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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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커다란 모자를 쓰고 다녔습니다.
높이가 머리의 두 배는 되는, 괴상한 모자였답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우스꽝스러워, 우연히 그를 본 사람은 누구라도
그날이 채 지나기 전에 다른 사람을 붙잡고
모자에 대한 수다를 떨지 않곤 못 배기는 것이었죠.

그러나 그는 그 모자를 사시사철 쓰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아주 중요한 보물이라도 있는 듯
누군가 모자를 벗어달라고 하면
정색을 하고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모자를 벗는 장소는 오직 자신의 집 뿐이었는데,
주로 하루가 끝나가는 늦은 밤시간이었습니다.

음악을 틀어놓고, 편안한 의자에 앉아
좋아하는 차를 마시며 모자를 벗으면,
낮 동안 감추고 다닌 믹서가 드러나는 것이었죠.
그러면 그는 믹서의 버튼을 눌렀습니다.
믹서가 우웅- 소리를 내며
종일 쌓인 생각을 잘게 갈아 섞기 시작하면,
그는 비로소 평화로운 표정으로 중얼거리곤 했던 것입니다.

"생각이 너무 딱딱 정리되어 기록되면,
머리가 아픈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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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10)
 
2007/11/15 19:55 2007/11/15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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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어지 2007/11/16 02:1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약간 다른 얘긴데, 유럽 쪽 애들이 가끔씩 특별한 행사 같은 때에
    쓰는 커다란 모자가 있는데요. 어디서 유래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그런 모자가 참 갖고 싶더라구요. 뭔가 즐거운 일에 어울리는
    차림새랄까요.

    • 도대체 2007/11/16 23:26  address  modify / delete

      아항 제가 떠올리고 있는 그 모자가 맞을까요. 맞다면
      영진공에서 그 모자가 가장 어울릴 사람은 누구일까요? 저는 껄님에 한 표 던집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