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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료 급여기 (4) 2007/08/28

사람들이 애완동물 기를 때 쓰는
사료 급여기란 것이 있다.
밥 줄 때가 되면 자동으로, 정해진 분량의 사료가 떨어지는 거다.

문득 직장인 시절의 생활을 떠올리다가
매달 받은 월급이 저 사료 급여기와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다.

프리랜서 생활을 하면서는
내가 일한 만큼만 돈을 벌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직장인에 비해  
프리랜서가 정당한 소득을 얻는 거라 할 수는 없지만

그러니까 이런 얘기다.
매달 정해진 날짜에 꼬박꼬박 돈을 받던 시절에 비해
지금은 뭐랄까 사냥하여 살아가는 기분이랄까.
먹이가 언제 어떻게 생길지 모르니
다람쥐가 도토리 묻어두듯 일단 비축해놓고 봐야 한다.

그러다보니 전에 비해 돈 쓰는 것에 민감해졌다.
맘에 드는 물건이 있어도 좀 비싸다 싶으면 후덜덜이다.
작년에 한창 손톱 깨무는 버릇을 고치려고
네일샵에 드나들다가 거기에 재미를 붙였는데
이젠 차마 가질 못하겠다. 그 돈이 얼만데... 생각하면 후덜덜이라  
내가 팁 사서 붙이고 정리하고 그런다 요즘은.
 
오늘 내일 이렇게 이틀- 한시적으로는
어느 갤러리 겸 까페에서 알바를 뛰게 되었다.
여기서 나는 시간당 얼마, 를 받는다.
그러니 이 돈을 어떻게 막 쓸 수 있으랴.
좀전엔 내일 하루 출장 취재 알바를 할 수 있냐는 연락이 왔는데
당장 해야 할 다른 일 때문에 거절했으나
그게 그렇게 아쉽다 엉엉.

이제 나에겐 저 친절한 사료 급여기가 없다. 는 사실을
절실히 느끼는 요즘이다.
진작 알뜰히 좀 살았다면 좋았을텐데.
아 돈이 뭔지 것 참.

2007/08/28 11:52 2007/08/28 1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