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니 가을 오랬지 누가 겨울 오랬냐. 너무 춥다.
그래서 어젠 지난 봄에 미리 사둔 가을 재킷을 입고 나갔는데
공장에서 후처리할 때 쓴 약품이 나랑 뭔가 안 맞았는지(그런 거에 민감하다)
옷깃에 닿은 목 부분이 칠면조마냥 빨갛게 변하고 말았다. 얼굴까지 근질근질허다.
이거 할인하는 걸 싸게 산 거라 바로 드라이클리닝하기도 아까운데 아효.
2.
가을 옷 이야기 하나 더.
지난 봄에 트렌치코트도 하나 사놨는데
십만원쯤 하는 게 이월상품 세일로 사만 구천원인가 싸게 팔길래 덥석 사놨지.
근데 재질도 그렇고 특히 색상이 봄에 입긴 무거워 보여서
가을에 입어야겠다, 생각하고 아직 한 번도 입지 않고 모셔놓고 있었다.
근데 그때 다 안 팔렸나 보다. 지금은 이만 구천원에 팔고 있다. ㅡㅜ 내 돈...
3.
여하간 구월은 참 정신없이 보냈다. 일도 많았고, 약속도 많았고.
시월은 한층 더 분주할 거 같은데 난 요즘 너무 피곤하다.
4.
오늘 아침밥을 꾸역꾸역 먹으며 친구 앨리스의 글을 떠올렸다.
앨리스는 며칠 전 문득 자신이
'인생의 전반전을 살려면 아직 10년이나 남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평균 수명 80이라 생각하면 그 말이 맞지.
짧게 살아 60에 죽는대도 난 아직 전반전밖에 뛰지 않았네.
그렇게 생각하니, 내가 그리 멍청하게 산 건 아닌가란 생각이 드는 거였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의 기간은, 그래 난 미성년자였으니 그 기간에 했던 바보같은 짓들은 넘어가고
그후로 십년 좀 넘게 헤맨 셈인데
긴 인생 살기 위해 십년 정도 삽질한 게 그리 나쁘겐 느껴지진 않으네. 하며 남은 밥을 다 먹었다.
5.
그렇게 먹는 밥이 내 피와 살로만 가지 않고
정신건강을 보살피는 에너지로도 쓰이면 얼마나 좋겠느냐만은.
도대체
2008/09/28 18:23
2008/09/28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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