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29 23:42
1.
냉방도 별로 안 하고 사는데 냉방병에 걸렸다. 태수도 안 걸리는 여름 감기에!
지하철에서 코를 풀다가 언젠가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때 집에서 홍대 앞까지 지하철을 타고 가고 있었는데
눈물이 멈추질 않아서 중간에 내렸다. 플랫폼에서 코를 풀면서 펑펑 울곤
진정된 것 같아 다시 지하철을 탔는데 눈물이 또 나와서 다시 내리고.
또 플랫폼 의자에 앉아 펑펑 울다가 다음 지하철을 탔지만
또 눈물이 나와서, 가야할 데를 안 갈 수는 없고, 남은 코스를 울면서 달렸다.
오늘은 순전히 감기 때문에 코를 풀면서 그때를 생각했다.
그런 때가 있었다.
2.
삽화 그린 책이 조만간 두 권 나옵니다. 둘 다 어린이책이에요.
한 권은 작업을 작년에 했는데; 출간이 늦어졌네요. (고료는 이미 다 썼다능! -_-;;)
큰 삽화들은 다른 분이 그리셨고, 저는 일부 에피소드를 그린 책이에요.
다른 한 권은 어린이 월간지 <첫>에 연재되었던 동화입니다. 한봉지라는 분이 글을 썼구요.
지난 일 년 간 그 연재동화에 삽화를 그려 왔는데 그걸 모아서 책으로 내게 됐어요.
일 년 동안 그리면서 그림체도 조금씩 변했고, 남들은 잘 몰라도 나는 아는 미묘하게 다른 부분들이 있어서
마음 같아선 대부분을 다시 그리고 싶지만; 시간이 되질 않아서 약간의 수정을 거쳐 그대로 싣게 됐어요.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그래도 기대가 더 커요. 언능 결과물을 보고 싶어요.
오늘 밤 표지 작업을 마치면 모든 작업이 끝납니다. 밤 새워 열심히 그릴 거예요.
이 책은 7월 중에 나온다니, 발간되면 소개할게요.
그리고 이제부턴 제 책을 쓸 거예요. 계속 벼르기만 해온 이야기책을.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기억을 먹는 아이>는 꼭 완성할 겁니다. 제가 만들어낸 인물들을 잘 대접(?)하고 싶어요. 작은 책속에서 살게 해 주고 싶어요.
공개적인 약속. 다짐.
2009/06/29 04:24
1.
밤참은 간단히 먹는 것이 좋겠지만
냉장고엔 떡도 있고, 오뎅도 있었다.
그런데도 떡볶이를 해먹지 않는 건 옳지 않다. 죽어서 떡을 볼 면목도 없을 거야.
만들어서, 잘 먹었다.
2.
몇 시간째 포토샵 지우개질만 하고 있었다.
어깨랑 손가락 아픈 걸 빼면, 이런 단순한 일 계속하는 거 싫지 않다.
전공 과목 중에 타피스트리란 게 있다. 쉽게 말해 사람 손으로 실을 한 줄 한 줄 엮어 천을 짜는 건데
난 그걸 잘하진 못해도 좋아하긴 했다. 맨 밑에서부터 한 줄씩 실을 얹는다. 정해진 위치에 필요한 색깔의 실을 바꿔가며 엮는다. 가만히 앉아 몇 시간을 꼬박 투자해야 일 이 센티 올라가는 더딘 작업이지만 그걸 하고 있는 게 좋았다. 공상도 실컷 했다가 온전히 눈앞의 작업에만 정신을 두기도 했다가 하면서.
3.
이십대 때 가장 컸던 화두가 '기억'이었다면
삼십대 들어서 대표 화두는 단연 '인정'이다.
이런저런 것들. 인정하고 나면 모두 잃게 되는 건 아닐까 겁이 났었지만
포기하게 되거나 잃는 것이 있는 대신
그 자리에서 새롭게 시작되는 것들이 있더라고.
2009/06/27 23:16
자다가 눈을 떠서 옆에 있는 태수를 무심코 보다가 화들짝.
배 부분에 커다랗고 빨간 무언가......가 보였다.
순간 '올 것이 왔구나' 싶어 벌떡 일어났다.
태수 배꼽은 참외 배꼽이다. 툭 튀어나와 있다.
시츄처럼 주둥이가 짧은 개들에게 이런 배꼽이 많이 보이는데
어미가 탯줄을 끊을 때 주둥이가 짧아 마무리를 잘 못하기 때문이란다.
여하간 태수가 어릴적에 동물병원에서 수술을 권했었다.
운이 나쁘면 덜 여문 그곳으로 장이 쏟아지는... 그러니까 탈장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이리저리 알아보니 그건 아주 희박한 일이고
참외배꼽인 많은 개들이 정상적으로 잘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곤, 수술을 하지 않았다.
이런 사연이 있는 까닭에, 태수 배의 그것을 본 순간
올 것이 왔다는 생각부터... 오만 생각이 빠르게 머리를 스쳐 지나가 허겁지겁 살펴 보았던 것인데......
탈장이 아니잖아. 이건 배꼽이 아니잖아.
고추잖아......
하지만 더 이상하잖아.
평소에 발기하는 걸 종종 보긴 했지만, 고추 안에서 빨간 뭐가 길게 나오는 수준이었는데
이건 뭐 방울 토마토처럼 둥글게 부풀어 있었다.
게다가 예전엔 나왔다가도 금방 들어가곤 했는데
이건 뭐 들어갈 생각을 안 하네. ㅜㅜ
발기를 너무 해서 쏟아져 나온 건가? 이게 대체 뭐지??
만져 봐도; 낑낑거리진 않으니 아프진 않은 모양인데
너무 이상하네 싶어 거실로 데리고 나가 동생을 보여 주었더니
동생도 깜짝 놀란다. 이런 거 처음 봤다고.
태수는 쏟아져 나온;; 고추 때문에 제대로 앉지도 못하고 있었다.
동물병원에 전화했는데 의사 선생님이 진료중이라 잠시 후 다시 전화해 달라네.
그냥 직접 병원에 튀어가야겠다 싶어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거실에서 동생이 외친다.
"누나! 개가 똥 누는데 거기가 더 커지고 있어!"
으악... 얘는 하필 이럴 때 힘을 주는 거야. ㅜㅜ
마구 뛰쳐나와서 태수를 번쩍 안아 들었는데
그새 들어가 있네.
뭐야...
그냥 발기였어?
원래 그렇게 큰 거였어?;;
너... 컸구나.
몰라 봐서 미안하다.
+
저녁에 산책 나간 김에 병원에 들렀는데, 그땐 또 의사 선생님이 자릴 비운 상태라;; 그냥 돌아왔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나처럼 놀랐던 주인들이 있던 모양인데, 원래 이런 건가 보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내일 다시 병원에 물어 보려고.
찾아 본 몇 개의 질문 중에서, 태수 상태와 가장 흡사했던 것.
http://kin.naver.com/detail/detail.php? ··· a%405ylw


