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주 꾸는 꿈.
1. 쫓기는 꿈.
어릴 때부터 꾸준히 꾸는 꿈. 귀신으로부터, 괴물로부터, 살인자로부터,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로부터, 화산 폭발이나 지진으로부터 도망친다. 스토리는 다양하지만 언제나 있는 힘껏 도망치다가 끝난다. 정작 잡히는 적은 별로 없지만 꿈꾸는 내내 무섭고 초조하다.
2. 달리는 꿈.
이것도 오랜 시간 꾸어 온 꿈. 쫓기는 꿈과 비슷한 듯 다르다. 쫓는 대상은 없지만 불가피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달려야 하는 상황이다. 가장 많이 꾼 것이 운전을 못하는데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꿈. 나는 엑셀과 브레이크도 구별 못하는데, 무조건 운전대를 잡고 어디론가 가야 한다. 운전하는 내내 식은 땀이 흘러. 자동차 말고 말이나 마차를 탄 적도 있다.
3. 화장실 꿈.
근 몇 년 사이에 부쩍 꾸는 꿈. 화장실에 가지만 화장실이 더럽거나, 잠금 장치가 없거나, 밖에서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이거나, 비좁아서 볼일을 마음 편히 보지 못한다.
4. 날아다니는 꿈.
위의 꿈들에 비해 빈도가 높진 않지만 그래도 이따금 꾸는 꿈. 여기에 쓴 '자주 꾸는 꿈들' 중에선 거의 유일하게 기분 좋은 꿈. 하늘을 펄럭펄럭 날기보다는 패러글라이딩처럼 날고, 공기처럼 둥실둥실 떠다니고, 하늘을 날 것처럼 높은 점프를 한다. 그럴 땐 땅에 발 디딜 때마다 부웅 부웅 높이 날아 어디든 기분 좋게 갈 수 있다.
5. 그 외.
위에 적은 꿈들은 일련의 공통점이 있고, 또 그 바람에 더욱 인상적이기에 '자주 꾸는 꿈' 시리즈로 묶어 보았지만, 사실 저기에 속하지 않는 꿈을 꾸는 날이 훨씬 많다. 내용은 잡다하고 다양하다;
이런 편인데,
작년에 기타를 배우기 시작한 후로 제법 자주 꾸는 꿈이 있다.
내용인즉슨 내가 어떤 무대에 서게 되고
중요한 무대라서 기타를 멋들어지게...까지는 아니어도 정상적으로는 쳐야 하는데
코드를 다 잊어버린 상황인 것이다.
혼자 무대에 선 적도 있고 밴드의 일원이 된 적도 있고
숲속 무대에 서기도 했고 컴컴한 극장에 서기도 했고
무슨 축제 무대였던 적도 있고 오디션장이었던 적도 있는데
언제나 전전긍긍하다가, 연주가 시작되면 손가락을 제대로 못 놀리며 난감해했다.
이 버전이 살짝 변형되어서 내가 무슨 음악 프로그램에; 그것도 댄스 그룹의 일원으로 무대에 서기도 했는데;
그 때도 안무를 다 잊어서 무대를 완전히 망쳤어. 심지어 그룹의 데뷔 무대였는데. 난 그때 열 두 살도 더 어린 다른 멤버들에게 미안해서 혼났다;
그런 가운데 엊그제 꿈에선,
이번엔 꿈속의 내가 무슨 마음이었는지; 라이브 클럽을 하나 대관했더라고. 내 무대를 내가 돈 주고 빌린 거다. 포스터도 만들어서 여기저기 붙여놨고, 사람들도 제법 모여 있었다.
십분 후엔 무대에 올라 적어도 한 시간은 혼자 공연을 해야 한다는데, 나는 코드 운지법을 싹 잊은 상태.
대관료가 80만원이었는데 십분 남은 그때 취소하면 영락없이 대관료 대부분을 날려야 하고, 또 저기에 모인 사람들에게 할 말도 없는 상황이었지.
나는 '매번 이런 꿈을 꾸더니 실제로 이런 날이 오는구나. 이젠 정말 큰일났다. 어쩌면 좋으냐. 지금이라도 못하겠다고 할까? 아니면 그냥 무대에 오르고 볼까?' 길고 긴 오분을 고민하다가, 결국 공연이 오분 남았을 때 오늘 공연은 취소하겠다고 클럽측에 얘기했다.
기타를 챙겨 들고 클럽을 나와, 클럽 앞에 붙어 있는 내 포스터를 바라보았다.
안에선 공연이 취소되었다는 안내방송에 이어 다른 팀들이 노래하기 시작했고
그 노랫소리를 들으며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섰지.
돈도 날리고 부끄러웠지만, 홀가분했다.
정월초하루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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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올해엔 정말 꼭 건강하세요.
네! 무조건 건강. ㅋㅋ
aspacia님도 건강+하시는 일 술술 잘 풀리는 한 해 되시길 바라요. ;)
대부분의 꿈이 불안과 관련되어있네..꿈을 자주 꾸는 것은 깊은 잠을 못잔다는 의미라던데.
그래도 정월초하루 꿈은 썩 나쁜 느낌은 아니다. 적어도 홀가분해졌으니까..?
올핸 꿈 꾸지말고 푹 잘자고 건강해지자.
그치 난 뭘 왤케 그리 불안해할까;
진짜 꿈을 많이 꾸면 일어나서 덜 개운해. 악몽인 경우엔 더 그렇지. 하지만 저 날 일어나선 어쩐지 기분이 좋았다. ㅎㅎ
앨리스도 건강! 몸도 마음도 건강!
124는 키가 클라고 그런 꿈을 꾸는 거예요 3번은 로또 사면 꽝임-_-
키는 다 자랐으니 그 대신 살이 자라왔군요... orz
와.. 저랑 비슷한 꿈을 꾸셨네요..
저도 공연하는 꿈 꾸곤 했어요..
공연 레파토리가 하나도 기억이 안나는 무서운 꿈.. -_-;;
멤버들이 연주를 시작하는데..
전혀 모르는 곡인거죠.. ㅠㅠ
그래도 다른 꿈들은 꿈이란걸 알고 있는지..
초능력도 발휘하고 그럽니다..
쫓기거나 그러면 공중을 날아 도망간다던가 하는...
가끔은 장풍도 발사... ^^;;
장풍 ㅋㅋ 멋지네요. 풍력(?)은 센가요?
제가 꿈에서 거의 유일하게 발휘하는 초능력은 날아다니는 거예요.
공연 꿈 꿀 때 전전긍긍하셨겠어요. 으허;
화장실이 더럽거나 급한데 신발을 롤러스케이트를 신어서 못싼(?)다거나ㅋㅋㅋ
이런건 대부분 화장실이 가고싶은데 꿈에서 안깨어난 경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저도 그런꿈을 자주 꾸는데 일어나면 어김없이 잽싸게 화장실로 달려갔지요~
아..대체님홈 진짜 오랫만에 왔네요..왔어도 눈팅이 대부분이지만요..
꽤 오랜세월 대체님 모르게 제가 함께해왔다는 사실이 그 시간들이 새삼스럽네요ㅋㅋ(왠지 스토커삘이 나는데요?ㅋㅋ)
제가 화장실에 워낙 자주 가는 편이니 저도 그럴 수 있겠네요. ㅎㅎ
반갑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