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가 원더풀 라이프 전시 보러 온다기에 약속 잡고 만나서 갤러리를 돌아보던 중이었다.
서지에게 사진을 부탁하고 평소처럼 가면을 썼다.
마침 관람객이 별로 없었다. 갤러리 저쪽- 우리가 안 보이는 쪽에 아가씨 한 명이 있었을 뿐이라서
마음 편히 내 그림 앞에서 온갖 폼을 잡고 사진을 몇 컷 찍었다.
그러고나니 사진 찍어줄 사람이 있을 때 좀더 찍고 싶은겨.
저쪽에 있는, 내가 좋아하는 다른 분 작품 앞에서도 찍고 싶은겨.
그래서 가면을 쓴 채로 걸음을 척척 옮기고 있는데 갑자기 내 몸이 앞으로 엎어지고 있었다.
어 이게 아닌데? 왜 넘어지고 있지? 아 맞다, 여기에 낮은 탁자가 디스플레이 돼 있었지, 그걸 못 보고 걸려서 넘어지는 거구나...
찰나에 온갖 생각이 스쳐갔는데,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드니
엎어져 있는 나. 비명 소리에 달려온 큐레이터. 그리고 바닥에 뒹굴고 있는 자...작품들......
순간 내가 다친 것 보다 혹시 저 작품들이 깨진 거 아닌가 눈이 돌아가서 벌떡 일어났다.
다행히 바닥에 카펫이 깔려 있어서 작품들은 멀쩡했는데, 와 나 정말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최소 몇 십만원은 할 거 아냐. 어쩌면 그 이상일텐데 그걸 아작낼 뻔 한 거 아녀.
정신이 없어서 "죄송합니다"를 외치며 자리를 얼른 떴고
서지는 내가 넘어지는 순간의 추한 모습을 자기 말고 본 사람이 없으니 안심하라고; 다독였다;
그런데 두둥, 갤러리를 나와 치마를 걷어올리니 상처가...
탁자에 모서리가 많기도 했지만 난 또 거기에 인체공학적으로 입체적으로다가 골고루 잘도 부딪혔나봐.
양쪽 정강이에 혹이 두 개씩. 그 중 벗겨진 건 세 곳.
치마를 더 걷어올리니 허벅지 안쪽에(도대체 거긴 어떻게 다칠 수 있었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살이 길게 찢어져 있었다.
결국 양 다리에 피멍과 상처를 동반한 혹 다섯 개를 확인하고, 갤러리 근처 약국에서 붕대랑 소독약, 연고를 사와서 아트센터 휴게공간에서 응급처치를 했다.
그쪽에도 사람이 별로 없어서 다행이었다만. 누가 걸어오다가도 치마 걷고 허벅지에 붕대 감고 있는 걸 보고 흠칫해서 돌아갔으려나;;
응급처치를 하고 한숨을 돌리게 되자, 긍정적인 서지는 오늘도 "액땜이라 생각해." 라며 위로했고
나는 "이런 건 땜이 아니라 액이라니깐." 하고 투덜거렸다.
집에 돌아와 붕대를 갈고 있는데 영문 모르는 태수는 붕대가 신기한지 자꾸 코를 들이밀고 난리;
찢어진 허벅지 아파 죽겠는데 거기로 뛰어오르고 난리;
넘어지면서 충격이 갔는지 가슴께도 아파서 숨쉬는 게 거슬리고 있;;
사실 난 원래 잘 넘어지긴 해서 며칠 전에도 크게 한 번 넘어졌고, 그래서 대체씨는 왜 그렇게 자주 넘어지냐는 얘길 듣긴 했지만 그땐 걍 엉덩방아 수준이라 허허 웃고 넘어갔는데
오늘 크게 다치고 나니 앞으로 정말 조심해야지 싶다. 일단은 얼굴 안 다친 게 천만다행이고.
무엇보다 이러다가 비명횡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오늘 처음으로 무서워졌다.
도대체
2008/08/24 23:31
2008/08/24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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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우어요... -_ㅠ (저는 '우유소년' ... 새 블로그 아이디랍니다... ;)
아 닉네임을 바꾸셨군요! 접수(?)했습니다. ^^
사람한테 걸터 앉기. 개들은 꼭 저런다 ㅎㅎ궁댕이라도 닿고 있어야 안심인가봐.ㅋㅋ
그나저나 나도 충격 그 자체였어.
멍이 저게 다가 아니니...정말 한참을 기다려야할 것이여;;
태수는 자기 빼놓고 뭘 하면 샘낸다.
엄마가 신문 볼 때도 꼭 신문에 콱 앉아버려.ㅎㅎ
발목 한 뼘 위부턴 속살(...)이라 사진을 올릴 수가 없...
정녕 넘어지신 것입니까;; 빨리 멍빼시길 바랄께요;;
글찮아도 가정폭력 아니냐고 남들이 그래요ㅎㅎ 컥
심하게 다치신것 같네요
빠른 쾌유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헉!!! 맨소래담 같은 걸로 마사지 하세요!
아파도 자꾸 마사지 하라는데 막상 손이 안 가요! ㅋㅋ
헉... 넘어지셨다길래... 근데 저 정도 일줄은...
얼릉 쾌차하세요. 저도 차문 닫다가 무릎을 꽝 찌어서... 몇일 가네요.ㅋ
으아 무릎이나 팔꿈치 같은 데도 어디 부딪히면 고통스럽죠;
우리 서로 쾌차해요. 푸흐
처음보고 이게 말로만 듣던 색소 탄 물대포인가 했습니다...-_-;
많이 아프셨겠네요...혹시 천재용씨의 캔을 재활용한 울퉁불퉁한 테이블 위에 넘어지셨나요?
당췌 머리를 굴려봐도 잘...-_-;
아 이런거나 상상하고 있고, 죄송합니다...
빨리 나으셔서 가을을 만끽하시길...
참, 전시회 잘봤습니다.
지난주 불교집회가 있던날 문득 생각이 나 다녀왔습니다. ^^
우와 정말 걸음하셨다니 기뻐요. 오시는 날 갔더라면 뵐 수도 있고, 넘어지지도 않았을텐데. 아 아닌가. 넘어지는 걸 보여드렸으려나.ㅋㅋ
그 캔 테이블 바로 앞에 있는 다른 테이블에 걸려 넘어졌답니다. 그렇잖아도 넘어지면서 캔 테이블에 부딪히지 않은 걸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마터면 ㄷㄷ;;
이거, 장난이 아니네요-_-;;
어서 나으시길.
근데 멍도 왠지 예술적인데요??
태생이 갤러리인 멍. ㅋㅋ
빠지는 것도 좀 예술적으로 언능 빠져주면 좋겠어요. -_-
걱정은 했는데.. 저 정도일줄 몰랐어요
으어어엉 ㅜ.ㅜ
(빨리 나아주세욤)
우어엉 고맙습니다. @.@
흠.. 저도 발목을 다쳐서 멍이 크게 번진적이 있는데.. 침을 맞고나서 빨리 멍이 빠졌던 경험이 있네요..
혹시 한의학의 힘은 조금 빌리셨는지.. 아무튼 얼른 쾌차하시길 바래요 :)
고맙습니다. 한의학의 힘을 많이 빌렸습니다. ^^
발 모양을 보니 키가 크신 분 같아요.발바닥 중간이 움푹패였을것 같네요.
그나저나 어떻게 넘어지셨길래 저처럼 길게 멍이 들었나요.제 경험을 비추어보면
멍자국에 비해 그리 아프진 않았죠? 많이 놀랬어도.
모서리가 많은 데에 부딪히면서 넘어졌거든요.
혹이 다섯 개나 났는데, 말씀처럼 거기보단 찢어진 상처부위랑
넘어질 때 가슴팍 근육이 놀랐는데 거기가 훨씬 아프더군요. (지금은 괜찮습니다.)
제 키는 165센티예요. 또래 중에선 큰 편이었는데 요즘 학생들이 워낙 쭉쭉 커서
길 다니다 보면 제가 크단 생각이 안 드네요.ㅎㅎ
흉지면어쩌죠....ㅠㅠ 어쩌다가 모서리많은곳으로 넘어지셨는지..ㅠㅠ 얼른 나으시길바랍니다 태수가 호~해주는듯해요?배로 ㅎㅎ
고맙습니다. 흉은 어쩔 수 없이 남겠어요. ㅎㅎ 제 잘못이니 그러려니 하고 있어요. ^^a
헉 저런 멍은 태어나서 처음보았어요..... 지금쯤은 다 나으셨으려나,ㅠ? 쾌유를 빌어요!!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