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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즌2 (6) 2008/10/23
  2. 2006/02/27
  3. 생각 2006/02/18
  4. 다시, 일요일 2005/11/13

집에도, 나 개인적으로도 환경에 큰 변화가 있어서
요즘은 마치 인생의 새로운 시즌으로 접어드는 듯한 기분이다. 시즌2랄까.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는 이 즈음 다시 한 번 다짐해 본다.
게으름에 자존심을 팔진 않겠다고.




2008/10/23 18:24 2008/10/23 18:24
전화통화를 하던 서지는 '하고싶은 일을 해야 하는 건지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고 말했다.
생각해보면 그건 우리가 친구로 지내온 기간-
십대 후반부터 이십대 내내 고민한 주제였다.

하고싶은 일을 하다보면 언젠가 돈을 벌 수 있을 거란 믿음을 이야기하기도 했고
당장 돈을 벌지 않으면 생활이 곤란하다는 현실 앞에서 체념하기도 했고
믿음을 갖고 살아가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며 부러워하기도 했고
자극을 받아 접어두었던 꿈을 꺼내 펼쳐보며 용기를 얻기도 했고
하지만 역시나 돈이 없으면 안 된다며
언젠가 하고싶은 일을 하기 위해 먼저 돈을 벌어두는 거라 자위하기도 했다.

세상은 온통 뒤집혀야 한다고 몇 번이고 강조하며 두 눈을 반짝이던 화가는
지금 아르마니 수트를 입고 패션지 화보에서 환하게 웃고,
음악만으로도 살 수 있다고 다짐하던 밴드 멤버는
음악하는 데 필요한 돈도 없다며 장사에 뛰어들었다.
나는 주위 사람들을 바라보며 느끼는 씁쓸함이
나를 변명하는 데 필요한 안도감이 되지는 않았으면, 하고 불안해했다.

우리가 단지 돈을 벌려고 태어난 건 아니지 않냐고
생존 자체가 목적인 삶을 살진 말자고 술잔을 기울이다 돌아서서
백화점에 걸린 코트 한 벌에 꿈과 바꾼 돈을 쉽게 지불하고
다시 그 돈을 벌기 위해 살아온 나의 이십대.
그리고 돈, 돈, 돈이 웬수라고 말하는 것으로
게으름과 꿈을 바꾸었다는 사실만큼은 들키지 않으려 애쓰는 스물 아홉 살.




2006/02/27 16:48 2006/02/27 16:48
올해는 연초부터 몸 상태가 썩 좋지 않다. 정말이지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3월부터 한 동안 무척 바빠질텐데 그 전에 진짜로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는 콘프레이크가 출시되면 좋겠다. 지금은 급한 일들을 앞에 두고도 끊임없이 쏟아지는 잠 때문에 울고싶은 심정이다.


한껏 기대하다 실망하게 되는 편과, 아예 기대란 걸 하지 않는 편 중 어떤 쪽이 나은가 생각하게 되었는데, 어느 쪽도 땡기지 않는다. 다만 평소의 나는 어떤 쪽이냐 하면 기대같은 거 하지 말자고 다짐은 하면서도 얄팍한 기대를 끝내 버리지 못하고 있다가 실망하는 편이다.


돈에 자존심을 판 P 소식을 떠올리며 혀를 차다가, 게으름에 자존심을 파는 나보다는 차라리 P가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어 의기소침해졌다.


가끔 매일같이 쏟아지는 뉴스들을 보며 외로워질 때가 있다. 별의 별 뉴스들이 그렇게나 많이 쏟아지고 사람들은 분노하거나 기뻐하며 시끌벅적 말도 많은데. 그 많은 뉴스들 중 나와 관련 있는 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 때 느끼는 소외감. 줄기세포가 정말 있었든 아니든. 강남에 모노레일이 생기든 말든. 이효리가 컴백 무대에서 립씽크를 했든 아니든. 낸시랭이 아티스트이든 빈껍데기이든. 그게 대체 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이냐.


멍청하게 살고 있는 가운데 올해의 1/7 가량이 훌쩍 지나가고 있다. 잘하면 멍청한 상태 그대로 서른 살이 되겠다.






2006/02/18 22:22 2006/02/18 22:22
그렇다. 일요일이란 모름지기 이런 풍경이어야 한다.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학생이든 백수이든 간에, 일요일엔 어쩐지 한없이 게을러진 자신의 모습에 덤덤히 놀라며 계속 보지도 않을 티비를 하염없이 틀어놓아야 한다. 간간이 들려오는 CM송을 자기도 모르게 따라 흥얼거리며, 평소에 신경쓰지 못했던 귓구멍과 콧구멍, 심지어 양말을 신으면 남에게 보이지도 않을 발가락 사이의 틈새까지 손가락으로 비벼 청소를 하다가 그 손을 씻지도 않고 벌떡 일어나 짜파게티를 끓여먹고는 이도 닦지 않고 이불 속으로 뛰어들어 방귀를 뀌며 잠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요일에 인터뷰 두 탕 뛰고 회사로 돌아와 야근 중인 나는, 제품의 정가를 꼬박꼬박 받기로 유명한 편의점에서도 유난히 고가의 제품이라고 소문난 럭셔리 고기순대를 구입해 먹고 있으면서도 도무지 구겨진 인상을 펼 수 없는 것이다...... -_- 아악!!!




2005/11/13 23:41 2005/11/13 2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