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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시 - cloud cuckoo land 2006/05/26
  2. 잡담 2006/02/08

얼마 전 친구 S가 생일선물로 준 귀고리 한 짝을 잃어버렸다. 헤드셋 때문에 귀가 아파 귀고리를 빼서 잠시 책상 위에 올려놓다가 그랬다. 부주의한 손놀림으로 귀고리를 밀쳐 떨어뜨린 모양인데, 사무실 바닥을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찾을 수가 없었다. 선물 받은 물건이란 점도 그렇지만 그건 S가 은을 깎아 직접 만든 것이라 새로 살 수도 없는 것이었기에 아쉬운 마음이 컸는데, 그래도 마음 한 켠 놓을 수 있던 까닭은 누가 일부러 버리지 않는 이상 책상 주위 어딘가엔 귀고리가 숨어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며칠 뒤, 누군가 '이제 그만큼 아쉬워했으면 됐다' 라고 선심쓰며 금방 던져놓고 간 것처럼 귀고리는 의자와 벽 사이에 얌전히 놓인 채 발견되었다.

조금 전에도 헤드셋을 빼다가 귀고리 한 짝이 또 떨어져 나갔다. 이번엔 귀고리는 주웠지만 고정핀이 사라졌는데- 사무실 바닥이 회색이고 그 작은 핀도 회색이라 당췌 찾을 수가 없다. 그러나 이번에도, 언젠가는 찾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 더 이상 부산을 떨지 않았다.

잃어버린 물건이 주위 어딘가에 틀림없이 있다는 생각이 들면 적당히 마음을 놓을 수도 있고, 해야 할 다른 일이 있는데도 잃어버린 물건부터 찾아내려고 안달하지 않아도 된다. 반면에 너른 백사장이나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무언가를 잃었다면 조급한 마음에 이리저리 뛰어다녔겠지. 이렇게 분실 장소에 따라 물건을 찾을 시점이 '지금 당장' 인지 '조금 나중' 인지 판단할 수 있는 거다.

불행히도 사람의 마음이 달아났을 땐 지금 당장 잡으려 애써야 하는지, 조용히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그건 정말 어려운 일이고... 그래서 불안감의 유예 없이, 현실을 깨달은 순간부터 어찌해야 할 줄 몰라 괴로워하는 것이다.




2006/05/26 23:19 2006/05/26 23:19
1.
"다시 ㅇㅇ할 수 있을까?" 라는 건 정말 두려운 의문이다.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다시 그 일을 할 수 있을까. 다시 그들 틈에 낄 수 있을까.
예전처럼 그렇게 다시 ㅇㅇ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그렇게나 두렵다.

아직 해 보지 않은 일에 대해 품게 되는 두려움보다
예전엔 분명히 할 수 있던 일에 대해 갖는 이런 의문이 더 두려운 이유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2.
몸살로 회사를 이틀이나 쉬었다. 쉰다고 쉬었는데(나중엔 쉬다 지쳐서 TV도 보고 책도 읽었다) 출근한 오늘, 여전히 몸이 찌뿌둥. 몸은 아직 아프고, 머리는 무겁고, 졸음은 쏟아진다. 그리고 쉬는 바람에 미뤄둔 일들이 머리를 뾰족 내밀고 자기 먼저 쓰다듬어 달라고 재촉하고 있다.


3.
쉬는 동안 집에서 엄마가 만들어주던 대로 굴밥을 해먹었다. 엄마의 굴밥은 솔직히 굴 전문점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그래도 맛있는 편인데. 나는 정체불명의 음식을 만들고 말았다. 싱싱하고 탱탱한 굴은 오간데 없고, 물기 쪽 빠져 형체도 없이 바삭하게 탄 밥알과 섞인 굴을 씹으면서- '이건 꼭 굴 향을 첨가한 누룽지잖아' 란 생각에 웃었다. 뭐 그래도 잘 먹었다, 굴 누룽지.


4.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 과장이 심하다거나 무례하다거나- 을 하는 사람을 바라보면서 속으로 분노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가 나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치지 않는 경우라 해도 남들에게 하는 행동을 보면서 '저 사람 뭐야' 하고 불쾌해했는데.

이리저리 살아오면서 깨달은 건 그들도 자신의 나쁜 버릇에 대해 어느 정도는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이고, 그런 경우 혼자 분노하고 씩씩거리는 것보단 차라리 웃으면서 "너는 이러이러하다"고 말하는 편이 의외로 효과가 크다는 거다. 괜히 혼자 화내고 앉아있는 것보다 속이 후련하기도 하고.

야 이 사기꾼아.
과장하는 건 알아준다니까.
이런 실례가....

라고 웃으며 말하고, 혼자 품고 있던 불쾌함 같은 건 털어버리는 거다. 별 거 아니라는 듯 웃으며 말하면, 상대방은 겉으론 덜 무안해할 수 있고 속으론 움찔해할 수 있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이십대 초반에 직장상사가 성적인 농담을 할 때 혼자 열받고 이를 갈던 것과 달리- 요즘엔 농담을 듣는 그 자리에서 점수를 매긴다.

"80점 짜리 경고입니다. 다음에 더 높은 점수를 받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물론 이런 경우 평소 신사적이다가 잠시 실수로 수위를 넘는 말을 꺼낸 경우라거나- 조금이라도 센스가 있는 사람이라면 허허 웃으며 지나가기 마련인데, 그 말에 발끈해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 어떻게 된다는 건데? 어?" 하며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꼴통이 어딘가엔 있을 거란 생각이 들지만. 그런 경우는 어떡해야 하나. 아직 만나지 못해서 다행이다. 상상만 해도 괴롭겠구먼.


5.
몸살 여파인지 소화가 잘 안 되고 속이 쓰리다. 늦은 저녁을 먹으러 가자고 하는 동영상 팀장님에게 '소화가 잘 안 된다' 고 하자 좋은 치료법이 있다며, 열 손가락 열 발가락을 모두 따서 피를 빼면(헉;;) 효과가 직방이란다. 진지한 얼굴로 권유하시는 팀장님에게 말했다.

"......몸무게도 줄겠는데요!"




2006/02/08 21:47 2006/02/08 2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