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의 다락방 - 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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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26 23:42

그저께였지.
엄마 옷을 수선소에 맡기고 오는 길에
구멍가게 앞에 천원짜리 지폐가 떨어져 있는 걸 발견했다.
이게 웬 횡재냐 싶어서 냉큼 주웠는데
누가 나를 불렀다.  "아가씨!"
돌아보니 한 아줌마가 날 쳐다보고 있네.
워낙 돈 줍고 이런 운이 없는 터라, 순간
아, 이 아줌마가 흘린 거구나. 근데 내가 덥썩 주웠구나. 역시 이런 운이 있을리가 없지. 돌려줘야 하나 보다. 근데 돈 임자 앞에서 냉큼 줍는 모습을 보였다니 은근히 민망하네. 하며 대답했다.
"네?"

헌데 아줌마의 대답.
"그 돈… 내가 주우려고 했는데. 아가씨가 주웠네?"
"……흘리신 게 아니라요?"
"응."

당당한 아줌마의 말에 잠시- 아, 내가 새치기를 했구나. 얍실하게 가로챘구나. 란 생각까지 들 뻔 했지만
행색을 보니 나보단 잘 사실 것 같아서 그냥 천원을 흔들며 웃었다.
"그럼 제가 가질게요."

꽁돈 천원은 생겼다만
뭐냐, 허락 받고 돈 주운 이 기분은.



2008/11/26 23:42 2008/11/26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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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 2008/11/27 03:2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역시 아줌마들은 대단하다.
어떻게 불러세우지?
나 전에 회사 아줌마는, 횡단보도에서 만원짜리를 발견하고
주위 사람들과 경쟁하듯(물론 혼자만의 느낌이었겠지) 잰 걸음으로 다가가 잽싸게 낚아채고 길을 다 건넜는데, 살펴보니 나이트클럽 찌라시였다는;
도대체 | 2008/11/27 05:47 | PERMALINK | EDIT/DEL
아 진짜 웃었다.ㅋㅋㅋㅋㅋ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
난 육교를 건너다가, 교체하려고 떼어놓은 육교 간판 밑에 천원짜리가 있는 걸 발견했지.
심지어 빗물에 축축하게 젖어 있는 걸, 팔 뻗어 열심히 주웠는데
줍고나니 어린이 은행에서 발행한 돈이더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깐만, 눈물 좀 닦자... ㅜㅜ)
Jocelyn | 2008/11/27 09:38 | PERMALINK | EDIT/DEL | REPLY
ㄲㄲㄲㄲ 어린이 은행!!!!!!!
저는 지하철 탔는데 옆자리 아가씨가 한 손엔 지갑, 한 손엔 찌라시 들고 있다가
내릴 때 슬쩍 찌라시 버리고 내릴라고 했다가
지갑을 -_- 자기 앉았던 자리에 내려놓고 가버린;;;;;
웃긴 게, 제 건너편에 앉은 남자가 그 지갑 주우러 달려오는데
제가 주웠더라는.. ㅎㅎㅎ
도대체 | 2008/11/27 17:01 | PERMALINK | EDIT/DEL
으허허허. 아가씨도 남자도 당황 그 자체였겠어요.ㅋㅋ
제가 주운 것중에 가장 허탈하고도 심란했던 건 어떤 봉투였어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봉투를 열어보니 그 안엔 낯선 이의 증명사진 여러 장이..........(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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