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해당되는 글 7건

  1. 태수의 겨울밤 (10) 2009/12/28
  2. 태수의 겨울 (11) 2009/12/24
  3. 추위 (14) 2009/11/03
  4. 그, 겨울 (4) 2009/02/17
  5. 겨울 (2) 2008/11/18
  6. 추운 가을 2001/11/13
  7. 봄이 오면 2000/12/15

오늘은 눈이 많이 온 날이었어요.
누나는 꺼리는 기색이었지만, 나는 밖에 나가고 싶어서
산책줄과 현관문을 번갈아 쳐다보며 누나를 졸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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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가 또 꼼지락거린 바람에 해가 진 후에야 나왔지만,
괜찮아요! 신나게 돌아다녔습니다.
눈이 어찌나 왔는지, 걸을 때마다 발이 푹푹 빠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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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차가운 눈에 굴하지도, 미끄러운 비탈길에 겁먹지도 않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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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절 눈이 왔을 뿐인데 사람들은 참 온갖 짓을 다 해 놨네요.
눈사람이란 것도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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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적어 놓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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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인사를 건네는 사람도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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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갈 것 없이 우리 누나만 해도요. 굳이 고 옆에 답장을 쓰더라구요.
아니 저게 다 무슨 쓸모 없는 짓이랍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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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영역 표시 정도 가뿐히 해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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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일은 봐야, 실속 있는 외출이라 할 수 있겠죠.
눈밭에서 똥 눠 본 적 있어요? 없으면 말을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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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계속 계속 돌아다니겠다고 버티다가, 누나에게 안겨서 귀가하고 말았습니다.
추워서 달달 떨었지만 재밌던 겨울밤이었어요.





2009/12/28 03:57 2009/12/28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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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이었소. 며칠째 밖에 나가지 못하고 집구석에 박혀 있으니
느는 건 잠이요, 나오는 건 하품뿐이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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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신세가 처량하여 누님을 졸랐소.
"어서 나갑시다! 바깥 구경 좀 하고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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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님은 진짜 진짜 추운 날씨라며 나에게 외투를 입혔소.
"자, 어서 나갑시다!"
그러나 누님은 자꾸 꼼지락거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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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발끈하여 외쳤소.
"아, 쫌!!! 언능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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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밖으로 나갔소. 진짜 춥긴 했지만 굴하지 않고
열심히 동네를 돌아다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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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쉰 사이에 다른 개들이 내 영역을 가로채었던 것이오.
부지런히 영역표시를 하며 내 위엄을 되찾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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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귀가하니 고난이 기다리고 있었소.
나는 저항 한 번 제대로 못한 채 목욕을 해야 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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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하는 것까진 그럭저럭 참아도, 털 말리는 건 못 참겠소.
헤어드라이언지 뭔지 정말 싫은 놈이 하나 있소.
웅-웅- 더운 입김을 뿜으며 달려드는, 있는 거라곤 입밖에 없는 괴상한 놈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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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놈이 너무 얄미워서, 식구들이 없는 사이에
몰래 그놈 전선을 잘근잘근 씹어 숨통을 끊어놓기도 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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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소용없는 짓이었소. 식구들이 그놈을 되살렸던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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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효, 목욕이 싫소! 드라이어도 싫소! 산책만 좋소!
언능 겨울이 지나가서 따뜻한 봄이 오면 좋겠소!






2009/12/24 03:11 2009/12/24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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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저녁, 귀가하던 길이었다.
골목길에 무언가 죽어 있는 것을 보고 멈칫.
무슨 생물인지 궁금해, 허리를 굽혀 들여다 보았다.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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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더라니.
어디에서 어떻게 와서
무슨 고생을 하다 갔느냐.



2009/11/03 02:37 2009/11/03 02:37


그, 겨울
 

 


너는 항상 겨울을 살았지
나는 봄이 오면 봄을 살고
여름엔 여름을 살아야 했네

불안해서 노래하던 날들이었지
누군가 칭찬해 주어도 기쁘지 않았네
네가 눈치채지 못하였으니

많은 다짐을 쏟아내었지
다짐이 느는 건 좋은 게 아니었네
다짐은 강물에 간신히 띄우는 나무조각이었네
다음 걸음을 걷기 위해 던지는 징검다리였네

누군가에겐 아름답지 않아 미안했고
누군가에겐 아름다워서 미안했지
너에겐 모든 이유로 미안했고
너에겐 모든 이유로 화가 났네

겨울이 끝나갈 무렵이었네
너는 그리워하기 위해 멀리 간다는 거짓말을 했지
나는 자꾸 검은 문을 열고 싶었고
기다리던 전화가 올까봐
입을 틀어막고 전화를 받았지






2009/02/17 22:52 2009/02/17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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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잠의 나날.
일을 미루고 미루다 몰아서 하는 내 탓이니 뭐.
지금 하는 일들 끝나면 24시간 잘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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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답지 않은 사랑.
이별답지 않은 이별.
가슴에 못을 박는 것들은 대체로 그런 것들이었다.
적다 보니 무슨 단어를 붙여도 얼추 그러하겠구나.
답지 않은 것들이 늘 곤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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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다.



2008/11/18 02:23 2008/11/18 02:23

추운 가을


아직 가을이겠지
겨울이 오기 전에 보자고 했으니
겨울이 오기 전에 너 성큼성큼 돌아와
겨울이란 계절을 지치도록 느끼자고 했으니
네가 오지 않은 지금
아직 가을이겠지 너무나 추운 가을
편지를 쓰는 손이 시려 이렇게 곱는데
어서 지나갔으면 이 추운 가을


(2001.11.13)




2001/11/13 11:38 2001/11/1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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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 오면



  봄이 오면
  나는
  겨울을 씹어먹겠다
  손가락 끝에 돌돌 말아
  한 입에, 톡
  넣어
  우적우적 씹을 용의는 충분히 있다

  봄이 오면
  겨울을 씹어먹고
  겨울같은 것들을 깨뜨려 먹고
  아예
  가루로 내어 삼킬 용의가
  충분히 있다

  봄이 오면
  봄만 되면
  겨울이라 불리는 것들
  그것도 한 입에
  죄 털어넣겠다

  (1998)




2000/12/15 09:35 2000/12/1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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