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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성북동 개들 2004/10/31
쌀집 개 몽실이. 주인 아줌마가 애지중지 어쩔 줄 몰라하며 사랑하는 개. 제법 작지 않은 몸집인데도 아줌마는 몽실이를 안고도 다니고 업고도 다닌다. 낯을 안 가려 누가 다가가도 꼬리를 흔들며 달려드는 등 애교 만점. 얼마 전 새끼를 네 마리나 낳았는데, 한 번만 보자고 몽실이에게 사정해도 절대로 보여주지 않고 컹컹 짖으며 경계한다.

길 건너 이름 모르는 개. 내가 이름 붙인다면 빠삐용 쯤 되려나. 그 집 아줌마가 대문을 잠시라도 열어두면 득달같이 달려 나간다. 탈출했다 붙잡혀서 끌려 들어가는 광경을 본 게 벌써 여러 번. 우리 회사 직원이 잡아서 넣어준 적도 있다. 베란다에 나가 있으면 종종 "들어가!" 라 외치는 아줌마의 애정 섞인 외침이 들려온다. 틈만 나면 기를 쓰고 탈출하려 애쓰는 녀석을 보고 있으면 웃음이 나기도 한다.

제일 불쌍한 옆집 개. 저번에도 이 개에 대해 쓴 적이 있지만, 그 집 사람들은 대체 개를 키우는 건지 마당 한 쪽에 바위를 갖다 놨다고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다. 화분을 키워도 그것보단 정성을 쏟겠다 싶다. 베란다에 서면 본의 아니게 그 집 마당이 내려다 보이는데, 오고 가는 그 집 사람 누구도 그 개를 쳐다보는 꼴을 못 봤다. 그래도 녀석은 집주인이 차를 끌고 들어올 때면 차고문이 열리는 순간부터 꼬리를 흔들고 목이 찢어져라 짖어대며 열렬히 환영한다. 주인이 마당에 들어서면 한 번만 봐 달라고 난리를 치지만, 주인은 결코 쳐다보는 법 없이 무심하게 현관에 들어선다.

처음엔 개 자체를 싫어하는데 집이나 지키라고 키우는 건 줄 알았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그 집에 새로운 개가 등장했는데, 결코 예쁘다고 할 수 없는 새끼 강아지를 마당이 아닌 집안에 들여 놓았다. 그리고 가끔씩 그 개와 함께 주인 부부가 마당에 나와 활짝 웃으며 얼르고 달래고 난리도 아니다. 그 때도 원래 있던 개는 아우성을 치지만, 그들은 그 개 쪽으론 얼굴도 돌리지 않는다. 그런 모습을 보며 혀를 내두른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나는 속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잔인한 인간들이라 욕한다. 아무튼 원래부터 짧은 줄에 매여 하루종일 빈 마당만 응시하는 그 개를 보며, 우울증에 걸린 것은 아닐까 걱정했는데, 새로운 개가 등장한 후부턴 종종 늑대처럼 우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거지같은 옆집 사람들. 나는 그들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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