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엔 서지를 만났다. 생일 전날이라 겸사겸사 만나서 무알콜 회동하고 헤어졌다. 서지 만나기 전에 광화문 교보문고에 들러 서지 줄 책도 사고 팬시 구경도 잠깐. 그렇게 예쁜 카네이션 브로치와 핸드폰줄들이 있는 줄 몰랐다. 그냥 내가 하고 다니고 싶을 정도였지만, 누가 날 어버이로 오해할까봐. -_-; 스승으로 봐 줄 거 같지도 않고. -_-;

서지랑 잘 만나고 귀가, 일찍 누웠는데 자다가 가위에 눌렸다. 깨어보니 꿈, 알고보니 또 꿈, 그런데 또 꿈, 여기까지 또 꿈...... 하며 몇 번을 되풀이했는지 모른다. 가끔 가위 눌릴 때 혹은 그냥 악몽을 꿀 땐 울거나 소리를 지르다 깬다. 그 밤엔 울면서 소리를 지르다 깼다. 꿈이라 다행이었지만 일어나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고 무엇보다 몸이 아팠다. 특별한 이유 없이 다 아팠다. 새벽 세시였다. 지방으로 출장간 동생은 전날 알려온 도착시간에서 한참 지난 그때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전화를 거니 받지 않았다. 걱정도 되고 잠도 다 깬 바람에 일어나 책을 봤다.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거라던 꿈속 인물의 말이 자꾸 떠올랐다. 동생은 날이 밝기 전에 귀가했다. 길이 막히면서 운전자가 피곤해 하여 휴게소에서 눈 붙이고 오느라 늦었다고.

일요일 낮부터는 태수가 토하고 똥도 좋지 않고 걱정이 된다. 낮에 밥 먹은 걸 다 토했지만 산책도 다녀오고 잘 놀고 저녁밥도 잘 먹더니? 밤에 그걸 다시 다 토해 놨다. 약을 조금 먹이고 재우면서 나도 잠들었는데, 두 시간도 안 지나서 토하는 소리에 깼다. 이번엔 빈속이라 위액만 꽥 토해 놨다. 태수는 비실거리며 잠들었지만, 나는 다시 못 자고 일어나 앉아 있다. 예전에 비하면 많이 의연해졌지만. 작년 봄에 태수 아팠을 때 내가 어떤 상태였나 생각하면 아주 아찔해. 그래도 오늘은 사무실 나가려던 계획을 접고 집에서 일해야겠다. 아무도 없을 때 행여나 작년처럼 연달아 꽥꽥 토하고 지칠까봐 걱정 되어서.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태수는 괴상한 포즈로 자고 있구나. 짓궂은 나는- 가끔 이런 괴상한 모습을 사진 찍어 놓아도, 그걸 가지고 정작 개는 놀릴 수 없다는 사실을 아쉬워 한다. 그러고 보니 남들에게 내 모습이 어떻게 보일까 염려하고 창피해 하는 건, 사람 뿐일까. 여하간 아프지 마라 개생키. 언능 나아서 나랑 놀자. 원없이 놀자.




2009/05/11 06:19 2009/05/11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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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앨리스 2009/05/11 19:3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마음이 어수선할 때 책을 읽을 수 있다니.
    역시 자네는 대인배야..

    태수의 쾌유를 빌며.

    • 도대체 2009/05/13 01:54  address  modify / delete

      책은 손에 쥐고 있었을 뿐.........ㅋㅋ
      태수 다음날도 차도 없고 토하기만 했어.
      하지만 이틀을 꼬박 굶더니 3일째 되는 날 뚜벅뚜벅 걸어가 물도 마시고 밥도 먹더라.
      작년 이맘때 같았음 울면서 병원부터 달려갔을텐데 ㅎㅎ. 이번에도 노심초사하긴 했지만;

  2. Jocelyn 2009/05/12 22:4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어쩜! ㅠ_ㅠ 태수 빨리 나았음 좋겠어요!
    악몽 꾸지 마시고, 잘자요!

    • 도대체 2009/05/13 01:55  address  modify / delete

      고맙습니다. 애가 타긴 했지만 많이 나아져서 밥도 잘 먹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