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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데렐라.. 뽄드.. 사랑에는 국경만 없다? 2000/07/12
어제.. 비도 추적추적 오는데 인사동으로 나갔다. 교수님 한 분의 초복 맞이 비상소집..-_-; 1차에서 2차로.. 2차에서 3차로.. 3차에선 4차로..

나는 4차로 넘어가기 전, 12시가 되면 구두가 벗겨지는 신데렐라라는.. 씨도 안 먹힐 뻥을 치고 도망쳤지만.. 쩝.

비가 오는데 자꾸 걸어서 그런가.. 아님 괜히 신데렐라 구두가 어쩌구 운을 떼어서일까... 2차 집에서 갑자기 끊어지는 샌들 끈 하나.. 아아아아아.. 이대로 집에 갈 수는 없다고 울부짖는 나를 보던 우리반 아자씨 한 분.. 뛰어나가신다.. 술 잡수시다 워디로 갔을까 다덜 궁금해했다..

이윽고 들고 오신 건 강력본드 하나.. 워어어어.. 비오는 인사동 밤거리에서 뽄드 파는 집을 찾아내시다니.. 감격해서 받아들고 샌들을 집었다..

아자씨.. 내가 꼬물거리는 꼴을 못 보겠다며 당신이 해 주시겠댄다.. (그분은 문구점을 하시는 분인데) "일루줘, 내가 문구점이라 이런 건 내 전문이야" (나는 시답잖은 미대생인데) "저는 공예과임다!" -_-;

사실.. 남의 신발을 잡고 뽄드냄새를 맡으시도록 할 순 없었다. 사다주신 것만 해도 죄송한데.. 그래서 실랑이 끝에 뽄드를 내 손에 거머쥐었다.

잠시 후..

"야! 진짜 잘 붙는다!"
"그치?"
"허걱..."
"왜 그러냐?"

-_-;; 오옷.. 샌들 끈은 너무나 잘 붙어있었다.. 그러나... 내 손가락들도 다정히 붙어있었다..ㅠ.ㅠ


교수님까지 계신 술자리에서 신발 들고 샌들끈을 붙이는 작업을 하는 모습도 보기 어려운 것이거늘.. 손가락을 붙이는 묘기까지.. 모두덜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었다...-_-;

의견이 분분하다.. 지금 당장 떼어야 한다는 의견부터.. 마를 때까지 기둘렸다 떼어야 한다는 얘기까지.. 오고가는 술잔들과 상관없이 나는 손가락을 떼고 있었다..

"햐아..."

얼마 후 조금씩 움직여 떼어낸 나으 손가락들.. 다행이다 생각했지만 아직 고비는 남아있었다.. 떨어져서 각각의 손가락으로 돌아오긴 했되.. 손바닥이 쫙 펴지지 않았다.. 마디마다 잔액이 남아있던 것이다..

ㅠ.ㅠ 웅크린 내 손.. 자꾸 움직여가며 떼어낸 탓에.. 그 집을 나올 때 즈음 많이 펴져 있었다.. -_-;





그건 그렇고.. 어제 어떤 얘길 하나 들었는데.. 어느 분이 그러더군.

"사랑엔 국경만 빼고 다 있다니까!"

...사랑엔 국경도 없단 말을 그렇게 달리 얘기하시더군.. 그 얘길 들으며 아,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사랑엔 국경도 없다.. 사랑엔 국경만 없다.. 나머진 있다..

쩝.. 그런 얘길 들으면서도 완강히 부인하지 못 하던 나.. 역쉬 오리지날 사랑은 할 수 없는 건가.. 나 역쉬 속물인가.. 사랑엔 정말 국경만 빼고 다 있을까.. 그렇게 가려야 하고 지켜야 할 게 많이 있을까.. 아니 그렇다기 보단 그 기준이 엄격한 걸까.. 넘기엔 많이 힘든 것일까.. 뭐 이런 생각이 자꾸 꼬리를 물어서.. 쩝..




이어서 드는 의문 또 하나.. 나와 너무나 닮은 사람을 만나면 어떤 기분이 들까.. 닮은 게 좋고 너무 편하다는 친구부터.. 자신과 너무 닮았다는 걸 알고 그게 싫어 떠났다는 친구까지.. 내 주위엔 모범답안이라 할만한 예시가 없다.. 모두 각양각색.. 지네 꼴리는 대루다..

그럼 역쉬 내가 직접 경험해야 아는 건가..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예전에 읽은 먼지앉은 책이 눈에 띄어 집어드니 거기서는 연애엔 연습이 없으니 한번 경험해봐야지 라는 생각은 집어치우랜다...-_-;





모르겠다.. 나는 앞으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내게 있어 자유라는 게 어떤 개념인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긴 하지만.. 나를 지배하고 있는 온갖 사상으로부터 벗어날 날이 올 수는 있을까... 어렴풋이나마 정의내리고 있는 그 자유라는 거.. 어차피 또 내 편의에 의해 기준이 바뀌겠지만..

사랑에 국경만 빼고 다 있는지.. 닮은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될지.. 나는 언제쯤 자유로울 수 있을까 자유로움의 기준은 어떤 걸까 등등... 상황이 닥치면.. 내게 맞추어 달라지겠지.. 고무줄로 만든 줄자처럼.. 지금 잠 안 자고 생각하는 게 소용있을까? 쩝...




2000/07/12 16:49 2000/07/12 1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