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엔 친구넘과 연극 "택시드리벌"을 보고 왔다.

권해효와 유인촌..그리고 이름은 모르지만 주유소습격사건에서 짱깨 배달원을 하던 총각.. 기타 정말 예쁜 여자, 저승사자처럼 생긴 남자, 얼굴이 남들 두 배 만한 남자, 다리가 굵었던 여자, 뭐 이런 배우들이 두 시간 동안 정신 못 차리고 웃게 하더군.

영화보다 연극을 좋아하는 나, 함께 숨을 쉬며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배우에게 직접 찬사를 던질 수 있는 게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만의 연극이던지.. 흑, 가슴이 뭉클~했다.. ^^

며칠 전에 봐 놓고..그렇게 좋았는데도..이제서야 글을 냄기는 이유는..

딴짓 하느라... -_-;


그래, 나 요즘 딴짓 하고 있다.. 내 역마살은 신체에만 머물지 않고 정신에도 해당된다. 온종일 분명 바쁘다. 이 거 해야지 싶다가도 아, 저 게 있었지! 하다보면 엄마야 그 걸 잊었어! 하며 허거걱댄다. 바빠서 노는 것이 잠도 잘 못 자는데.. 결과는? 글쎄 그 게 문젠데..-_-;

할일은 많은데 끝이 안 보인다고 해야하나.. 끝은 분명 있는데 내 성질이 급한 걸까.. 눈에 보이지 않는 나의 하루하루마다의 결과물. 무언가를 버스럭대며 한다기에 남들은 열나 궁금해하는데 지금 보여주면 실망시킬 것 같고 앞으로도 버스럭거릴 염치도 없을 것 같고, 뭐 그런 거 있잖냐.. 쩝..


누군가는 이런 내 심정을 헤아려(아마도 안심하라고) "이십대엔 결과를 얻으려고 하면 안 된다. 이십대는 투자하는 시간이다" 라는, 마음 한 구석을 움찔,하게 만드는 대사를 던지던데..

그래서 생각해 봤다. 나는 과연 투자하고 있는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련, 아니 잡다한 행동들.. 내 앞날을 위해 투자하는 것인가. 음 글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별로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단순한 투자라고 생각하기엔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와신상담, 쓸개를 핥으며 노력하는 사람도 있는데 재미 운운하기엔 내 생활 내지 꿈같은 게 너무 가볍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별 수 없는 거고..

어떤 결과를 향해 가고 있는 길이라 해도 중간중간의 변화는 있는 거 아냐.. 투자하는 시간이 아니라 나날이 업그레이드 되는 시간이지 뭐.. 물론 내 경우엔 지지리도 조금씩..언젠가 1.0 판에서 갑자기 5.0 이 되진 않을까 상상하는 꼴이지만.. 어쨌든간에,

나는 매일 업그레이드 된다.

이렇게 생각할란다.. 그래야 재밌지.. 얼만큼 되나 매일 헤아리다 보면 보이지도 않는 끝을 기다리느라 지루해하지 않아도 되고..




2000/06/10 06:45 2000/06/10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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