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 때 쓴 극본. 극작가의 권한을 남용하여 왕비 역할을 꿰찼었다.
반 친구들과 공연한 것이었는데, 아래 그림파일에 있는 글씨는 우리들 중 글씨를 가장 반듯하게 쓰던 친구의 필체.
극본의 모든 대사와 배경음악, 효과음 등을 몽땅 사전녹음하여 무대에서 립씽크하는 방식을 채택, 유래없던 '립씽크 연극'의 새 장을 연 기념비적인 작품입니다요. ㅎㅎ
(극본 전체 보기↓)
[마녀와 공주]
때: 아주 아주 오랜 옛날
곳: 그릇의 나라
나오는 이들: 마녀(유선영), 마녀의 딸(최원진), 왕비(장미영), 공주(정진),
이웃나라 왕자(오인석), 마의 할아버지(박재형), 시종(전종권)
소리: 옛날, 그릇의 나라에, 컵왕비와 접시공주가 살고 있었습니다. 임금님은 오래 전에 마의 할아버지와 싸우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그런데 접시공주는 이웃나라 왕자와 아주 사이가 좋았답니다. 하지만 이 나라에는 아주 무서운 마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마녀의 이름은 드럼통으로 그의 딸은 접시공주와 나이가 같았으며, 이름은 가마솥이었습니다. 가마솥도 글라스왕자를 무척 좋아했지만, 왕자는 그를 싫어했답니다.
- 여기는 드럼통 마녀의 집-
마녀: 이히히, 가마솥, 잘 보거라, 이얍!
(무서운 목소리로 손짓을 함)
(탁자 위에 있던 투명한 유리컵 속에 콜라를 떨어뜨림)
가마솥: (놀라는 눈치로) 엄마, 이게 뭐여요?
마녀: 너는 글라스왕자와 결혼하길 원했지? 자, 이걸 마시거라. 너는 이제 접시공주의 모습으로 변할 것이다.
가마솥: 엄마, 고마워요. (마녀를 껴안으며) 마실 거예요. 맛이 없더라도요. (단숨에 들이킨다) (가마솥 위로 보자기를 마녀가 씌운다. 마녀가 "가나다라......파하" 까지 외친다. 이 사이, 가마솥은 가슴속에 있던 종이왕관을 꺼내서 쓴다. 마녀, 보자기를 벗긴다.)
- 궁전 -
컵왕비: 접시야, 이걸 글라스왕자에게 주고 오렴. (흰 상자를 내줌)
공주: 네 엄마! (퇴장) (공주 길가로 나옴)
공주: 랄라... 글라스왕자가 어떤 표정을 지을까?
(이 때, 마녀와 가마솥이 나타나 공주를 납치, 가마솥이 다시 흰 상자를 듬)
공주: SOS!
- 궁전 -
가마솥: 다녀왔어요, 엄마. 글라스왕자가 무척 좋아하던데요?
왕비: 그래? 힘들었겠다, 편히 쉬거라. (가마솥 퇴장)
- 마녀의 집-
마의 할아버지: (위엄있게) 드럼통, 내 말을 잘 듣거라. 저기 저 접시공주를 가두어라. 먹을 것도 주지 말아라.
드럼통: 할아버지, 무슨 이유이지요?
마의 할아버지: 좌우간 시키는대로 해! 그 공주는 알아서 할테니까.
드럼통: 되게 깐깐하네. (마의 할아버지, 쏘아본다)
- 궁전 -
소리: 한편, 가마솥인 줄도 모르는 글라스왕자는, 열심히 가마솥에게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왕자: 그 흰 상자는 정말로 고마웠습니다. 속에 있는 과자는 모두 흘리면서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가마솥: 그럼요 엄마가 구우셨거든요.
왕자: 아십니까? 내일이 우리 결혼날이군요.
가마솥: 누가 모르는 줄 아셨어요? 걱정 마세요. (이때 시종이 달려옴)
시종: 왕자님, 컵왕비님께서 잠깐 오시라는데요.
가마솥: 나도 갈거야.
시종: 안됩니다, 혼수감 문제라고 하시던데...
소리: 이 나라는 혼수감 문제 이야기는 공주가 못 듣게 되어 있었어요. (왕자, 왕비쪽으로 감. 가마솥과 시종 퇴장)
왕자: 부르셨어요?
왕비: 그래요 다름이 아니라, 한 가지 문제 때문에...
왕자: 혼수감 문제 아닙니까.
왕비: 아니, 그건 가마솥이라구요. 꿈속에서 할머님께서 알려 주셨지요. 접시는 드럼통의 집에 있고 왕자는 가마솥과 결혼하게 된다고 하셨지요. 자, 빨리 접시를 데려와야지요? (왕비, 왕자에게 소곤거림)
왕자: 네 그러죠. (왕자, 마녀의 집으로 달려가 문을 두드리는 시늉)
- 마녀의 집-
마녀: 누구냐
왕자: 나다 글라스. 내일 나와 접시공주의 결혼식에 오라는 이야기이다. 마의 할아버지와 같이. 결혼하는 모습을 보면 배가 아플테니까.
마녀: 알았으니 돌아가시오. (왕자 퇴장)
마녀: 할아버님.
마의 할아버지: (위엄있게) 무슨 소리냐?
마녀: 글라스가 왔었습니다. 내일 결혼식에 오라고 그러더군요. 접시를 데리고 할아버님도 모시고 가겠습니다.
마의 할아버지: 알았다. 접시를 데리고 가면 무척 괴로워하겠지? (마녀, 마의 할아버지 간드러지게 웃는다.)
- 궁전 -
소리: 드디어 결혼식 날입니다. (왕자와 가마솥, 나란히 선 맞은 편에 공주와 마녀, 히죽히죽 웃는 마녀)
왕자: (가슴에서 칼을 꺼내며) 에잇, 이 나쁜 가마솥. (배를 찌름) (가마솥 쓰러짐)
마녀: (당황하며) 아니, 이럴수가. (접시공주 손을 이끌며) 접시를 데리고 가겠다. (마녀, 왕자가 급히 던진 표창에 맞아 죽음) (마의 할아버지 나타남)
마의 할아버지: 으하하, 글라스. 제법인데. 하지만 곧 죽게 될 몸으로 기만 살았군.
왕비: (일어서며) 하지만, 우리 솥뚜껑 할머니께서 가르쳐 주셨지. 네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을. (밀가루가 든 풍선을 던져서 터뜨림) (마의 할아버지, 밀가루에 범벅되며 쓰러짐)
마의 할아버지: 으윽 분하구나. 내가 밀가루에 약한 것을 그 솥뚜껑이 알려주다니. (고개를 떨굼) (즐거운 음악) (음악 점점 낮아짐)
왕자: 자, 공주. 마녀도, 가마솥도, 마의 할아버지도 죽었소. 이제 우리가 할일이 남아 있지요?
시종: 그럼요, 공주님, 그 동안 고생 많으셨죠?
공주: 아니요 괜찮은걸요.
왕비: 자, 나란히 서요. 결혼식 준비를 해야지요? (즐거운 음악 점점 커짐) (출연자들 모두 나란히 서서 인사) (음악 멈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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