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때로 굉음 수준으로 떠드는 사람들 때문에
'지하철 내 대화 금지 법' 이라도 생기면 좋겠다는 파쇼적인 생각을 하지만
그래도 지하철에서 사람들 얘기 엿듣는 건 대체로 재밌다.
어제는 옆 자리에 앉은 아가씨 둘의 대화를 엿들었는데, 둘은 친구 사이.
아가씨1은 연예기획사에 다니는 지 그쪽 일을 주절주절.
아가씨2는 애인에게 툭하면 '헤어지자' 고 도발하는 것을 반성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내용은
아가씨1 스스로도 탐탁치 않아하는 애인의 단점 이야기.
그에 대해 아가씨2가 인정하고 비난하는 자세를 보이자
아가씨1이 태도를 바꾸어 애인을 변호하고 감싸는 모습으로
변화하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내 주위 인물이나 상황에 대해 아무리 불만을 갖고 있어도
막상 다른 사람이 깊이 인정하는 게 반갑지 않은 건 누구나 마찬가지인 지도.
아무튼 아가씨1은 본인이 현재의 연애를 매우 가볍게 생각하고 있으며
그래서 심심할 때만 애인을 찾고, 친구들과 놀 때는 애인 생각은 나지도 않는데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자신이 싸가지가 없는 것 같다고
내용과는 달리 사뭇 자랑스러운 어조로 얘기하고 있었다.
이야기를 들으며 어이쿠, 저런 마음은 상대방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기 마련이고
점점 상대방의 마음에 금이 생기다가 나중에 그 금이 거침없이 벌어질 즈음엔-
그 동안 정든 것 하며, 일방적으로 받아온 사랑에 익숙해져 있을 이 아가씨가
오히려 심하게 가슴 쥐어뜯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참견까지 하진 못하고 혼자 생각만 잔뜩 하다가 먼저 내렸다.
2.
얼마 전부터 코 옆에 뾰루지가 났다.
여드름도 아니고 사마귀도 아닌 것 같은 게
점점 빨갛게 변하면서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사실 처음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보는 사람마다 신기해하고
'그게 뭐냐' 고 꼭 말을 걸어오는 게 재밌기도 해서.
'재배하고 있습니다. 따먹을 수 있을 때쯤 연락할게요.' 라는 농담을 할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그런데 이 녀석이 점점 아파오기 시작했다.
만지면 아프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못 만지게 했더니
'혹시 누르면 외계인으로 변신하는 버튼이냐' 라는 얘기까지 들었다.
만지지 않아도 아프기 시작할 무렵 바로 옆에
같은 종류가 분명한 작은 뾰루지가 또 돋아나기 시작했다.
게다가 자고 일어나면 밤새 흘러나온 피 딱지가 고여있는 지경까지.
그제서야 겁이 덜컥 나기 시작했다. 이거 종잡을 수 없이 번지는 건 아닐까.
병원에 갔더니 혈관에 점이 생긴 거라며 수술을 하잔다.
말이 좋아 레이저 수술이지, 오징어 공장에 화재라도 난 듯한 지글지글 살 타는 냄새.
반창고를 붙이지 않아도 된다던 나이 든 의사 아저씨는
해놓고 나니 안되겠다 싶은지 연고를 잔뜩 발라 반창고를 붙여 놓았다.
가뜩이나 얼마 전 지나치게 짧게 자른 앞머리 때문에 영구 같단 얘길 들었는데,
코 옆에 반창고를 붙여놓으니 백퍼센트 영구 완전 영구.
구슬픈 마음으로 회사에 돌아오고 있는데
마침 점심 시간이 되어 식사하러 나오는 회사 사람들이 보였다.
평소에 윗층으로 일부러 올라가지 않으면 얼굴도 보기 힘든 사람들까지-
전직원과 인사했다. -_- 그리고 오후엔
사무실이 따로 있는 음반팀 사람들과 회의를 하기로 했.........
혈관에 점이라니. 살다보면 소소하게 지랄맞은 일이 많다.
띠리리 리리리
때로 굉음 수준으로 떠드는 사람들 때문에
'지하철 내 대화 금지 법' 이라도 생기면 좋겠다는 파쇼적인 생각을 하지만
그래도 지하철에서 사람들 얘기 엿듣는 건 대체로 재밌다.
어제는 옆 자리에 앉은 아가씨 둘의 대화를 엿들었는데, 둘은 친구 사이.
아가씨1은 연예기획사에 다니는 지 그쪽 일을 주절주절.
아가씨2는 애인에게 툭하면 '헤어지자' 고 도발하는 것을 반성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내용은
아가씨1 스스로도 탐탁치 않아하는 애인의 단점 이야기.
그에 대해 아가씨2가 인정하고 비난하는 자세를 보이자
아가씨1이 태도를 바꾸어 애인을 변호하고 감싸는 모습으로
변화하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내 주위 인물이나 상황에 대해 아무리 불만을 갖고 있어도
막상 다른 사람이 깊이 인정하는 게 반갑지 않은 건 누구나 마찬가지인 지도.
아무튼 아가씨1은 본인이 현재의 연애를 매우 가볍게 생각하고 있으며
그래서 심심할 때만 애인을 찾고, 친구들과 놀 때는 애인 생각은 나지도 않는데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자신이 싸가지가 없는 것 같다고
내용과는 달리 사뭇 자랑스러운 어조로 얘기하고 있었다.
이야기를 들으며 어이쿠, 저런 마음은 상대방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기 마련이고
점점 상대방의 마음에 금이 생기다가 나중에 그 금이 거침없이 벌어질 즈음엔-
그 동안 정든 것 하며, 일방적으로 받아온 사랑에 익숙해져 있을 이 아가씨가
오히려 심하게 가슴 쥐어뜯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참견까지 하진 못하고 혼자 생각만 잔뜩 하다가 먼저 내렸다.
2.
얼마 전부터 코 옆에 뾰루지가 났다.
여드름도 아니고 사마귀도 아닌 것 같은 게
점점 빨갛게 변하면서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사실 처음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보는 사람마다 신기해하고
'그게 뭐냐' 고 꼭 말을 걸어오는 게 재밌기도 해서.
'재배하고 있습니다. 따먹을 수 있을 때쯤 연락할게요.' 라는 농담을 할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그런데 이 녀석이 점점 아파오기 시작했다.
만지면 아프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못 만지게 했더니
'혹시 누르면 외계인으로 변신하는 버튼이냐' 라는 얘기까지 들었다.
만지지 않아도 아프기 시작할 무렵 바로 옆에
같은 종류가 분명한 작은 뾰루지가 또 돋아나기 시작했다.
게다가 자고 일어나면 밤새 흘러나온 피 딱지가 고여있는 지경까지.
그제서야 겁이 덜컥 나기 시작했다. 이거 종잡을 수 없이 번지는 건 아닐까.
병원에 갔더니 혈관에 점이 생긴 거라며 수술을 하잔다.
말이 좋아 레이저 수술이지, 오징어 공장에 화재라도 난 듯한 지글지글 살 타는 냄새.
반창고를 붙이지 않아도 된다던 나이 든 의사 아저씨는
해놓고 나니 안되겠다 싶은지 연고를 잔뜩 발라 반창고를 붙여 놓았다.
가뜩이나 얼마 전 지나치게 짧게 자른 앞머리 때문에 영구 같단 얘길 들었는데,
코 옆에 반창고를 붙여놓으니 백퍼센트 영구 완전 영구.
구슬픈 마음으로 회사에 돌아오고 있는데
마침 점심 시간이 되어 식사하러 나오는 회사 사람들이 보였다.
평소에 윗층으로 일부러 올라가지 않으면 얼굴도 보기 힘든 사람들까지-
전직원과 인사했다. -_- 그리고 오후엔
사무실이 따로 있는 음반팀 사람들과 회의를 하기로 했.........
혈관에 점이라니. 살다보면 소소하게 지랄맞은 일이 많다.
띠리리 리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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