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제는 평화로운 날들이었다.
평소와 같은 일상이었지만 순전히 내 마음의 평화 덕분에.
새삼 깨달은 것도 있고, 이제부턴 지금까지 보다 나를 위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해 보면서
많이 걷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흐뭇했다.
그런데 오늘 오후엔 나를 자극하는 일들이 몇 가지 생겨서
그 평화롭던 마음이 오간 데 없어졌다.
마음이 아무리 안정되려다가도, 이런 자극에 나는 너무 쉽게 흐트러지고 만다.
정말이지 외부 자극 없는, 적어도 최소화 된 생활을 하고 싶다.
농담처럼 '다음 생에선 김으로 태어나고 싶다'고 말하곤 하지만, 괜히 그러는 게 아니다.
김으로 태어나, 조용한 바닷속에서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 생을 보내다 가고 싶은겨.
누가 지켜보지도, 신경쓰지도, 기대하지도, 요구하지도 않고
재배하지도, 걷어가지도, 말려서 먹지도 않을 야생 김으로 말여.
1
갈등 구조가 생겼다. 나는 내가 5 정도의 잘못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상대방은 10 정도의 잘못에 해당할만한 화를 냈다.
왜 내가 정도에 지나치는 비난을 받아야 하나란 생각에 발끈했지만 꾹 참고 10에 달하는 사과를 했다. 그러자 그 순간 상황이 종료되었다. 화가 잔뜩 나 있는 상대방을 대하며 나름대로 긴장했었는데, 오히려 맥이 풀릴 정도였다. 흥미로운 경험이다. 화난 사람의 감정이 순식간에 누그러지는 모습은 사실 놀라운 것이었다. 게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그와 웃으며 농담 따먹기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가장 다행인 점은, 이후에 좀 더 대화를 해 본 결과 그의 평상시 말투가 원래 공격적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그가 꼭 내 잘못이 10이라고 생각해 화를 냈던 것만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어쨌든 당시에 그가 내게 원했던 건 '당신이 화를 내는 만큼 내 잘못이 크진 않다'는 호소가 아니라 '사과' 였고, 나는 쉽게 그 기대를 충족시켜 준 셈이다.
2
며칠 전에 밥을 김에 싸서 먹다가 문득 '다음에 김으로 환생하면 웃기겠다' 는 생각을 했다. 강낭콩이나 미나리 같은 건 상상해본 적이 있지만 김은 처음이다. 납작하게 눌려 팔리는 김만 보았지 김 원래 모습을 본 적이 없는 나는, 다음에 김으로 환생했는데도 내가 김이란 사실을 모르고 있을 것 같아 살아있는 김 사진을 찾아보다 실패했다.
3
CDP도 이어폰도 말썽이라 며칠 동안 귀를 열고 다녔다. 허전한 기분이야 당연하고, 다른 건 몰라도 버스에서 이어폰이 없다는 건 우울한 일이었다. 원치않는 소리는 멀미를 심하게 만든다. 덜컹이는 차와 크게 떠드는 사람과 불분명한 소리로 싫어하는 노래를 내보내는 라디오..... 그것들은 뒤섞여서 한꺼번에 들리기 때문에 날 더 괴롭게 한다. 거기에 누군가의 술냄새라도 섞이면...... 멀미가 심한 나에겐 불행한 일이다.
지금은 집이라 ADEN의 노래들을 듣고 있다. 좋다. 이렇게 좋은데. 오늘은 전자상가에 가서 CDP를 손보고 이어폰도 사야겠다. 내 귀에 들려오는 소리라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는 건 다행스런 일이다.
4
요즘은 마음에 비가 오고 있는 것 같다. 가슴에 창문처럼 구멍이 나 있고 빗물이 주룩주룩 떨어지는 장면이 떠오른다. 이런 이미지가 아무렇지 않게 당연하다는 듯 떠오르니 우습다.
저녁 내내 홍대 앞의 그곳에서 얼음 넣은 맥주를 마시고 싶어 혼났다.
갈등 구조가 생겼다. 나는 내가 5 정도의 잘못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상대방은 10 정도의 잘못에 해당할만한 화를 냈다.
왜 내가 정도에 지나치는 비난을 받아야 하나란 생각에 발끈했지만 꾹 참고 10에 달하는 사과를 했다. 그러자 그 순간 상황이 종료되었다. 화가 잔뜩 나 있는 상대방을 대하며 나름대로 긴장했었는데, 오히려 맥이 풀릴 정도였다. 흥미로운 경험이다. 화난 사람의 감정이 순식간에 누그러지는 모습은 사실 놀라운 것이었다. 게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그와 웃으며 농담 따먹기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가장 다행인 점은, 이후에 좀 더 대화를 해 본 결과 그의 평상시 말투가 원래 공격적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그가 꼭 내 잘못이 10이라고 생각해 화를 냈던 것만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어쨌든 당시에 그가 내게 원했던 건 '당신이 화를 내는 만큼 내 잘못이 크진 않다'는 호소가 아니라 '사과' 였고, 나는 쉽게 그 기대를 충족시켜 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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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밥을 김에 싸서 먹다가 문득 '다음에 김으로 환생하면 웃기겠다' 는 생각을 했다. 강낭콩이나 미나리 같은 건 상상해본 적이 있지만 김은 처음이다. 납작하게 눌려 팔리는 김만 보았지 김 원래 모습을 본 적이 없는 나는, 다음에 김으로 환생했는데도 내가 김이란 사실을 모르고 있을 것 같아 살아있는 김 사진을 찾아보다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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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P도 이어폰도 말썽이라 며칠 동안 귀를 열고 다녔다. 허전한 기분이야 당연하고, 다른 건 몰라도 버스에서 이어폰이 없다는 건 우울한 일이었다. 원치않는 소리는 멀미를 심하게 만든다. 덜컹이는 차와 크게 떠드는 사람과 불분명한 소리로 싫어하는 노래를 내보내는 라디오..... 그것들은 뒤섞여서 한꺼번에 들리기 때문에 날 더 괴롭게 한다. 거기에 누군가의 술냄새라도 섞이면...... 멀미가 심한 나에겐 불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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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마음에 비가 오고 있는 것 같다. 가슴에 창문처럼 구멍이 나 있고 빗물이 주룩주룩 떨어지는 장면이 떠오른다. 이런 이미지가 아무렇지 않게 당연하다는 듯 떠오르니 우습다.
저녁 내내 홍대 앞의 그곳에서 얼음 넣은 맥주를 마시고 싶어 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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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생이란게없다면더좋겠지만말이지요.흐흐흐...
바닷속도 많은 자극이 있을꺼 같은데요 ㅠ 저도 외부자극없이 혼자 조용히 살고 싶네요..
비밀댓글) 으흐 고맙습니다. o님도 평화로운 생활하시길요. ^^
금요일수원) 크크 그러게요. 윤회의 고리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바로 해탈이라던데 말예요. 오죽하면;ㅎㅎ
pearl) pearl님은 이미 바다에서 진주가 되셨군요. :)
이왕이면 양반김으로..
야생김이라는 것이 아직도 멸종하지 않고 살아 남는 걸 보면
야생김도 나름 치열한 생을 살아가는 것 같네요.
살아가는 것 자체가 어쩌면 치열한 전투일지도...
저도 나루토에 나오는 시카마루의 삶을 지향하는 지라
대체님의 말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습니다.
이땅에서 치열한 전투적 삶을 살아가는 자들에게
안식이 있길...
mepay) 안녕하세요 mepay님. 처음 뵙네요. 반갑습니다. ^^
vk) 하기사 무슨 생물이든 치열하게 살지 않는 게 없겠네요.
그런 이유로,
전 다시 태어나면 산호초로 태어나고 싶다고 말하곤 한답니다.
이왕이면 우리가 다시 태어나 뿌리 박게 될 그 곳은 아주 넓고 깊고 맑은 곳이길.
(5년간 조용하게 왔다갔다 했는데 왠지 모를 반가움에 댓글을 남기게 되네요.)
반갑습니다. 발꿈치밴드님의 평화를 빌어요. :)
김...야생김이라..그리사는것도 쉽지않을듯한데요
어쩌면 심심할수도있꾸요 ... ^^
제가젤좋아하는 맥주안주가 김인데 갑자기 그생각이 ㅋ
저는 다시태어나면 ....흠 ...
생각해본적없는데 한번 생각해봐야겠어요 ^^
아 김에 간장 찍어먹는 맥주 안주 저도 좋아해요.ㅋㅋ
.......간장에 김 찍어먹는 건가?
............김을 간장에 찍어먹는 건가.........
내 꿈은 생선!
우리 같은 동네에서 살 수 있겠구만!
(나 퇴원했삼 yatta~!)
퇴원 축하해!! 앨리스 없는 불만합창단 공연은 참 거시기했어.ㅎㅎ
아 맞다 내가 자기 합창단 DVD 챙겨왔는데. 만나서 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