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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3/09/06
요즘의 나는, 자못 비장한 군사같다. 몸에 빳빳한 풀이 먹여진 것도 같다. 그러나 정신은 어디 다른 곳에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친구는 내 머리에서 20cm쯤 떨어진 윗쪽을 가리키며 내 정신은 거기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게 아니라 거기 있)다고 말해주었다.


어디든 탁 트인,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에 엎드려 종일 노래도 듣고 책도 읽고 하늘도 보고 공상도 하고 잠도 한 숨 자고 일어나 낙서도 하고 종이도 접고 원망도 하고 흥얼거리고 그리워하면 좋겠다. 이런 거라면 얼마든지 맹렬히 할 수 있을텐데.


토요일 오전. 박멸 따위 목적 없이 대수롭지 않게 머리를 헤집어 이를 골라내는 사람처럼, 컴퓨터의 바이러스를 잡아주었다.

이제 무엇을 할까.




2003/09/06 07:59 2003/09/06 0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