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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축구와 티비 2002/05/18
나는 축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싫어한단 이야기는 아니고 그저 축구에 관심이 없을 뿐이다.

아직까지 축구팀이 11명인지 9명인지 매번 듣는데도 늘 헷갈리고, 몇 해 전엔 티비에서 해주는 축구 경기를 보다가 옆에 있던 이에게 이렇게 물은 적도 있다.

 "야, 쟤는 뭔데 혼자 다른 색깔 유니폼을 입고 뛰냐?"

그는 심판이었다. -_-;

이런 취향이 평소 생활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진 않기 때문에 아쉬울 게 없기는 한데, 월드컵을 앞둔 요즘은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 불편(?)할 때가 있다. 며칠 전 티비나 보며 뒹굴거리자 하고 누운 채로 티비를 켰는데 공중파 4채널 중에 3채널에서 축구 프로를 하고 있지 않은가! 나머지 한 채널은 축구는 아니었지만 테니스로 추정되는(얼핏 봐서 어렴풋하다- 하여튼 역시 별 관심이 없는) 경기를 내보내고 있었기에 나는 미련없이 티비를 껐다.

그저께 저녁 오랜만에 회사 사옥에 찾아갔을 때도 마침 우리나라와 스코틀랜드가 경기 중이라, 많은 분들이 티비가 있는 회의실에 모여 열광을 하고 있었다. 몇 분이 내게 "축구 안 봐요?"라고 물어오셨지만 나는 그냥 사무실에 앉아 웹서핑이나 하고 있었다. '그냥 가벼운 맘으로 다같이 보면 되지, 꼭 따로 논다!' 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어찌하리, 축구 경기를 바라보는 동안이 그렇게 지루하고 심심할 수 없는데.

그런데 축구뿐만이 아니라 야구 농구 등 '국민 스포츠'라 불리우는 종목들에 관심이 없기는 매한가지라, 사실 내가 티비 앞에 앉았다가 가장 툴툴거리는 때는 며칠 전 밤과 같이 공중파 방송 전부에서 각종 스포츠 경기를 보여주는 때랄지, 매일 밤 일정한 시간이 되면 꼬박꼬박 스포츠 뉴스가 방송되는 때이다. 3사에서 모두 스포츠 뉴스를 하고있는 것 같으면 나는 EBS와 AFN에선 무얼 하나 돌려보고, 그것도 시원찮으면 티비 앞을 떠났다가 끝났을 시각이 된 것 같은 때 출레출레 돌아온다.

문득 앞으로 월드컵 개막이 되고 온통 축구 경기와 그에 대한 이야기로 시끌벅적할 때 나는 어떤 포즈로 있을까 상상해보다 몇 자 끄적거렸다. 다른 건 모르겠지만 아마 온국민이 축제 분위기에 싸여있을 때 나는 티비 앞에서 볼 프로그램이 없다고 툴툴거리고 있을 것은 분명하지 않을까 싶다.




(생각해보니 내가 티비 중계를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종목도 분명 있다. 가장 재밌게 보는 것을 꼽으라면 마라톤인데, 긴 시간 동안 달리는 모습만 보여주니 지루할 것도 같지만 그렇지 않다.

처음 우르르 출발해서 시간이 지날수록 선두그룹과 후미그룹으로 나눠지는 모습이나, 선두와 후미 각 그룹마다 그 안에서도 서로 견제하며 순위 다툼을 하는 모습이나, 계속 2~3 순위로 뛰던 선수가 결승점을 얼마 안 남기고 추월하게 되는 장면이나, '언젠간 추월을 하겠지 지금은 힘을 비축하는 걸거야'라 믿고있던 2순위 선수가 끝내 단 몇 미터를 따라잡지 못해 2등을 한다든가 하는 장면들은 쏠쏠한 재미를 준다.

그리고 '무슨 다리를 건너 무슨 언덕을 지나는데 오늘은 내리막길이 많아 도움이 되겠군요' 같은 코스 해설이나, '오늘은 맞바람이 세게 불어 기록이 저조하겠어요' 등의 해설도 재미있다. 하여 어쩌다 마라톤 경기를 중계해줄라치면 시간이 되는 한 티비 앞에 앉아 계속 보려고 하는 편이다.

음 그리고 또 있다, 보는 걸 좋아하는 경기가. 100m 200m같은 달리기와 멀리뛰기 높이뛰기 투포환 같은 것들을 재밌게 보고있다. 그러고보니 육상 종목은 대부분 잘 보는 것 같다. 달리기를 못 하는 한이 맺혀 그런가 ㅡ,.ㅜ 참고로 중딩 때 100m를 17초에 뛰었던 나는 몸이 불은 고딩 땐 23초인가에 뛰었고, 더욱더 몸이 불은 지금은 아마 100m를 뛰다가 쉰다고 하지 않을까 싶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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