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모처럼 쏟아지는 비를 보고 있자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어.
그러니까 예전에- 내가 스무 살 스물 한 살이던 땐 비를 맞는 걸 그다지 꺼리지 않았어.
오히려 비가 오면 눈 오는 날 강아지처럼 거리를 뛰어다닌 적도 여러 번이고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비가 오면 달려나가 춤을 춘 적도 있었지...
비가 와도 깔깔 비를 맞아도 깔깔.
전생에 목석으로 살았다가... 이 생에선 오로지 사랑하려고 환생한 사람처럼
쉽게 마음 주고 쉽게 상처 받고 늘 열병을 앓으며 울기도 많이 울었지만
사람 사는 모양을 이십 대 전반과 후반으로 정확히 나눌 수는 없겠지만
나는 이제 그 때의 나와 다르지 않지만 달라.
다음 날 지장이 있을까봐 평일엔 술을 마시지 않고
찝찝한 게 싫어 오는 비를 일부러 맞는 일은 하지 않는데다가
지갑엔 가까운 편의점에 달려가 우산 살 정도의 돈은 언제든 있어.
언젠가 나는 내가, 상처를 치유하며 한 단계씩 성숙하지 못하고... 그냥 다 끌어안고 어느 틈에 자라버렸다고 한 적이 있는데,
그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다 자랐다고 숨돌리고 있는 동안에도 나는 계속 달라지고 있더군.
안 지 얼마 안 됐어.
누군가 그 동안 내게 어떤 짓을 했던 건지 사실을 알게 되고는
당장 달려가겠다고 난리법석을 떨다가 주저앉아 펑펑 울고 말았어.
내 이십 대를 온통 휩쓸고 지나간 그는 결국 단지 바람둥이일 뿐이었거든.
참 간단하게도.
그러고 보면 간단해서 더 힘들었던 일이 많았던 것 같아.
대학 불합격은 전화 ARS의 차가운 목소리로 간단하게 확인했고
이력서를 넣은 회사에선 간단하게 연락을 주지 않았고
전날 밤까지 노래를 흥얼거리며 멀쩡하던 아버지는
다음 날 아침 갑자기 쓰러져 간단하게 돌아가셨지...
그래서, 그가 미운 것은 둘째 치고
그 때문에 우울했던 내 이십 대가 무척 초라하게 느껴져서 견딜 수가 없었어.
그의 간단한 사랑 때문에 쓴 글과 그린 그림과 흘린 눈물과 가슴 치며 보낸 시간이 모조리... 너무나 초라해보였거든.
하지만 하나하나 떠올려 보면
그 자식이 아니더라도 내겐 빛나는 것들이 많았으니까, 이젠 괜찮아.
그리고 앞으론 다른 사람을 만나 사랑할 거니까,
인생 길게 보면 그 자식의 비중은 아무것도 아닌 게 될 테지.
그저, 그래 넌 평생 그렇게 엿이나 전자렌지에 돌려 먹어라, 하고 욕이나 해주고 싶어.
저기, 반짝이던 예전 그 때처럼은
그 때처럼은 꼭 같이 살 수 없다는 걸 알아.
하지만 앞으로도 빛나는 무언가가
하나쯤은 주머니에 들어있지 않을까.
두고두고 들여다 보며 흐뭇해하고
가끔은 눈물 날 만큼 찡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나는 제발
그럴 거라고 믿고 싶어.
그러니까 예전에- 내가 스무 살 스물 한 살이던 땐 비를 맞는 걸 그다지 꺼리지 않았어.
오히려 비가 오면 눈 오는 날 강아지처럼 거리를 뛰어다닌 적도 여러 번이고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비가 오면 달려나가 춤을 춘 적도 있었지...
비가 와도 깔깔 비를 맞아도 깔깔.
전생에 목석으로 살았다가... 이 생에선 오로지 사랑하려고 환생한 사람처럼
쉽게 마음 주고 쉽게 상처 받고 늘 열병을 앓으며 울기도 많이 울었지만
사람 사는 모양을 이십 대 전반과 후반으로 정확히 나눌 수는 없겠지만
나는 이제 그 때의 나와 다르지 않지만 달라.
다음 날 지장이 있을까봐 평일엔 술을 마시지 않고
찝찝한 게 싫어 오는 비를 일부러 맞는 일은 하지 않는데다가
지갑엔 가까운 편의점에 달려가 우산 살 정도의 돈은 언제든 있어.
언젠가 나는 내가, 상처를 치유하며 한 단계씩 성숙하지 못하고... 그냥 다 끌어안고 어느 틈에 자라버렸다고 한 적이 있는데,
그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다 자랐다고 숨돌리고 있는 동안에도 나는 계속 달라지고 있더군.
안 지 얼마 안 됐어.
누군가 그 동안 내게 어떤 짓을 했던 건지 사실을 알게 되고는
당장 달려가겠다고 난리법석을 떨다가 주저앉아 펑펑 울고 말았어.
내 이십 대를 온통 휩쓸고 지나간 그는 결국 단지 바람둥이일 뿐이었거든.
참 간단하게도.
그러고 보면 간단해서 더 힘들었던 일이 많았던 것 같아.
대학 불합격은 전화 ARS의 차가운 목소리로 간단하게 확인했고
이력서를 넣은 회사에선 간단하게 연락을 주지 않았고
전날 밤까지 노래를 흥얼거리며 멀쩡하던 아버지는
다음 날 아침 갑자기 쓰러져 간단하게 돌아가셨지...
그래서, 그가 미운 것은 둘째 치고
그 때문에 우울했던 내 이십 대가 무척 초라하게 느껴져서 견딜 수가 없었어.
그의 간단한 사랑 때문에 쓴 글과 그린 그림과 흘린 눈물과 가슴 치며 보낸 시간이 모조리... 너무나 초라해보였거든.
하지만 하나하나 떠올려 보면
그 자식이 아니더라도 내겐 빛나는 것들이 많았으니까, 이젠 괜찮아.
그리고 앞으론 다른 사람을 만나 사랑할 거니까,
인생 길게 보면 그 자식의 비중은 아무것도 아닌 게 될 테지.
그저, 그래 넌 평생 그렇게 엿이나 전자렌지에 돌려 먹어라, 하고 욕이나 해주고 싶어.
저기, 반짝이던 예전 그 때처럼은
그 때처럼은 꼭 같이 살 수 없다는 걸 알아.
하지만 앞으로도 빛나는 무언가가
하나쯤은 주머니에 들어있지 않을까.
두고두고 들여다 보며 흐뭇해하고
가끔은 눈물 날 만큼 찡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나는 제발
그럴 거라고 믿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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