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해당되는 글 7건

  1. 가을. 시작. 2008/10/10
  2. 가을 (6) 2008/09/28
  3. 새벽 단상 2008/09/23
  4. 가을 2006/01/15
  5. 시월의 마지막 날 2003/01/11
  6. 추운 가을 2001/11/13
  7. 오늘따라... 2001/09/10

<묘한 고양이 쿠로>라는 만화를 보고 있다.
화풍도 환상이고 내용도 아름다워서 푹 빠져 버렸네.
간간이 슬픈 부분도 많은데
담담하게 그려내서 더 슬프다. 오늘 사무실 오는 길엔
지하철에서 보다가 울컥해서 울어버렸다.
바리바리 싸들고 나온 짐도 많고, 어쩐지 어수선한 기분이었는데
만화 때문에 더 정신 없이 지하철에서 내려서 사무실로 왔고
아직까지 기분이 정돈되지 않아 일하는 데 애먹고 있다.
오늘 날씨도 어두운 게 한층 더 싱숭생숭하게 만드나 싶지만
사실 근래 기분이 어딘지 묘한 상태로 지속되고 있기도 허다.
오늘 저녁 불만합창단 거리 공연하고
내일 조계사에서 공연하고. 그러고나면
올가을의 초입이 정리되는 기분이 될 것도 같다.
한 시절을 마감한다고 하기엔 거창하고
읽던 책의 한 챕터를 다 읽은 기분.이랄까.
그리고 바로 다음 장을 펼치는 기분.
나의 가을을.





2008/10/10 17:20 2008/10/10 17:20
1.
아니 가을 오랬지 누가 겨울 오랬냐. 너무 춥다.
그래서 어젠 지난 봄에 미리 사둔 가을 재킷을 입고 나갔는데
공장에서 후처리할 때 쓴 약품이 나랑 뭔가 안 맞았는지(그런 거에 민감하다)
옷깃에 닿은 목 부분이 칠면조마냥 빨갛게 변하고 말았다. 얼굴까지 근질근질허다.
이거 할인하는 걸 싸게 산 거라 바로 드라이클리닝하기도 아까운데 아효.

2.
가을 옷 이야기 하나 더.
지난 봄에 트렌치코트도 하나 사놨는데
십만원쯤 하는 게 이월상품 세일로 사만 구천원인가 싸게 팔길래 덥석 사놨지.
근데 재질도 그렇고 특히 색상이 봄에 입긴 무거워 보여서
가을에 입어야겠다, 생각하고 아직 한 번도 입지 않고 모셔놓고 있었다.
근데 그때 다 안 팔렸나 보다. 지금은 이만 구천원에 팔고 있다. ㅡㅜ 내 돈...

3.
여하간 구월은 참 정신없이 보냈다. 일도 많았고, 약속도 많았고.
시월은 한층 더 분주할 거 같은데 난 요즘 너무 피곤하다.

4.
오늘 아침밥을 꾸역꾸역 먹으며 친구 앨리스의 글을 떠올렸다.
앨리스는 며칠 전 문득 자신이
'인생의 전반전을 살려면 아직 10년이나 남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평균 수명 80이라 생각하면 그 말이 맞지.
짧게 살아 60에 죽는대도 난 아직 전반전밖에 뛰지 않았네.
그렇게 생각하니, 내가 그리 멍청하게 산 건 아닌가란 생각이 드는 거였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의 기간은, 그래 난 미성년자였으니 그 기간에 했던 바보같은 짓들은 넘어가고
그후로 십년 좀 넘게 헤맨 셈인데
긴 인생 살기 위해 십년 정도 삽질한 게 그리 나쁘겐 느껴지진 않으네. 하며 남은 밥을 다 먹었다.

5.
그렇게 먹는 밥이 내 피와 살로만 가지 않고
정신건강을 보살피는 에너지로도 쓰이면 얼마나 좋겠느냐만은.





2008/09/28 18:23 2008/09/28 18:23

내가 아무 죄책감 없이 살기등등 죽일 수 있는 생물이 있다면 단연 모기.
이맘때의 모기가 너무 싫다. 조금 전 연달아 네 마리를 잡으며 경악했다.
태수는 내가 저를 모기에서 구해준 것도 모르고 열심히 자는구나.
야 너 나 아니었음 니가 그 털복숭일 해가지고 긁을만한 거라곤 뒷다리밖에 없음서 모기한테 물린 데 시원하게 긁지도 못할 거였음서 내가 모기 잡느라 짝짝 박수 소릴 낼 때마다 실눈만 흠칫 뜨곤 잘 자는데 왤케 시끄러운 소릴 내는지 정말 어이없단 표정을 딱 짓고 다시 잠들고 말야 너 아효.

하다가.

이번 주엔 월욜부터 비가 왔으니 이제 한 주 동안 슬슬 가을 날씨가 되어주려나 모르겠는데
난 언능 가을이 돼버리면 좋겠고 무엇보다 이번 주도 언능 가버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런 게 있다.




2008/09/23 04:39 2008/09/23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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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 로모 피쉬아이로 찍은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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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먹으러 가는 길에 가끔 지나다니는 회사 뒤편 경희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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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 쌤, 이 실장님, 오욕칠정 씨.
오욕칠정 씨가 입고 있는 것은 키시단 풍의 재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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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건물 3층에서 내려다보는 은석 팀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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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앞 골목


2006/01/15 03:05 2006/01/15 03:05
(02.10.31,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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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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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으로 올라가는 뒷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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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맨 위, 종합관 앞



2003/01/11 07:36 2003/01/11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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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가을


아직 가을이겠지
겨울이 오기 전에 보자고 했으니
겨울이 오기 전에 너 성큼성큼 돌아와
겨울이란 계절을 지치도록 느끼자고 했으니
네가 오지 않은 지금
아직 가을이겠지 너무나 추운 가을
편지를 쓰는 손이 시려 이렇게 곱는데
어서 지나갔으면 이 추운 가을


(2001.11.13)




2001/11/13 11:38 2001/11/1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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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무릎의 관절염이 수시로 도지더니 발목까지 내려오고

물리치료학과를 졸업한 친구가 만져보곤 '아줌마 같어'라며 놀란 어깨 근육은 잔뜩 굳어 쿡쿡 쑤셔댄다.

어제 낮에 회사에서 머릴 감을 때 귀에 물이 들어가더니 오늘 와서야 징징 아파오고

어젯밤 잠 못 들게 하던 뒷목에서 머리로 연결되는 부분의 두통은 가시지 않는다.

짐을 나른 것도 아닌데 왼팔엔 근육통이 생겼고

키보드 치느라 오므리고만 있던 손은 마디마디 쑤신다.

남들이 보면 '에개!' 하고 말할지 모를 일거리들이지만 그것들이 쌓일 때마다 빽 소리라도 지르고 싶다.

내가 지금 무슨 글을 쓰고 있는지 남은 일은 무엇인지 도무지 모르겠고...

의욕 저하와 판단력 상실.

머리는 산만하고 마음은 극도의 우울증에 빠져 눈물만 자꾸 흐른다.

옆자리에 앉은 분에게 "지쳤다"고 중얼거리니 자기 모니터를 바라보란다. 화면 가득 코스모스 사진이 보인다.

그 분이 그러신다. "가을이야"

그래, 겨울이 오자마자 일 년 동안 그렇게 기다리던 가을이다.

밖으로 나가 사옥 앞 벤치에 앉아있으니 바람이 많이 분다.

플라타너스 잎이 아직 퍼렇게 잔뜩 매달려 흔들리고 있지만, 어쨌거나 가을이 온 건 분명하다.

기다리던 가을, 나는 지금 서 있어야 하는 곳에 제대로 서 있는 걸까.

도망치고 싶은 맘만 간절한 오늘이다. 모든 것에서.




2001/09/10 18:14 2001/09/10 1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