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해당되는 글 10건

  1. 비 온다 (5) 2009/06/10
  2. 미영, 비 (3) 2007/09/01
  3. 2006/06/14
  4. 반짝이는 것 2005/07/29
  5. 일요일 오후 2005/06/26
  6. 초자연적 현상 2004/03/14
  7. 제대로 빨지 않으면... 2003/10/16
  8. 비가 오면 2001/06/18
  9. 2000/12/15
  10. 궁시렁거림 2000/08/25

1. 시간 정말 빨리 간다. 벌써 10일이라니 깜짝이야. 6월은 아직 하루도 제대로 겪지 않은 듯 한데.

2. 태수가 악몽이라도 꿨는지 자면서 낮게 짖길래 깨웠다. 잠꼬대를 종종 한다. 낑낑 으르르르 히잉.

3. 낮엔 자기 방귀에 흠칫 놀라더니 똥꼬쪽에 코를 들이대 냄새를 맡았다. (아니 저, 내가 아니라 태수가;)

4. 비가 와서 참 좋다.

5. 엊저녁 잠시 비가 그쳤을 때 잽싸게 산책 나갔다 왔다. 수풀 사이엔 이름 모를 버섯이 잔뜩 돋아 있었다. 버섯은 진짜 희한한 생물인 것 같다.

6. 높은 데 올라 무성한 숲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인데. 마을로 돌아오면 다시...

7. 계절상 늦은 감이 있지만 해바라기씨를 심었다.
꽃을 볼 수 있으면 좋겠네.

8. 요즘 웅크린 상태. 고민이 많다. 다음 발을 어디로 어떻게 내딛어야 하나.
난 당장 오늘 하루의 동선도 확실히 못 정하고 고민하고 있는 인간인데...
요즘 같은 때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인생은 삼각김밥 같다는. http://dodaeche.com/775





2009/06/10 03:23 2009/06/10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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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1 00:43 2007/09/01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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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비나 시원하게 와라

워우워




2006/06/14 06:53 2006/06/14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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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모처럼 쏟아지는 비를 보고 있자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어.
그러니까 예전에- 내가 스무 살 스물 한 살이던 땐 비를 맞는 걸 그다지 꺼리지 않았어.
오히려 비가 오면 눈 오는 날 강아지처럼 거리를 뛰어다닌 적도 여러 번이고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비가 오면 달려나가 춤을 춘 적도 있었지...
비가 와도 깔깔 비를 맞아도 깔깔.
전생에 목석으로 살았다가... 이 생에선 오로지 사랑하려고 환생한 사람처럼
쉽게 마음 주고 쉽게 상처 받고 늘 열병을 앓으며 울기도 많이 울었지만

사람 사는 모양을 이십 대 전반과 후반으로 정확히 나눌 수는 없겠지만
나는 이제 그 때의 나와 다르지 않지만 달라.
다음 날 지장이 있을까봐 평일엔 술을 마시지 않고
찝찝한 게 싫어 오는 비를 일부러 맞는 일은 하지 않는데다가
지갑엔 가까운 편의점에 달려가 우산 살 정도의 돈은 언제든 있어.
언젠가 나는 내가, 상처를 치유하며 한 단계씩 성숙하지 못하고... 그냥 다 끌어안고 어느 틈에 자라버렸다고 한 적이 있는데,
그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다 자랐다고 숨돌리고 있는 동안에도 나는 계속 달라지고 있더군.

안 지 얼마 안 됐어.
누군가 그 동안 내게 어떤 짓을 했던 건지 사실을 알게 되고는
당장 달려가겠다고 난리법석을 떨다가 주저앉아 펑펑 울고 말았어.
내 이십 대를 온통 휩쓸고 지나간 그는 결국 단지 바람둥이일 뿐이었거든.
참 간단하게도.
그러고 보면 간단해서 더 힘들었던 일이 많았던 것 같아.
대학 불합격은 전화 ARS의 차가운 목소리로 간단하게 확인했고
이력서를 넣은 회사에선 간단하게 연락을 주지 않았고
전날 밤까지 노래를 흥얼거리며 멀쩡하던 아버지는
다음 날 아침 갑자기 쓰러져 간단하게 돌아가셨지...

그래서, 그가 미운 것은 둘째 치고
그 때문에 우울했던 내 이십 대가 무척 초라하게 느껴져서 견딜 수가 없었어.
그의 간단한 사랑 때문에 쓴 글과 그린 그림과 흘린 눈물과 가슴 치며 보낸 시간이 모조리... 너무나 초라해보였거든.
하지만 하나하나 떠올려 보면
그 자식이 아니더라도 내겐 빛나는 것들이 많았으니까, 이젠 괜찮아.
그리고 앞으론 다른 사람을 만나 사랑할 거니까,
인생 길게 보면 그 자식의 비중은 아무것도 아닌 게 될 테지.
그저, 그래 넌 평생 그렇게 엿이나 전자렌지에 돌려 먹어라, 하고 욕이나 해주고 싶어.

저기, 반짝이던 예전 그 때처럼은
그 때처럼은 꼭 같이 살 수 없다는 걸 알아.
하지만 앞으로도 빛나는 무언가가
하나쯤은 주머니에 들어있지 않을까.
두고두고 들여다 보며 흐뭇해하고
가끔은 눈물 날 만큼 찡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나는 제발
그럴 거라고 믿고 싶어.




2005/07/29 22:48 2005/07/29 22:48

기다리던 비가 오는 일요일 오후.

얼음 넣은 컵에 맥주를 한 캔 따서 붓고

전자렌지에 냉동 떡볶이를 돌려 먹고선

냉동실에 있던 하드를 하나 꺼내 빨고 있자니...

분수를 잊고 세상에 부러울 것 하나 없을 뻔 했다.




2005/06/26 19:47 2005/06/26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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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14 03:00 2004/03/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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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0/16 01:57 2003/10/16 01:57
어릴 적 살던 우리 집, 골목 하나 사이에 둔 저편에

빨간머리 앤이 살았으면 어울릴 것 같은

다락방 창문이 보이는 초록색 지붕집이 있었다.

그 집의 지붕은 평소엔 녹색이란 생각이 안 들만큼 눈에 띄지 않다가

비만 오면 색깔이 더욱 선명해져 촉촉히 빛나곤 했다.

손으로 한 번, 블라인드를 거꾸로 훑은 것처럼

기다랗고 좁은 나무를 층층이 올린 녹색 지붕 위로 비가 내리면

그냥 흘러내리지 않고 층마다 통통 튀며

물방울을 많이 만들어내며 떨어져 내리곤 했다.

비가 오면

우리집 창가에 붙어 서서

녹색 지붕 위로 생기는 하얀 물거품을 보는 게 즐거웠다.

그 집에 사는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은 없어

지붕 바로 아래 다락방에 사는 사람은 누굴까

하얀 창틀 너머에서 무얼 하고 있을까 상상하며

어쩌면 한 번쯤 눈이라도 마주치면 숨어야지 숨죽이며

질리지도 않고 창가에 붙어 서서 그 집을 바라보았다.

지금처럼 비가 제법 오는 날이면

어릴 적 살던 그 동네로 찾아가

나 살던 집은 사라졌지만

초록색 지붕이 있는 집 앞에 서서

촉촉하게 녹색이 빛나는 지붕과 통통 튀는 빗방울을 계속 보아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2001/06/18 07:53 2001/06/18 07:53
from ---------------글담 공책/시 2000/12/15 09:27

  


  비가 오면
  모든 게 떠내려간다 했다
  투둑투둑
  밖에선 비가 내리는데
  아마 지금 여기도
  흘러가는 중일 게다
  비가 오면
  잠기는 것 하나 없이
  그렇게 다 떠내려간다 했다
  지금쯤 나도 아마
  흘러가는 중일 게다
  아직은 그저 고이
  잃기 싫은 그대여,
  비가 오는데
  그대가 좋아하는 비가 이토록 오는데
  내 마음도 저어기
  흘러가는데
  비가 오면
  우리가 찾을 수도 없이
  흔적도 안 남기고 떠내려간다 했는데.

  (1997)




2000/12/15 09:27 2000/12/1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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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쯤, 비가 그친 것 같기에 그냥 나갔는데 조금씩이나마 오고 있더군.

비를 맞으며 편의점에 가서 과자 나부랭이 하나 사 와설랑

코앞에 닥친 과제꺼리를 어떻게 요리할까,

어제도 그제도 한달 전에도 하던 고민을 여즉꺼정 하고 있다.

라됴에선 늙어도 이쁘기만 한 올리비아 뉴튼 존 노래가 나오고

뭐 그럭저럭 빗소리도 얼추 섞여 들려오고

나름대로 조용한 밤이다.

올해가 아니면 큰일날 것처럼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아둥바둥 살고 있기는 한데,

솔직히 내 삶의 계단이 몇 년 쯤 더 늦게 놓아진다고 해도

조금 쪽팔린 거 이외엔 아무 것도 아니란 생각도 든다.

그냥 지금은 평화롭게 이렇게 있어야지..




2000/08/25 02:53 2000/08/25 0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