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그러니까 중학교 마지막 겨울방학 즈음, 친구와 함께 노량진에 있는 청탑학원에 두어 달 다닌 적이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일 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단과학원에선 이런 수강증을 나눠주어 출입할 때 확인했던 기억이.
그 때 같은 수업을 듣던 모르는 여자아이는 나를 종종 째려보곤 했는데, 영문을 알지 못한 나는 그 아이를 좋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보니 그 아이가 떡하니 같은 반에 배정되어 있는 것이라. 그런데 나중에 가까워진 후 이 얘길 했더니 자기는 나란 아이가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그러니 째려본 적도 없었는데 오해를 한 모양이구나 라고 이야기했다.
다른 말이지만, 고2 때부터 내리 같은 반이었지만 2학년 땐 서로 소 닭 보듯 하던 사이였다가 고3 때부터 지금까지 누구보다 친한 벗으로 지내고 있는 서지 역시 나를 중학교 때부터 알았다고 한다. 서지 말로는 중학교 때 나와 같은 독서실에 다녔는데, 화장실 등에서 마주칠 때마다 내가 자기를 '멍청하게 넋 나간 눈'으로 째려보고 지나가서 그 때마다 몹시 불쾌했다나 ㅎㅎ. 그런데 정작 나는 서지를 본 기억조차 없으니.
이런 일들을 겪으며 생각했던 것 같다. 누가 날 싫어하는 듯 보여도 괜히 넘겨짚기부터 하지 말고 뭔가 오해가 있겠거니 하고 생각하자고. 그런데 이런 생각, 살면서 꽤 많은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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