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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피곤한 사람 2002/08/17
  2. 산다는 거 2001/06/04
나는 가끔 내가 '귀신'이라 믿는 것들을 본다.

좀전까지 나는 동아리방 소파에 배를 내밀고 앉아 책을 읽다 신문을 보다 낙서를 하며 빈둥거리던 참이었는데... 동아리방 창문 너머로 보이는 다른 동아리방 안쪽에서 어떤 여자가 나를 보고 있는 게 보였다.

분명 사람은 아닌데, 그렇다고 귀신도 아닌 것 같다. 아마 어둑어둑한 저 방의 물건 무언가가 사람의 형체로 보이는 것 같다.

귀신이든 귀신이 아니든, 어쨌든 저런 것과 마주하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은 기분 나쁜 일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고개만 들면 보이는 자리에 있는 그 '얼굴'은 아까보다 더 괴상한 모습으로 변해 괴물 같기까지 하다. (아마 얼마 전에 이토준지의 만화를 잔뜩 보았기 때문에 더 그렇게 보이는 듯도....;;)

그러기에 평소였다면 찝찝한 맘에 창문의 커텐을 쳐버렸을텐데, 나는 그 단순한 작업이 귀찮아 그냥 내버려두고 있다. 어젯밤 나는 잠을 한숨도 못 자고 밤을 홀랑 새워버렸고, 가방은 종일 무거웠고, 낮에 신경쓰이는 일이 몇 가지 생겨 어떻게 해결할까 골머리를 앓던 참이다. 일어나는 것도 귀찮아 그저 소파에 파묻혀있다.

'몰라, 귀찮아, 걍 쳐다보라지'

이게 지금 내 심정이다. 귀신이든 나발이든 심신이 피곤한 사람에겐 위협이 되지 못하는 건가 싶다. 뎅장, 난 지금 피곤해 죽겠다고. 귀신이 다가와서 말을 걸어도 '지금은 쉬고 싶으니 다음에 얘기하자'고 할테다. 지금같아선 누군가 꿔 간 돈을 갚겠다고 해도 내일 달라고 할 것 같은 심정이란 말이다.

아~ 피곤한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강하다. 누가 그들을 당할 것인가!! 오죽하면 그들은 말도 안 되는 이상한 인간이 나라를 말아먹으려고 선거에 나와도 될대로 되란 심정으로 투표도 안 한다.....



2002/08/17 20:00 2002/08/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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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티비에선 하루 한 갑 이상 담배피는 사람이 후두암에 걸릴 확률은 비흡연자에 비해 스무배나 높으며, 후두암 환자의 95%가 흡연자라는 뉴스가 나온다.

매일 담배를 피고 술을 마시며 환경호르몬이 가득한 음식을 먹으며 콜레스테롤을 키우는, 하다못해 치아 사이마다 충치균을 사육하며 사는 사람들.

몸속에 머릿속에 마음속에 갖가지 바이러스를 키우며 죽어가는 거, 그게 산다는 건가 보다.

멋있게 살고 사명감을 불태우고 사랑하며 살아간다는 거, 죽어가는 사람들이 거는 자기 최면일 뿐일지도 모르겠다.

억울하게 죽은 사람이 귀신이 된다던가. 죽는 게 억울해 아둥바둥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 억울해할까. 우리는 모두 귀신이 될까.

요즘들어 사람들과의 관계, 내가 하고 있는 일들, 자의로 선택하지 않은 도통 맘에 안 드는 내가 태어난 사회 등등

모든 것이 집단 최면에 걸린 사람들의 모습처럼 보인다.




2001/06/04 20:52 2001/06/04 2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