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어느날 사랑이여
최승자
한 숟갈의 밥, 한 방울의 눈물로
무엇을 채울 것인가,
밥을 눈물에 말아 먹는다 한들.
그대가 아무리 나를 사랑한다 해도
혹은 내가 아무리 그대를 사랑한다 해도
나는 오늘의 닭고기를 씹어야 하고
나는 오늘의 눈물을 삼켜야 한다.
그러므로 이젠 비유로써 말하지 말자
모든 것은 콘크리트처럼 구체적이고
모든 것은 콘크리트 벽이다.
비유가 아니라 주먹이며,
주먹의 바스라짐이 있을 뿐,
이제 이룰 수 없는 것을 또한 이루려 하지 말며
헛되고 헛됨을 다 이루었다고도 말하지 말며
가거라, 사랑인지 사람인지,
사랑한다는 것은 너를 위해 죽는 게 아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너를 위해
살아,
기다리는 것이다.
다만 무참히 꺾여지기 위하여.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내 몸을 분질러다오.
내 팔과 다리를 꺾어
네 꽃병에 꽃아다오.
댓글을 달아 주세요
예전에 공지영이 그랬었죠.
시인이 되고 싶었는데, 시인은 천재들만 하는 거 같아서 소설을 썼다고.
세상엔, 천재들이 왜 이리 많은 걸까요?
그래도 내 맘 속 제일 큰 안 방은 기형도와 윤동주님 꺼^^
가끔 백석이 놀러오면 좋겠습니다만.
ㅎㅎㅎ
열심히 때론 괴로워하며 많은 걸 생산하는 천재들.
저는 한쪽에서 냠냠 맛있게 소비하는 즐거운 소비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