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으러 들어간 분식집에 초등학교 일이학년 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 둘이 앉아있다.
조잘거리는 내용을 들으니 대충 다음과 같다.
"우리 방학이 언제 끝나?"
"다다다다다음 주에 끝나지. 그 때까지 방학인 거야, 그치? 너무 길어서 셀 수도 없지, 그치?"
방학이 길다고 즐거워하는 내용인데 그 말을 들으며 피식 웃음이 났다. 다다다다다음 주....
아이들은 '한 달 두 달'이란 단어를 몰라서 그렇게 말한 걸까, 방학이 길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일부러 그런 걸까, 그 말이 재밌어서 사용한 걸까 하는 궁금증이 든다. 아무래도 첫번째 이유 같지만.
그러고보면 나도 어렸을 적에 그런 표현을 종종 썼다. 다다다다다음 날, 낼 모레 글피 그그그그글피, 그그그그그저께...
그러면서도 날짜를 헤아려가며 글자 수를 맞추려고 했던 듯 하다. 예컨대 4일 후라면 반드시 '다다다다음 날'라고 얘기하는 식으로. 그렇게 말해도 얘기가 통했다. 친구들하곤.
주 단위와 월 단위를 처음 깨달은 때는 기억나지 않지만,'7박 8일' 식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된 건 아마 초등학교 3학년 때였을 게다.
난 그 때 그냥 7일이면 7일이고 8일이면 8일인 거지 뭐하러 굳이 그런 말을 쓰는가 이해하지 못 하고 있더랬다. 그냥 '멋있으라고' 앞에 몇 박이니 하는 말을 붙이는 줄 알았기에, 나도 아무 숫자나 갖다 붙여 '3박 5일'이니 '4박 2일'이니 엉뚱한 소리를 하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서야 친구의 설명을 듣고 몹시 당황했었지. 그 동안 하고 다닌 말이 쪽팔리니깐.
갑자기 아이들이 '다다다다다음 주'라는 '너무 길어서 셀 수도 없는' 방학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니 기분이 묘해져서 끄적거려 보았다. 꼬마들이 귀엽기도 하고, 옛날 생각도 나고, 내가 나이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한결 더 와닿는 것 같아 입맛이 텁텁하기도 하고.
끄으으으전에 아주 예에에에엣날엔 내가 다다다다다다다음 해 쯤 되면 찌이이이인짜로 멋있는 아가씨가 되어 있을 거라 확신하기도 했었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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