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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안합니다. 노짱. (5) 2009/05/25

토요일 밤, 시청 앞으로 갔다. 지하철 시청역에 내려서 지상으로 올라가는데 심장이 쿵쿵 뛰었다.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전경들도 물론.
덕수궁 바로 앞 분향소 말고도 인도 곳곳엔
사람들이 즉석에서 마련한 작은 분향소들이 여러 개 있었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은 촛불을 켜고 술을 올리고 절을 하고 기도했다.
누군가 나눠 주는 국화꽃을 받아, 나도 그 작은 분향소에 꽃을 놓고 앉았다.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다음 사람을 위해
마음속의 말을 빨리 쏟아내고 일어나고 싶었는데
막상 그 앞에 앉으니 '미안합니다'라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아서
계속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라고 생각하다 일어났다.

사람들 틈에서 오가는 말 소리, 흐느끼는 소리를 듣다가 그곳을 떴다.
지하철 막차 시각이 애매하여, 지나가던 택시를 잡아탔다.
택시기사는 사람들이 어디에 모여 있는 거냐고 물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안 보여? 이상해서 고개를 돌려보니
길게 늘어서 인도와 차도를 가로막은 전경 버스들 때문에, 추모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차도에서 바라보니,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편에서 바라보니, 저편이 보이지 않았다.

그동안, 지지하고 응원하고 실망하고 외면했다.
그가 당선되면 세상이 바뀌지 않겠냐고 기대하다가, 기대를 저버렸다고 비난했다.
그리고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사진)고개 숙인 노무현 전 대통령)

 


2009/05/25 18:15 2009/05/25 1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