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조금 전. 여섯 시도 안 된 이른 저녁 하늘을 보고 있는데
사람 얼굴을 닮은 구름 무리가 보였다.
순정만화 같은 눈 코 입이 둥실 떠 있는데
어딘지 슬픈 표정이었지.
어떻게 저런 구름이 생겼을까 신기해 하며 멍하니 보고 있는데
천천히
점점 웃는 표정으로 변하며 흘러갔어.
그러고 보니 오늘은 달도 아주 예뻐서
달과, 조금 떨어진 데 하나 반짝이는 별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리니
얼굴을 닮은 구름은 그새 흩어졌는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웃으면서 사라져서 다행이야.
2.
'슬픔을 소재 삼아 창작하는 거지.'
'슬픔을 팔아 먹는 거네.'
그게
슬픔을 소재 삼아 창작하고, 그걸 팔고, 소비하는 사람들이 있는 거지.
그걸 딱 잘라 어느 한 쪽,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는 게 아니야.
3.
누군가에게 자존심이 걸린 일이
다른 누군가에겐 아닐 수 있는 건데.
그걸 내 기준으로 아 저 친구 자존심을 팔았구나,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4.
언제나 '이거 하나면 더 이상 바랄 게 없겠다' 생각하고
그거 하나를 얻기 위해 애쓰지만
결국 언젠가 또 다른 것을 더 바라게 된다.
작은 소비부터
좀 더 넓은 의미의 것들까지.
5.
대화.
"네가 졌네."
"그러네."
"지지 않으려면 너도 그렇게 해."
"내키지 않는걸. 고작 그런 일까지 하고 싶지 않......"
"고작 그런 걸 안 해서 또 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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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상들 (2) 200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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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읽었던 피터한트케의 '어두운 밤 나는 적막한 집을 나섰다'에 나오는
주인공과 주인공의 친구가 나누던 대화가 떠오르네요...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