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에 해당되는 글 6건

  1. 아이스크림 (1) 2011/04/23
  2. 주말 (8) 2008/09/08
  3. 금요일 2005/04/08
  4. 결혼식 2003/01/11
  5. 주례사 2002/10/24
  6. 주절주절 2002/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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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결혼식에 와서 게걸스럽게 아이스크림을 먹는 선배 셋.





2011/04/23 15:32 2011/04/23 15:32

결혼식 다니면서 주말이 다 갔다.

토요일에 인규씨가 결혼할 땐 보고 있자니 아효 참 어쩐지 마음이 저기한 게 (응?)
양가 부모님이 한 말씀씩 하시는데 내가 찡해서 왈칵 눈물이 났다.
미정씨 내외랑 아가도 드디어 보고
앙샘 가족도 만났다! 대체 몇 년 만이야. 근데 하나도 안 변하셨어요.
예식이 끝나곤 80년대식 유머의 큰별, 성보씨랑 커피 마시며 노닥거리다 헤어졌네.

일요일은 쪼길 길상씨 결혼.
하객 중에 아는 사람들이 많아서 내내 왁자지껄한 틈에 끼어 있었다.
밥 먹으면서. 우리 테이블에선 결혼 적령기에 대한 얘기가 오가고 있었다.
나이가 드니까 남아있는 또래 남자가 없더라. 아주 연상이나 연하에서 찾아야 하더라.
서른 둘 넘어가면 결혼은 일단 저 뒤로 미뤄진다고 생각해야 할 거다. 이런 얘기들 말여.
듣고 있다가, 모두 미혼자였던 그 테이블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나도
연애관 한 마디쯤 피력해야할 거 같아서 입을 열었다.

"나는요, 남자친구 생기면 상장 줄 거예요."
"하하하하."
"진짜예요. 상금도 준다."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상금까진 뭐하고. 돈이 오가면 모양새가 좀 그럴테니까.
상장과 상패를 줘야지.



2008/09/08 01:43 2008/09/08 01:43
오늘 낮, 회사에서 운영하는 사이트 필자 분의 결혼식이 있었다. 회사 명의로 된 축의금을 받아 들고 혼자 예식장으로 향하는 길. 내 이름을 쓴 봉투도 따로 준비했지만, 이 달 들어 벌써 CD를 아홉 장이나 질렀고 수명이 다 된 모니터도 새로 사야 하며 돈 들어갈 곳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식은 땀이 흘러 슬그머니 봉투를 가방 깊숙히 밀어 넣었다.

금요일 오후 한 시에 열린 식인데도 많은 하객이 왔다. 그러나 처녀의 로망인 '예식장에서 멋진 신랑 친구 발견하기' 는 온데간데 없이 심각한 여초현상과 고령화가 나타난 상태였다. 평일 낮시간이라 직장인들이 많이 오지 못했기 때문인가 보다.

피로연장에서 나와 같은 테이블에 앉은 이들은 신랑 어머니의 친구들과, 신부의 직장 동료들과, 정체를 노출하지 않고 묵묵히 밥만 먹은 모녀와, 나처럼 혼자 온 아가씨였다. 신랑 어머니 친구인 한 아주머니는 꽤 유명한 사람의 어머니였는데, 아들의 기사가 실린 신문이며 잡지 이름을 쭈욱 열거하며 자랑하기 바쁘셨다. 성공은 했지만 너무 짠돌이라 정작 집에 돈은 별로 갖다 주지 않는다고 투덜거리는 아주머니. 얼마나 적게 드리기에 저런 말씀을 하시나 했는데 백만원, 백삼십만원 그렇단다. 아주머니 친구분은 더 받아서 어디에 쓰겠냐고 핀잔을 줬고, 아주머닌 이것저것 생활비로 쓰고 나면 그 돈 금방이라며 앓는 소릴 하셨지만 목소리엔 뿌듯함이 가득. 아주머니들은 삼십 대 아들들이 결혼을 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늘어놓았다. 결혼은커녕 만나는 여자도 없어 엄니들을 심란하게 하는 아들들의 나이는 각각 서른 둘, 서른 다섯. 그리고 계속 아주머니들의 얘깃거리가 된 신부의 나이는 서른 둘.

신부의 직장 동료들은 신부를 꼭 빼닮은 2세를 상상하며 즐거워했고, 묵묵히 밥만 먹은 모녀는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듣기만 했다. 혼자 온 아가씨는 신부 아버지의 친구인 자신의 아버지가 보내서 마지못해 나왔다고 했다. 평소에 혼자서는 밥도 안 먹는 성격이라 결혼식에 혼자 와서 식사를 하고 있자니 너무 뻘쭘하다며 호소했지만, 불행하게도 그녀의 뻘쭘함을 해소해 줄 능력이 내겐 없어서 짧은 대화 후 남은 식사를 하고 작별인사나 나누고 일어섰다. 식사로는 양식 코스 요리가 나왔는데 다음 달 우리 직원도 그곳에서 결혼식을 한다. 평소 먹는 양에 비해 음식양이 조금 적었기 때문에, 다음 달엔 꼭 빵을 두 개 먹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식권 검사 같은 건 하지 않는 곳이라 나중에 근처를 지나치다 생각나면 잠시 들러 모르는 이들의 결혼을 축하해주고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까지 하고 나와야겠다는 생각도.

날이 맑았고, 반팔 티를 입고 돌아다녀도 되겠다 싶을만큼 더웠다. 오고 가는 지하철 안에서 읽다 만 소설책을 읽을 수 있게 됐다며 즐거워 했지만 이내 옆사람에게 머리를 부딪혀가며 꾸벅꾸벅 졸았고, 회사로 돌아오는 지하철 환승역에서 팔순도 넘어 보이는 할머니가 파는 눈깔사탕을 두 봉지 샀다. 버스 정류장에선 바나나 파는 아저씨가 돈 버는 것보다 쓰는 것이 더 중요한 법이니 바나나를 사 먹으라 외쳤고, 회사로 돌아온 나는 발이 답답해 구두와 스타킹을 벗고 정장차림에 조리를 신고 돌아다녔다. 주말에도 할 일이 많다. 내일은 회사에 올 거다.




2005/04/08 20:18 2005/04/08 20:18
(0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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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1/11 06:59 2003/01/11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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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결혼식을 몇 군데 도는 내내 생각했던 게 있다.
그 주례사란 걸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건가?
이제 막 새 출발을 하는 남녀가
평소에 존경하던 사람에게 덕담이나 조언을 듣는 건 좋은 일이다.
그런데 그런 건 그냥 개인적으로 들으면 좋겠다 -_-
주례자와 아무 상관없는 난, 지루한 주례사가 이어지는 내내
왜 하객들에게까지 교훈질이야.....라는 불경한 생각을 한다 -_-
게다가 주례자를 정하지 못 해 결혼식 며칠 전까지도 애를 먹은 사람들을 보아온 나는
그들도 딱히 모시고 싶은 주례자를 찾지 못 하는 상황이라면
그냥 사회자의 소개에 등장해
우리 이제 같이 산다, 부부가 되었다, 라고 선언하고 박수를 받으면 되지 않을까. 란 생각이 든다.
결혼식 내내 주례자를 보고 서느라 하객에게 등을 돌린
신랑 신부의 뒷모습만 바라보고 있는 것도 그리 유쾌하지 않단 말이지.




2002/10/24 03:37 2002/10/24 03:37
바야흐로 결혼의 계절,
올 가을(짧게 잡아 9, 10월 두 달이라 쳐서) 결혼하는 커플이
내 주위에서만 6쌍이다.

어제도 나는 결혼식에 다녀왔는데
내가 결혼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친척집 결혼식인데
이제는 식장 다니는 것도 지쳤다며
남방에 운동화 신고 다니러 간 딸네미의 모양새가
그리 폼나지 않았음에 심란하셨던 건지
아니면 생일이 나보다 불과 몇 달 빠른 사촌언니가
다음 달에 결혼하기 때문인지...

이른 오후 예식장을 빠져나와
종일 거리를 헤매다 돌아온 딸에게
어무닌 누구와 데이트하고 온 거냐며 내심 떠보시다
내가 여인과 함께 있었다는 것에 실망하신다.
'내일은 공연 보러 간다' 는 딸의 말에는
'누구의?' 가 아니라 '누구랑?' 을 궁금해하시고
'ㅇㅇ언니랑' 이란 나의 대답에
데이트 좀 하고 다니라는 한 말씀.
어릴 땐 남자(군인 포함)랑은 펜팔도 못 하게 하시더니,
이제 얘가 혼자 늙어죽진 않을까 걱정이 되시는 듯..

어무니, 딸의 '좋~을' 때는 이미 가버렸어요.
아는 분이 그러는데요,
이 나이면 남자든 여자든
괜찮은 물건은 이미 다 팔려나갔대요.
재고품인 처지에 노력은 또 못 하겠어요.
이제 남자에 대한 환상도 없구요 어무니,
연애에 대한 기대도 안 해요.
찾아헤매는 것도 기다리는 것도 귀찮아요.
어릴 때부터 조숙했던 어무니의 딸은
여전히 조숙해 이 나이에 벌써 아줌마가 된 거예요...

그래요 뭐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긴 했는데
가수예요 어무니. -_-
오빠 오빠 하는 빠순이가 되어버린 거예요.
어무니, 저는 오늘처럼 햇빛 좋고 바람 좋은 일요일에
키크고 잘생겨서 "장모님 절 받으십시오!" 라고 외치는
어무니 상상 속의 사위를 만나는 대신
노래하는 그를 보며 꺅꺅거리러 가요 -_-
사진 찍어서 보여드릴게요 그리고

CD에 싸인도 꼭 받아올게요...
어무니 죄송해요 ㅠ.ㅠ



2002/09/08 07:36 2002/09/08 0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