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잠들었다가, 자동차 소리에 눈을 떴다. 청소차가 지나가나 보다 했는데 계속 머물러 있는 시동 소리에 이어 드극드극, 눈 치우는 소리. 새벽에 눈 치우러 다니는 분들이 있구나. 물을 한 잔 마시며 생각난 건 조금 전에 꾸었던 이모네 가족 꿈. 이모는 내가 쌀쌀맞기 짝이 없는 못된 어린아이였던 적에도 나를 마냥 예뻐해주곤 하셨다. 이모네에 좋은 소식이 있다고 엄마가 말씀하셨는데. 낮엔 전화를 해야겠다.
2. 매일 컴퓨터를 잡고 있으니 손가락 마디가 아프다. 열심히 주물러 줘야지. 나처럼 손가락 신경통 앓는 사람들이 꽤 있겠지?
3. 며칠 전 귀가길에 탄 지하철 막차 안. 내 앞에 선 양복 입은 회사원 아저씨. 술이라도 한 잔 걸친 듯 불콰한 얼굴은 이틀 전부터 배우기 시작한 독일어 회화 테이프라도 듣는 듯한 심각한 표정인데, 정작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던 음악은 '♬짠짜짜짜짜- 분홍의 립스틱을 바르겠어요~!'. 얼굴이 마주친 순간 실없이 웃었다. 당황해서 고개를 숙이고 읽던 책을 계속 읽었지만 음악 소리는 여전히 들려오고. 잠시 후 나도 모르게 따라 부를 뻔 했던 위기의 순간.
4. 엊저녁엔 친구에게 전화가 왔는데, 이미 애인이 있는 친구를 좋아하게 된 한 남자가 열심히 방황중이다. 친구는 그 남자 자체를 인간적으로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뭐랄까 현재의 연애를 그만두고서라도 만나고 싶다 라는 매력을 느끼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러면 그 남자가 자신의 이미지를 섹시하게 바꿀 수 있는 한 방을 보여주지 않는 한은 더 이상의 판도 변화는 없는 거 아닐까.
사람 좋아하게 되는 거 자기 마음대로만 되는 것도 아닌데 아무튼 불쌍하게 된 그 총각아. 나도 한 동안 관심 갖던 사람이 있었지만 그쪽에선 별 반응이 없더란 말입니다. 내가 어쩔 수 없이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던 것처럼, 그 사람도 어쩔 수 없이 나랑 사귈 수는 없는 모양이더란 말입니다요. 그러니 나와 함께 묵묵히 마음을 접어 종이배처럼 흘려 보냅시다. 우리만 그러는 게 아니에요. 가끔씩 이유 없이 하수구 막히고 그러는 거, 윗집 아랫집 옆집에 사는 필부필부들이 매일 밤 종이배를 흘려 보내 그런 거라구요. 그리고 조용히 시나 한 편 낭송하는 걸로 깔끔하게 마무리합시다.
"찔러도 대답 없는 이름이여, 꼬리 치다 내가 죽을 이름이여!"
2. 매일 컴퓨터를 잡고 있으니 손가락 마디가 아프다. 열심히 주물러 줘야지. 나처럼 손가락 신경통 앓는 사람들이 꽤 있겠지?
3. 며칠 전 귀가길에 탄 지하철 막차 안. 내 앞에 선 양복 입은 회사원 아저씨. 술이라도 한 잔 걸친 듯 불콰한 얼굴은 이틀 전부터 배우기 시작한 독일어 회화 테이프라도 듣는 듯한 심각한 표정인데, 정작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던 음악은 '♬짠짜짜짜짜- 분홍의 립스틱을 바르겠어요~!'. 얼굴이 마주친 순간 실없이 웃었다. 당황해서 고개를 숙이고 읽던 책을 계속 읽었지만 음악 소리는 여전히 들려오고. 잠시 후 나도 모르게 따라 부를 뻔 했던 위기의 순간.
4. 엊저녁엔 친구에게 전화가 왔는데, 이미 애인이 있는 친구를 좋아하게 된 한 남자가 열심히 방황중이다. 친구는 그 남자 자체를 인간적으로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뭐랄까 현재의 연애를 그만두고서라도 만나고 싶다 라는 매력을 느끼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러면 그 남자가 자신의 이미지를 섹시하게 바꿀 수 있는 한 방을 보여주지 않는 한은 더 이상의 판도 변화는 없는 거 아닐까.
사람 좋아하게 되는 거 자기 마음대로만 되는 것도 아닌데 아무튼 불쌍하게 된 그 총각아. 나도 한 동안 관심 갖던 사람이 있었지만 그쪽에선 별 반응이 없더란 말입니다. 내가 어쩔 수 없이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던 것처럼, 그 사람도 어쩔 수 없이 나랑 사귈 수는 없는 모양이더란 말입니다요. 그러니 나와 함께 묵묵히 마음을 접어 종이배처럼 흘려 보냅시다. 우리만 그러는 게 아니에요. 가끔씩 이유 없이 하수구 막히고 그러는 거, 윗집 아랫집 옆집에 사는 필부필부들이 매일 밤 종이배를 흘려 보내 그런 거라구요. 그리고 조용히 시나 한 편 낭송하는 걸로 깔끔하게 마무리합시다.
"찔러도 대답 없는 이름이여, 꼬리 치다 내가 죽을 이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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