만에 전화했더니, 바로 다음날 결혼을 한단다.
이제- 문득 생각난 친구에게 안부를 물으면
결혼소식을 듣게 되는 나이인가, 란 생각이 들었다.


2007/04/14 01:24 2007/04/14 01:24
1.
남의 취향을 비웃는 건 좋지 않다.
냉소는 그럴 때 쓰라고 있는 게 아니다.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있는데도 종종 그렇게 되곤 해서, 그럴 때마다 '너 이게 무슨 개수작이냐' 라며 스스로를 꾸짖곤 한다.


2.
일이 좀 안 풀린다. 일정도 그렇지만 요 며칠 계속 심란하구나. 연말부터 사람들과의 관계가 자꾸 어긋나는 것 같기도 하고. 내 탓인 게 분명해서 미안한데 어떻게 사과해야할 지 애매해서 망설이는 일도 있고, 내가 뭘 잘못했는지 알 수 없어서 난감한 경우도 있고. 다 신경 끄고 집중해서 일만 하기에 나는 너무 심약하다.


3.
처음 만난 자리에서 말을 놓거나, 바로 '언니 오빠'가 되어 팔짱 끼고 친한 척 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회사 다니면서 만난 많은 동갑내기 혹은 연하 동료들과도 누구누구씨 아니면 누구누구 선배, 하고 불러왔다. 지금까지 말을 놓고 서로 이름만 부르며 지낸 동료는 또래 세 명 뿐. 그나마 그 중 둘은 퇴사 후에야. 하지만 지내다 보면 속으로 '이 사람하고는 그냥 존대나 격의 없이 지내도 좋겠다'란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그래도 그런 말을 입밖으론 꺼내지 못하고 꿀꺽. 어느날 갑자기 말을 놓기엔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기 때문이기도 하고. 생각해보면 어릴 때부터 나는 애교나 살가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나를 우스꽝스럽게 만들어서 웃기는 짓은 잘했지만. 헤어진 남자친구 하나는 심지어 '넌 애교는 없는데 유머는 역대 최고'란 말을 남기기도 했다. 아무튼 알게 된 지 얼마 안 된 사람이 너무 가까이 다가오며 들이대면 난 좀 당황스러워서 오히려 뒤로 빠지게 된다. 나중에 늙고 외로워지면 '망할 년, 복에 겨운 소릴 하고 앉아 있었구나. 지금 이렇게 쓸쓸한 건 다 네 탓이야!' 라며 자책하게 될까. 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지금도 나에게 막 들이대며 친해지고 싶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4.
올해로 서른 살이 되었다. 서른 살이 된 기념으로 이십대를 돌아보는 글이라도 쓸까, 하다가 관뒀다. '자, 스무 살부터 떠올리자. 요이- 땅!' 했으나 스무 살에 한 건 연애. 이십대 초반에도 중반에도 후반에도 연애, 연애, 연애. 분명 허구헌날 연애만 하며 산 건 아닌데. 다른 일도 많이 했고 혼자인 날도 많았는데 기억이란 왜 이렇게 편협한 것이냐. 어쨌든 연애하며 빛나는 순간들이 당연 있었으나 그에 따라오는 떠올리기도 싫은 안 좋은 기억들 하며. 이걸 지금 글로 정리해둔들 무슨 소용이냐 싶어 관뒀다. 그렇게 감성적인 접근이 아니라 연애를 하며 얻은 객관적인 무엇들을 떠올려보려 했지만 'A 때문에 입에도 못 대던 생선회를 먹기 시작했지. 순대전골과 육회, 육포는 B 때문에. C 때문에 랍스터와 과메기를 먹어보았다-' 같은 순 음식 사연 뿐. 관뒀다.



2007/01/06 20:52 2007/01/06 20:52
1. 잠들었다가, 자동차 소리에 눈을 떴다. 청소차가 지나가나 보다 했는데 계속 머물러 있는 시동 소리에 이어 드극드극, 눈 치우는 소리. 새벽에 눈 치우러 다니는 분들이 있구나. 물을 한 잔 마시며 생각난 건 조금 전에 꾸었던 이모네 가족 꿈. 이모는 내가 쌀쌀맞기 짝이 없는 못된 어린아이였던 적에도 나를 마냥 예뻐해주곤 하셨다. 이모네에 좋은 소식이 있다고 엄마가 말씀하셨는데. 낮엔 전화를 해야겠다.


2. 매일 컴퓨터를 잡고 있으니 손가락 마디가 아프다. 열심히 주물러 줘야지. 나처럼 손가락 신경통 앓는 사람들이 꽤 있겠지?


3. 며칠 전 귀가길에 탄 지하철 막차 안. 내 앞에 선 양복 입은 회사원 아저씨. 술이라도 한 잔 걸친 듯 불콰한 얼굴은 이틀 전부터 배우기 시작한 독일어 회화 테이프라도 듣는 듯한 심각한 표정인데, 정작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던 음악은 '♬짠짜짜짜짜- 분홍의 립스틱을 바르겠어요~!'. 얼굴이 마주친 순간 실없이 웃었다. 당황해서 고개를 숙이고 읽던 책을 계속 읽었지만 음악 소리는 여전히 들려오고. 잠시 후 나도 모르게 따라 부를 뻔 했던 위기의 순간.


4. 엊저녁엔 친구에게 전화가 왔는데, 이미 애인이 있는 친구를 좋아하게 된 한 남자가 열심히 방황중이다. 친구는 그 남자 자체를 인간적으로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뭐랄까 현재의 연애를 그만두고서라도 만나고 싶다 라는 매력을 느끼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러면 그 남자가 자신의 이미지를 섹시하게 바꿀 수 있는 한 방을 보여주지 않는 한은 더 이상의 판도 변화는 없는 거 아닐까.

사람 좋아하게 되는 거 자기 마음대로만 되는 것도 아닌데 아무튼 불쌍하게 된 그 총각아. 나도 한 동안 관심 갖던 사람이 있었지만 그쪽에선 별 반응이 없더란 말입니다. 내가 어쩔 수 없이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던 것처럼, 그 사람도 어쩔 수 없이 나랑 사귈 수는 없는 모양이더란 말입니다요. 그러니 나와 함께 묵묵히 마음을 접어 종이배처럼 흘려 보냅시다. 우리만 그러는 게 아니에요. 가끔씩 이유 없이 하수구 막히고 그러는 거, 윗집 아랫집 옆집에 사는 필부필부들이 매일 밤 종이배를 흘려 보내 그런 거라구요. 그리고 조용히 시나 한 편 낭송하는 걸로 깔끔하게 마무리합시다.

"찔러도 대답 없는 이름이여, 꼬리 치다 내가 죽을 이름이여!"




2005/12/05 07:35 2005/12/05 07:35
그저께 모처럼 쏟아지는 비를 보고 있자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어.
그러니까 예전에- 내가 스무 살 스물 한 살이던 땐 비를 맞는 걸 그다지 꺼리지 않았어.
오히려 비가 오면 눈 오는 날 강아지처럼 거리를 뛰어다닌 적도 여러 번이고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비가 오면 달려나가 춤을 춘 적도 있었지...
비가 와도 깔깔 비를 맞아도 깔깔.
전생에 목석으로 살았다가... 이 생에선 오로지 사랑하려고 환생한 사람처럼
쉽게 마음 주고 쉽게 상처 받고 늘 열병을 앓으며 울기도 많이 울었지만

사람 사는 모양을 이십 대 전반과 후반으로 정확히 나눌 수는 없겠지만
나는 이제 그 때의 나와 다르지 않지만 달라.
다음 날 지장이 있을까봐 평일엔 술을 마시지 않고
찝찝한 게 싫어 오는 비를 일부러 맞는 일은 하지 않는데다가
지갑엔 가까운 편의점에 달려가 우산 살 정도의 돈은 언제든 있어.
언젠가 나는 내가, 상처를 치유하며 한 단계씩 성숙하지 못하고... 그냥 다 끌어안고 어느 틈에 자라버렸다고 한 적이 있는데,
그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다 자랐다고 숨돌리고 있는 동안에도 나는 계속 달라지고 있더군.

안 지 얼마 안 됐어.
누군가 그 동안 내게 어떤 짓을 했던 건지 사실을 알게 되고는
당장 달려가겠다고 난리법석을 떨다가 주저앉아 펑펑 울고 말았어.
내 이십 대를 온통 휩쓸고 지나간 그는 결국 단지 바람둥이일 뿐이었거든.
참 간단하게도.
그러고 보면 간단해서 더 힘들었던 일이 많았던 것 같아.
대학 불합격은 전화 ARS의 차가운 목소리로 간단하게 확인했고
이력서를 넣은 회사에선 간단하게 연락을 주지 않았고
전날 밤까지 노래를 흥얼거리며 멀쩡하던 아버지는
다음 날 아침 갑자기 쓰러져 간단하게 돌아가셨지...

그래서, 그가 미운 것은 둘째 치고
그 때문에 우울했던 내 이십 대가 무척 초라하게 느껴져서 견딜 수가 없었어.
그의 간단한 사랑 때문에 쓴 글과 그린 그림과 흘린 눈물과 가슴 치며 보낸 시간이 모조리... 너무나 초라해보였거든.
하지만 하나하나 떠올려 보면
그 자식이 아니더라도 내겐 빛나는 것들이 많았으니까, 이젠 괜찮아.
그리고 앞으론 다른 사람을 만나 사랑할 거니까,
인생 길게 보면 그 자식의 비중은 아무것도 아닌 게 될 테지.
그저, 그래 넌 평생 그렇게 엿이나 전자렌지에 돌려 먹어라, 하고 욕이나 해주고 싶어.

저기, 반짝이던 예전 그 때처럼은
그 때처럼은 꼭 같이 살 수 없다는 걸 알아.
하지만 앞으로도 빛나는 무언가가
하나쯤은 주머니에 들어있지 않을까.
두고두고 들여다 보며 흐뭇해하고
가끔은 눈물 날 만큼 찡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나는 제발
그럴 거라고 믿고 싶어.




2005/07/29 22:48 2005/07/29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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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14 21:00 2005/07/1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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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를 보면 미영아, 쉽게 연애하고 쉽게 결혼해서 별 문제없이 잘 사는 사람들이 있어. 어, 네 주위에도 있지? 그래, 그런 사람들을 보면 사랑하며 살아가는 건 정말 쉽고도 평탄한 일로 보여. 그런데 내 주위 사람들은 그렇지 않아. 다들 비명을 지르는 연애를 해. 가슴이 너덜거리도록 온통 찢어져서, 어쩔 줄 모를만큼 괴로운 연애를 해. 나도, 너도, 다른 친구들도. 왜 그래야 하는지 알 수가 없어. 그렇게 쉽게쉽게 사랑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는데 말야. 난 그걸 알 수가 없어..."




2004/10/11 02:39 2004/10/11 02:39
연애란 건 서로의 식성을 바꾸는 것 정도의 일밖에 되지 않는 것일까

라는 글을 쓰고 있다. 거창한 글은 아니지만.

화장실에나 다녀와야겠다.

요즘은 비가 계속 온다.




2004/07/11 23:30 2004/07/11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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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결혼의 계절,
올 가을(짧게 잡아 9, 10월 두 달이라 쳐서) 결혼하는 커플이
내 주위에서만 6쌍이다.

어제도 나는 결혼식에 다녀왔는데
내가 결혼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친척집 결혼식인데
이제는 식장 다니는 것도 지쳤다며
남방에 운동화 신고 다니러 간 딸네미의 모양새가
그리 폼나지 않았음에 심란하셨던 건지
아니면 생일이 나보다 불과 몇 달 빠른 사촌언니가
다음 달에 결혼하기 때문인지...

이른 오후 예식장을 빠져나와
종일 거리를 헤매다 돌아온 딸에게
어무닌 누구와 데이트하고 온 거냐며 내심 떠보시다
내가 여인과 함께 있었다는 것에 실망하신다.
'내일은 공연 보러 간다' 는 딸의 말에는
'누구의?' 가 아니라 '누구랑?' 을 궁금해하시고
'ㅇㅇ언니랑' 이란 나의 대답에
데이트 좀 하고 다니라는 한 말씀.
어릴 땐 남자(군인 포함)랑은 펜팔도 못 하게 하시더니,
이제 얘가 혼자 늙어죽진 않을까 걱정이 되시는 듯..

어무니, 딸의 '좋~을' 때는 이미 가버렸어요.
아는 분이 그러는데요,
이 나이면 남자든 여자든
괜찮은 물건은 이미 다 팔려나갔대요.
재고품인 처지에 노력은 또 못 하겠어요.
이제 남자에 대한 환상도 없구요 어무니,
연애에 대한 기대도 안 해요.
찾아헤매는 것도 기다리는 것도 귀찮아요.
어릴 때부터 조숙했던 어무니의 딸은
여전히 조숙해 이 나이에 벌써 아줌마가 된 거예요...

그래요 뭐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긴 했는데
가수예요 어무니. -_-
오빠 오빠 하는 빠순이가 되어버린 거예요.
어무니, 저는 오늘처럼 햇빛 좋고 바람 좋은 일요일에
키크고 잘생겨서 "장모님 절 받으십시오!" 라고 외치는
어무니 상상 속의 사위를 만나는 대신
노래하는 그를 보며 꺅꺅거리러 가요 -_-
사진 찍어서 보여드릴게요 그리고

CD에 싸인도 꼭 받아올게요...
어무니 죄송해요 ㅠ.ㅠ



2002/09/08 07:36 2002/09/08 07:36
어제.. 비도 추적추적 오는데 인사동으로 나갔다. 교수님 한 분의 초복 맞이 비상소집..-_-; 1차에서 2차로.. 2차에서 3차로.. 3차에선 4차로..

나는 4차로 넘어가기 전, 12시가 되면 구두가 벗겨지는 신데렐라라는.. 씨도 안 먹힐 뻥을 치고 도망쳤지만.. 쩝.

비가 오는데 자꾸 걸어서 그런가.. 아님 괜히 신데렐라 구두가 어쩌구 운을 떼어서일까... 2차 집에서 갑자기 끊어지는 샌들 끈 하나.. 아아아아아.. 이대로 집에 갈 수는 없다고 울부짖는 나를 보던 우리반 아자씨 한 분.. 뛰어나가신다.. 술 잡수시다 워디로 갔을까 다덜 궁금해했다..

이윽고 들고 오신 건 강력본드 하나.. 워어어어.. 비오는 인사동 밤거리에서 뽄드 파는 집을 찾아내시다니.. 감격해서 받아들고 샌들을 집었다..

아자씨.. 내가 꼬물거리는 꼴을 못 보겠다며 당신이 해 주시겠댄다.. (그분은 문구점을 하시는 분인데) "일루줘, 내가 문구점이라 이런 건 내 전문이야" (나는 시답잖은 미대생인데) "저는 공예과임다!" -_-;

사실.. 남의 신발을 잡고 뽄드냄새를 맡으시도록 할 순 없었다. 사다주신 것만 해도 죄송한데.. 그래서 실랑이 끝에 뽄드를 내 손에 거머쥐었다.

잠시 후..

"야! 진짜 잘 붙는다!"
"그치?"
"허걱..."
"왜 그러냐?"

-_-;; 오옷.. 샌들 끈은 너무나 잘 붙어있었다.. 그러나... 내 손가락들도 다정히 붙어있었다..ㅠ.ㅠ


교수님까지 계신 술자리에서 신발 들고 샌들끈을 붙이는 작업을 하는 모습도 보기 어려운 것이거늘.. 손가락을 붙이는 묘기까지.. 모두덜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었다...-_-;

의견이 분분하다.. 지금 당장 떼어야 한다는 의견부터.. 마를 때까지 기둘렸다 떼어야 한다는 얘기까지.. 오고가는 술잔들과 상관없이 나는 손가락을 떼고 있었다..

"햐아..."

얼마 후 조금씩 움직여 떼어낸 나으 손가락들.. 다행이다 생각했지만 아직 고비는 남아있었다.. 떨어져서 각각의 손가락으로 돌아오긴 했되.. 손바닥이 쫙 펴지지 않았다.. 마디마다 잔액이 남아있던 것이다..

ㅠ.ㅠ 웅크린 내 손.. 자꾸 움직여가며 떼어낸 탓에.. 그 집을 나올 때 즈음 많이 펴져 있었다.. -_-;





그건 그렇고.. 어제 어떤 얘길 하나 들었는데.. 어느 분이 그러더군.

"사랑엔 국경만 빼고 다 있다니까!"

...사랑엔 국경도 없단 말을 그렇게 달리 얘기하시더군.. 그 얘길 들으며 아,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사랑엔 국경도 없다.. 사랑엔 국경만 없다.. 나머진 있다..

쩝.. 그런 얘길 들으면서도 완강히 부인하지 못 하던 나.. 역쉬 오리지날 사랑은 할 수 없는 건가.. 나 역쉬 속물인가.. 사랑엔 정말 국경만 빼고 다 있을까.. 그렇게 가려야 하고 지켜야 할 게 많이 있을까.. 아니 그렇다기 보단 그 기준이 엄격한 걸까.. 넘기엔 많이 힘든 것일까.. 뭐 이런 생각이 자꾸 꼬리를 물어서.. 쩝..




이어서 드는 의문 또 하나.. 나와 너무나 닮은 사람을 만나면 어떤 기분이 들까.. 닮은 게 좋고 너무 편하다는 친구부터.. 자신과 너무 닮았다는 걸 알고 그게 싫어 떠났다는 친구까지.. 내 주위엔 모범답안이라 할만한 예시가 없다.. 모두 각양각색.. 지네 꼴리는 대루다..

그럼 역쉬 내가 직접 경험해야 아는 건가..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예전에 읽은 먼지앉은 책이 눈에 띄어 집어드니 거기서는 연애엔 연습이 없으니 한번 경험해봐야지 라는 생각은 집어치우랜다...-_-;





모르겠다.. 나는 앞으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내게 있어 자유라는 게 어떤 개념인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긴 하지만.. 나를 지배하고 있는 온갖 사상으로부터 벗어날 날이 올 수는 있을까... 어렴풋이나마 정의내리고 있는 그 자유라는 거.. 어차피 또 내 편의에 의해 기준이 바뀌겠지만..

사랑에 국경만 빼고 다 있는지.. 닮은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될지.. 나는 언제쯤 자유로울 수 있을까 자유로움의 기준은 어떤 걸까 등등... 상황이 닥치면.. 내게 맞추어 달라지겠지.. 고무줄로 만든 줄자처럼.. 지금 잠 안 자고 생각하는 게 소용있을까? 쩝...




2000/07/12 16:49 2000/07/12 1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