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뺨에 닿은 눈, 녹으며 말하네.
사라질 것이다.
나 이리 사라지듯 너도
사라질 것이다. 그러면 기억도
사라질 것이다. 그러니 고통도
사라질 것이다. 세상 것들은 모두
사라질 것이다. 품고 감고 달고 밟고 숨긴 것들도
사라질 것이다. 너는 그 대부분을 기꺼워하겠지만 그 안도도
사라질 것이다.
'사라짐'에 해당되는 글 2건
- 눈 (3) 2008/11/20
- 글쎄, 글쎄, 글쎄 2003/05/07
내가 휙, 사라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지금이 그런 때지.
횡단보도를 건너려 신호등을 바라보다가, 이어폰을 꽂고 땅을 보며 걸어가다가, 어디 언덕배기에 올라 농구하는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문득 햇살이 퍽 따갑구나란 사실을 깨달을 때
그런 순간에 그냥 휙, 하고 사라지는 거지. 사실 푸드덕거리며 날아가든 뿅하고 증발하든, 사라지는 방법이야 별 상관은 없지만.
내가 바라는 건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다거나 너무나도 우울해 죽고싶을 때가 아니라, 그저 평범하기 짝이 없는 일상적인 순간에, 역시 지극히 평범한 일이라는 듯 자취가 사라지는 거니까.
사람이 죽는 게 아니라 사라지는 거면 좋겠어.
너무나 일상적으로, 조용하고 평화롭게, 고개를 들어 시계탑을 바라보다 햇빛 때문에 눈을 살짝 찡그릴 때 그냥 휙,
그 모습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그가 사라진 자리에 남은 풍경들도, 그의 지인들도, 그 자신도, 그저 조용하고 평화롭게, 너무나 일상적인 모습으로 가던 길을 계속 가며.
나는 요즘, 혹시 내가 이 발을 내딛는 순간 사라질 지도 몰라, 어쩌면 지하도 계단을 내려가는 지금 사라질 수도 있겠지, 따위의 상상을 하며
그 순간 순간들을 이어서 살고 있어.
횡단보도를 건너려 신호등을 바라보다가, 이어폰을 꽂고 땅을 보며 걸어가다가, 어디 언덕배기에 올라 농구하는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문득 햇살이 퍽 따갑구나란 사실을 깨달을 때
그런 순간에 그냥 휙, 하고 사라지는 거지. 사실 푸드덕거리며 날아가든 뿅하고 증발하든, 사라지는 방법이야 별 상관은 없지만.
내가 바라는 건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다거나 너무나도 우울해 죽고싶을 때가 아니라, 그저 평범하기 짝이 없는 일상적인 순간에, 역시 지극히 평범한 일이라는 듯 자취가 사라지는 거니까.
사람이 죽는 게 아니라 사라지는 거면 좋겠어.
너무나 일상적으로, 조용하고 평화롭게, 고개를 들어 시계탑을 바라보다 햇빛 때문에 눈을 살짝 찡그릴 때 그냥 휙,
그 모습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그가 사라진 자리에 남은 풍경들도, 그의 지인들도, 그 자신도, 그저 조용하고 평화롭게, 너무나 일상적인 모습으로 가던 길을 계속 가며.
나는 요즘, 혹시 내가 이 발을 내딛는 순간 사라질 지도 몰라, 어쩌면 지하도 계단을 내려가는 지금 사라질 수도 있겠지, 따위의 상상을 하며
그 순간 순간들을 이어서 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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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눈이 온다고 했지만 눈이 아니라 비가 왔네요.
전 사실 비와 눈이 내리는걸 매우 꺼려하지만
비와 눈에 대한 환상을 가진 분들의 글을 읽으면
가끔 저도 그 환상에 젖을 때가 있어요.
비와 눈에 녹아 나는 환상을... 하지만 본질을 떨칠수는 없더군요.
서울엔 낮시간에 눈이 좀 왔어요. 금방 다 녹았지만요. ㅎㅎ
마침 눈오기 시작할 때 집을 나서서, 그칠 때까지 돌아다니느라 덕분에 좀 맞았네요.
저는 눈을 맞을 때마다 위로 받는 느낌이 들어서 눈 맞는 걸 참 좋아해요.
다행, 정말 다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