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낸 사랑



 미안해
 너의 사랑 같은 건
 주머니에 넣어 버렸어
 여섯 살인가 일곱 살 더 먹은 너의 진심은
 너의 나이만큼이 아니라 내 나이만큼 다가올 뿐이었어
 사실은 좋아하고 있었다며 나를 안은 너의 몸이 떨릴 때에도
 너의 고백은 가방 속 사탕처럼 잠시 물었다 뱉어도 된다고 생각했어
 내가 꺼내든 사랑만 탐나는 루비 브로치가 될 수 있다고 믿었고
 너의 마음은 문질러도 별 수 없는 낡은 놋그릇이라 생각했어
 내 뺨을 쓰다듬는 취한 너를 대수롭지 않게 바라보았어
 네가 걸어준 목걸이를 옷핀 달듯 걸고 다녔어
 너와의 일을 쉽게 얘기하고 다녔어
 탁탁 접어 넣고 까맣게 잊은
 오래된 외투 주머니에서
 꺼낸. 사랑.


 (2005.08.11)




2005/08/11 21:57 2005/08/11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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