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전 포스팅에 댓글들을 달아주셨는데
마감인 작업 때문에 넋나가 있다가, 늦게 답글을 씁니다.
공개적인 답글은 블로그 주인의 특권임돠? ㅋㅋ -_-;
실은 조금 더 많은 분들이 보셨음 하는 생각에서 따로 쓰는 거예요.
저는 토, 일, 월요일 3일 연달아 생중계로 시위현장을 보았어요.
오마이뉴스, 진중권 교수가 현장에서 진행한 진보신당 중계,
일반 네티즌이 노트북을 들고 나가 개인적으로 중계한 것, 도로교통상황 CCTV까지 골고루 보았습니다.
제가 본 것과, 시위에 참여한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시민들이 폭력적인 행동을 하기 시작해서 강경진압이 시작된 게 아니었어요.
ㅇ님 말씀대로 청와대로 가자고 나선 사람들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거기 합류했지만
이 사람들 그냥 필부필부들이라 그냥 구호 외치면서 거리를 차지하고 있었을 뿐이에요.
그런데 살수차 도착하고 강경진압이 시작됐습니다.
언론에서 37명 연행, 32명 연행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은
현장에서 폭력시위를 주도하던 인간들이 그 정도 잡혔구나 생각하기 쉽지만
연행되는 광경을 보니 말 그대로 랜덤이더군요.
전경과 대치중인 사람들 중에서 한 명씩 골라 잡아당기고, 시민들과 서로 당기다가 끝내 끌고가고.
인도에 서 있다가 연행됐다는 분들도 봤습니다.
연행된 이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보여주는 기사가 있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32&aid=0001958159
거기에 이런 식의 대응은 정말 아니지 않나요?
http://flvs.daum.net/flvPlayer.swf?vid=UY7lVuIKpbY$
간밤엔 여중생도 연행했더군요. 제정신이 아니라고 봐요.
ㅎ님 말씀처럼 거기 모인 사람들 중엔 어디 소속, 어디 조직원들도 끼어 있었을 겁니다.
그 사람들이 거리 점거를 시작했을 수도 있구요.
그런데 중요한 건, 일반 시민들이 동참했다는 거라 생각합니다.
ㅇ님 말씀대로 평소 서울시에서만도 여러 이유로 크고 작은 시위가 많이 열리고 있는데
그 많은 시위마다 시민들이 함께하진 않잖아요?
지나가다 뜻을 함께하는 시위 현장을 목격했다고 바로 뛰어들어 함께 행진하는 경우가 흔했나요?
그런데 이번엔 현장은 물론 집에 있던 사람들까지 뛰쳐나갔거든요.
정부와 언론에서 자꾸 '조직, 배후, 선동' 이런 단어를 쓰는 건
어르신들 그런 단어에 민감한 걸 이용해서 매카시즘을 자극하려는 것 같아 괘씸하기도 하고
아니 누가 시킨다고 생각없이 네, 네, 하며 다 하는 사람들인 줄 아나 싶어 어이없기도 합니다.
애써서 이해하려 노력하자니 사고 자체가 달라서 그런 건가란 생각도 겨우 듭니다.
그 사람들은 배후와 명령 없이 자발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게 납득이 안 되는 거예요.
여하간 저는 일이 커진 첫날(토 밤~일 새벽) 생중계를 보라는 지인의 권유를 받고 보기 시작했다가
밤새 잠 못 자고 안절부절 못했습니다.
이번 촛불집회에 나가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고 있는데,
그 사람들이 그렇게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분하고 속상하고 미안하고 복잡한 심경으로 울었습니다.
집에서 생중계 보다가 뛰쳐나간 분들 꽤 있다고 들었습니다. 다음 날도, 다음 날도요.
집에 있다가도 그런 판인데, 현장에서 조용히 문화제만 마치고 귀가하려던 시민중에서도
상황이 안좋아지니까 불안한 마음에 끝까지 함께 했던 분들이 분명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이전 집회에선 지하철 끊기기 전에 자리를 떴지만 앞으론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덧붙이자면
1)
경찰측과 조중동에선 파이프와 화염병이 동원되는 80년대 풍경으로 돌아갈까 봐 염려한다는데,
지금까지 국민은 인터넷과 평화집회란 2000년대 방식으로 소통을 시도해왔습니다.
그런데 저쪽이 그 방식을 통 이해하지 못하고, 들으려고 하지도 않은 거예요.
그들은 아직 80년대 사고방식과 수준으로 국민을 대하고 있거든요.
이러면 시위라곤 꿈도 안 꾸고 살았을 10대, 20대가 더듬더듬 80년대 방식을 학습하게 될 지도요.
아 그렇다고 제가 파이프, 화염병, 그런 거 사용하는 거 찬성하는 거 아닙니다. 절대 반대해요.
다만 지금 21세기 국민과 80년대 정부가 마주보고 있는 바람에 여기까지 왔다는 겁니다.
국민과 소통하는 방식을 깨닫지 못하면 앞으로 다른 정책마다 이런 시위가 되풀이되기 쉬울 걸요.
2)
언론에서 제대로 보도해줄 거란 믿음만 있었어도 사람들이 그렇게 화나진 않았을 거란 생각도 들었어요.
제가 그 새벽에 나가려고 마음 먹었던 것도
저기서 저 사람들 다치고 큰일 나도 언론이 외면하면 끝인데,
그러면 사람들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잘 모를텐데, 하는 마음에 카메라라도 들고 나가고 싶었거든요.
결론은 정부는 위협하고 언론은 가망 없는 상태에서
서로를 지켜주기 위해 뛰어나갔다는 거.
3)
시위 현장 생중계가 앞으로도 계속될 지 모르겠지만,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 시청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시위가 진행중일 때 http://www.afreeca.com/ 로 가셔서 '시위' 정도 키워드를 입력해 검색하면
진보신당이 중계하는 방송을 비롯해서 개인이 중계하는 방송들 목록이 주루룩 뜰 거예요.
그 중에서 접속 잘 되는 걸로 보세요.
종종 접속이 원활하지 않아 방송이 끊길 때가 있는데, http://www.radio21.tv/ 여기에선 라디오 중계를 해줍니다.
4)
아 놔 이게 뭐냐구용.
2008/05/28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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