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창완, <열두 살은 열두 살을 살고, 열여섯은 열여섯을 살지>.
"미리 알 수 있는 것 하나 없고 후회 없이 살 수 있지도 않아.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지만... 다 겪어 봐야 알 수 있는 게 있지."
2. 이소라, 7집 9번 트랙.
"나는 알지도 못한 채 태어나 날 만났고, 내가 짓지도 않은 이 이름으로 불렸네.
세상은 어떻게든 나를 화나게 하고, 당연한 고독 속에 살게 해.
나는 알지도 못한 채 이렇게 태어났고, 태어난 지도 모르게 그렇게 잊혀지겠지.
존재하는 게 허무해 울어도 지나면 그뿐. 나대로 가고 멈추고 풀었네.
세상은 어떻게든 나를 강하게 하고, 평범한 불행 속에 살게 해."
3. 최규석.
연초부터 감기 몸살에 걸린 친구에게 <습지생태보고서>를 빌려주면서, 그 참에 나도 다시 읽었다.
최규석은 굉장하다. 그간 다른 만화가들의 다음 작품이 막연히 기대된 적은 있었어도
그 작가가 나이듦에 따라 어떤 작품을 그려낼까 기대된 적은 없었는데
최규석에겐 그런 기대가 든다. 이십대에 이십대로서의 <습지생태보고서>를 그려낸 그이가
마흔이 되고, 쉰이 되면 어떤 만화를 그리게 될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4. 감기.
날이 춥다. 몸도 춥고, 맘도 춥다.
주위에 감기 걸린 이들이 몇 있지만 용케 옮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확연히 감기 기운이 느껴지는 게, 맥아리가 없다.
맥아리 없는 게 감기 때문인지 맥아리가 없어서 감기가 찾아온 건지
감기가 찾아와도 생기는 잃지 않을 수 있으니 감기와 별개로 맥아리가 없는 건지
모르겠지만 여하간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그저 깊은 잠을 자고 싶다.
5. 괜찮다고 하지만 눈처럼 쌓이는 일들.
괜찮다고 하지만 눈처럼 쌓이는 일들이 있다.
나뭇가지는 눈이 오자마자 바로 부러지는 게 아니다.
쌓이고 쌓이는 눈의 무게를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때 부러진다.
가지를 부러뜨리는 건 마지막 작은 눈송이 하나가 아니라
그동안 쌓여있던 눈 모두인 거지. 그걸 생각하지 않으면
갑자기 부러지는 가지를 이해할 수 없다.
그렇듯 "괜찮다"고 할 때의 내 마음은 거짓이 아니다.
지금은 괜찮아. 견딜만 해. 하지만 이 다음에 언제 무너질 지 나는 몰라...
6. 이성으론 이해하지만 겪으려니 곤란한 일.
머리로는 충분히 이해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내가 겪으려니 곤란한 일들.
7. 지점
상대방의 호의나 배려를 당연하게 여기게 되는 지점이 있다.
여긴다기 보다, 의식하지 않게 되는 지점이라고 하자.
하지만 당연하게도, 사실 당연한 것은 별로 없어.
그걸 잊으면 안 돼.
8. 마음.
마음이 허허로워 난처해 하다가, 시집 몇 권을 주문했다.
읽고나면 마음이 채워질까. 부디 그랬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이렇게 무언가로 마음이 채워지면 좋겠다는 바람 한 편
나는 자꾸 마음을 깊이 파내고 싶기도 하다.
할 수 있는 데까지 깊이 파고 들어가서
나는 그 안에 숨어 살고, 파낸 마음은 어디 깊은 산골짜기에 버려 버리면 좋겠어.
…………
내가 직접 가긴 귀찮으니까 택배로 부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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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몹시 보고싶었어. 마감 어제 끝나? 난 준비되어 있어.
요새 이소라가 드디어 들리기 시작,
마침 좀전에 9번 트랙을 듣고 흠칫했는데 여기서 보고 또 깜짝.
시집 뭐 샀어? 좋으면 나도 추천해줘.
(난 거의 황인숙만 읽는다우.)
마감은 이번주로 끝나. 다음주 수요일(영진공 모임이 언제지? 암튼 그날) 빼곤 다른 날 다 좋아. 앨리스 스케줄에 맞출게.
시집은 고전들을 사서 자기는 아마 다 봤을 거 같어. 한 권은 신작인데, 서점에서 넘겨보다가 제대로 읽고 싶어서 주문했지. 그 책은 자기한테도 선물하고 싶다. 제목은 아직 비밀. ㅋㅋ
7번.
나도 잊지 않을테니 제발 세상 사람들 다 잊지 말아줬으면 좋겠을 ㅡ
흐흐 그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